칠면조를 부탁해! - 크리스마스 파티 맹앤앵 그림책 5
나탈리 다르정 지음, 박정연 옮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맹앤앵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좀 엉뚱하게도 신혼무렵이 떠올랐다. 서로가 잘 맞을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믿었건만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한다는 것은 또한 별개의 문제였다. 고개를 가로 젓고, 입술을 퉁퉁 내밀어도, 누가 먼저 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려도 절대 해결 안 되는 문제들이 매일매일 쌓여갔다. 그리고 차츰 알게 됐다. 그건 바로 내 방식을 고집하면 안 된다는 것! 

  크리스마스 파티에 먹을려고 잡아 온 칠면조가  어라! 점령군처럼 행동한다. 집주인 여우를 시켜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며,무서운 늑대, 족제비는 집 안에 들어 오기 전 발을 닦도록 한다. 그리고나서는 더 놀랍다. 넷이 힘을 합쳐 같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식사준비를 해서 같이 먹고 카드 놀이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며,크리스마스트리장식을 같이 준비한다. 간간히 자잘한 불평들은 이어지지만  그들은 차츰 깨닫는다. 가족 , 혹은 친구가 된다는 거... 그것은 어느 목적을 달성해내기 위한 조합이 아니라 그 과정에 다 녹아들어 함께 하는 모든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또래와 어울려 친구가 되고 그래서 한 뼘씩 커 가면서, 이들도  그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다. 칠면조,여우, 늑대, 그리고 족제비와 같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합으로 얼마나 멋진 친구가 되어 성장해 나갈 것인지. 나와 다르다고 고개를 가로 젓거나, 입술을 쑥 내밀고, 손을 이만치 들어 올려도 절대 해결 안되는 진정한 친구되기. 그 즐거움!!! 

 그나저나 칠면조의 엉뚱한 카리스마가 부럽다, 우리 아이도 좀 이러했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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