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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직업 - 독자,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삶 ㅣ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이은혜 지음 / 마음산책 / 2020년 9월
평점 :
제목이 참 매력적이라 한 치의 망설임없이 충동구매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편집자로서 책과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소한 산문집이에요. 독특한 건, 이야기는 흥미로운 반면에 문체는 건조체 그 자체입니다. 편집인으로서의 직업적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자,편집자,독자와의 트라이앵글 관계를 편집인의 시각으로 얘기해 나가는데 공감가는 부분이 여럿 있네요.
읽는 책보다 사는 책이 월등히 많아져 아내에게 핀잔을 듣는 요즘인데요,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해답은 아쉽게도 없네요.
그러면 집에 쌓아놓은 책들 중 과연 얼마나 읽었을까. 나는 반의반의 반도 못 읽었다. 하지만 나 자신을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이슈와 주제가 생겨 기획하거나 참조를 해야 할 때, 내 방에 해당 주제에 관한(어떤 주제든 간에) 책이 한 권도 없었던 적은 없기 때문이다. 과거 무심결에 구입한 책들을 뒤늦게 읽을 때 스스로에게 놀란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 어떻게 이런 책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사두었을까.‘ - P224
여하튼 집에 사둔 책을 조금밖에 못 읽었지만, 그래도 책 읽는 것이 일이다 보니 아마도 나는 다독가의 부류에 들 것같다. 회사에서 8~9시간 원고를 읽은 편집자들은 집에 돌아가 또 책을 볼까? 나는 아침저녁으로 읽고 주말에는 하루 종일 읽기도 한다. 영화, 드라마도 봐야 하고 게임도 해야겠지만, 책은 그것들과 경쟁 상대라기보다는 전혀 다른 뇌 부위를 쓰고 전혀 다른 삶의 결을 만들어가는 분야로서 누구든 얼마간의 시간과 비용을 독서에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삶이 나아질까. 여기에는 "꽤 그럴 것이다" 라고 답하고 싶다. 삶에 있어서 농도‘나 ‘밀도‘는 중요한데, 내 경우 그 밀도를 책을 읽거나 쓴 사람들과의 만남, 혹은 책을 둘러싼 수많은 내용을 통해 채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잘 모르겠다. 이렇게 책 한 가지만 이야기하며 마치 책 바깥의 삶은 없다는 듯이 말하는 것을 싫어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 안에 완전히 들어오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세계가 있다. 책이 바로 그런세계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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