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는 글의 세계를 더 신뢰하는 김영하작가의 대담, 인터뷰 기록집이군요. 1편 ‘보다‘에 이어 읽었는데 말로 내뱉어진 소리를 글로 보완한 책인데 역시 저자 특유의 솔직하고 쉬운 언어로 그렇지만 얄팍하지 않은 내공의 산물인거 같아요. 원래 고수는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잖아요, 김 작가가 딱 그런 사람인 거 같아요.즐독 했습니다.
16세기 프랑스 한 마을에서 실제 발생한 사건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책인데요. 놀랍네요, 영화에서만 나올법한 이야기가 실화였다니요, 더구나 법정에서의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과정 자체가 영화속 장면 같이 느껴졌어요. 진실과 정황을 고려할 때 법적인 판결은 정당하다고 생각해요. 그런저런 상황이 인정된다해도 진실은 가려질 수 없겠지요. 법은 준엄하고 냉정할 수 없습니다
총 3편의 소설을 한 책으로 구성했습니다.비밀노트, 타인의증거, 50년간의 고독 3편이죠.저자가 남성작가인 줄 알았어요, 웬지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헝가리 출신의 여성이군요.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아마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상황,그리고 사회주의 시절의 삶 속에서 쌍둥이 형제 그리고 그들과 엮인 여러 주변 인물들과의 끈적끈적한 이야기, 문체는 대단히 단순하고 쉽게 쓰여져 있고 감정이 철저히 배제된 듯한 문장속에서 애절함, 잔혹함, 안타까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섞이게 됩니다.읽다보면 작가한테 속은거 같기도 하고 이게 뭐지 하는 의문이 나기도 하네요.저자의 단순하고 쉬운 글에서 숨겨진 의도가 있을듯 한데 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구요, 그래서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는 승률을 계산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사랑받는지도 모른다. 계산의 ‘계(計) 자도, 효율성의 ‘효(效) 자도 싫어한다. 미치게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셈법‘을 동원하기는 싫다. 나는 이런 내 용감함과 무식함을 사랑한다. (…) 나는언제든 패배할 준비가 돼 있지만, 싸움을 두려워하는 비굴한관찰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패배보다 더 무서운 건 싸움 자 체를 두려워하는 것이니까. 실패보다 더 두려운 건 내가 꿈 꾸는 더 나은 나, 내가 살아가고 싶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포기하는 것이니까.
문학계에서 여러 업을 갖는 사람들의 인터뷰 이야기입니다. 호기심을 갖고 재미있게 읽었네요. 작가,시인,편집자,문학기자,서평가,평론가 등 문학계에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일상과 문학에 발을 들여놓게된 계기, 경제적 이슈 등에 대해 활자를 통해 접했지만 바로 앞에서 대화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문학은 배고픈 생활일 수 있으나 모두 잘나가는 분들의 인터뷰라 성공적으로 헤쳐나간 거 같더군요. 여러 인터뷰이 가운데 정여울작가와 매경에서 문학기자생활을 하는 분이 기억에 남네요. 문학계 역시 일반 직장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점, 스트레스 강도가 적지 않지만 재능과 그걸 바탕으로 최대의 노력과 열정이 요구되는 분야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용기를 갖고 잘 준비해야겠다는 맘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