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의도는 미술사나 미술비평이 아니라 감상의 공유를 실험하는 책을 만드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역사나 이론이 아닌 미술을 보는 실질적인 경험을 이해해보고자 했다. 이는 특정 경우에 미술이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그것은 우리가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항상 그렇듯 그런 경험의 결과는 아픈 허리, 미술관이 문을 닫는 시간, 일시적인 기분과 같은 임의적인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거기에는 대개 미술에 대한 글에서 걸러지거나 상투적인 문구로 압축되는 감정인 사랑이 배어 있다. 9

우타상의 세부, 성 베드로와 성 바울 나움부르크 대성당 - 필립 드 몬테벨로를 미술계로 인도해 준 계기가 된 앙드레 말로, <침묵의 소리> 도판 11
데이비드 호크니는 사물이 살아남는 대략적인 두 가지 이유를 발견했다. 사물이단단한 무질로 만들어져서 시간의 영향을 견디거나, 누군가가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26
이곳 바르젤로 미술관이 이 상아조가들을 다소 산만하게 전시한 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 마치 진열장 안에서 그것들을 '발견'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미술관은 때로 너무나 정돈되어 있습니다. 오브제는 완벽하게 정렬되어 있고 정확히 맞춰진 핀포인트 조명 아래서 "나를 경의에 찬 눈길로 좀 봐줘" 하고 고함을 칩니다. 41
당시에는 분명했을 이 메시지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조각상의 위치가 바뀌어서가 아니라 그 정치 선전적인 메시지가 이제는 불필요한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작품의 이와 같은 상이한 맥락과 의미를 라벨과 웹사이트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본래 전달하고자 의도한 강한 메시지는 더 이상 경험할 수 없습니다. 이 작품들은 그 형식적, 시각적 특징을 동해 우리에게 말을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시각적, 형식적 특징이 가장 중요합니다. 생각해보면 역사적 중요성보다는 이러한 특징 째문에 작품이 보존되고 감탄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42
유럽에서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왕조의 많은 오브제들이나 식민지 건설과 전쟁의 전리품들 중에서 작품을 선정한다는 느김을 받습니다. 그 토대 위에서 큐레이터들의 구상이 이루어집니다. 그에 비해 미국은 기초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톨레도에 있든 미니애폴리스에 있든 미국 미술관들은 그 규모와는 상관없이 백과사전적인 경향을 띱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무로부터, 약간의 중국 미술 작품이나 중세 시대 작품들을 구입하기 때문입니다. 57
우리 각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정적인 것들에 끌립니다. 하지만 미술관이 사물을 보존하고 보여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우리는 특정한 사물을 좋아하지 않거나 무관심한 채로 남겨둘 권리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있습니다. 59
... 이런 이유로 내게 늘 매력적인 이 작품은 그러나 결코 번쩍하는 번개 같은 인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앞에서는 평온함과 평정, 우아함, 균형감을 느낍니다. 나는 <시인의 영감>을 볼 때 지적인 측면과 감정적인 측면의 결합을 의식합니다. 정말로 경이롭습니다.
이 그림 앞에 서면 나는 인간과 인간성을 초월하는 半영적인 영역에 들어간 듯한 느낌에 빠져듭니다. 뮤즈가 다리를 꼬고 있는 방식, 그녀의 멋진 옷 주름, 아폴로의 팔을 보세요. 의미로 가득 차 있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습니다. 영감을 받은 듯 날개 달린 푸토가 내미는 월계관을 바라보는 시인. 여기에는 허식이나 명시적인 드라마가 없습니다. 무척이나 숭고한, 잔잔하고 평온하지만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는 그것을 들여다볼수록 차츰 깊어집니다. 특히 그 풍부한 의미, 이성적인 측면과 형식적인 측면의 완벽한 결합 덕분에 정서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도덕적인 권위를 고려할 때면 더욱 그렇습니다. 103

니콜라 푸생 <시인의 영감>
라 투르의 작품은 또한 고요함에 대한 그림이기도 합니다. 불꽃을 보세요. 공기의 흐름, 즉 어떠한 움직임이나 소음도 없습니다.
우리는 작가의 의지와 그의 스타일,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림을 판단해야 합니다. 또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105

조르주 드 라 투르,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호크니는 우리가 카메라와 같은 기계적인 차원이 아닌 심리적인 차원에서 본다고 지적할 것이다. 지각은 우리의 느낌과 관심의 영향을 받는다. 필립은 더 나아가 걸작에 대한 반응이 척추 및 다른 근육의 상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대향 미술관은 단순히 피곤하게 만드는 곳이 아니다. 미술관은 특정한 방식으로 지치게 한다. 예를 들면, '미술관 발'이라고 의학적으로 분류될 수 있고, 분류되어야 하는 특정한 통증이 있다.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