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궁금증과 더불어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맘이 생겼던 책.술술 막힘없이 주루루 읽어 나갔네요.서영동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 주변에 사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우리 삶의 모습을 여러 단편 연작소설로 엮어 내었는데 잘 표현한 거 같습니다.
책을 손에 든지 수 개월 만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네요.연로하신 부모님이 있는 분 뿐 만 아니라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죽음은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늙음과 죽음을 치료해야 할 질병처럼 인식하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죽음을 덜 준비하게 되었다˝의사인 저자는 병원에서 결코 알려주지 않는 현실을 솔직히 얘기해 주며, 여러 조언을 해주고 있어요. 책을 읽으며 죽음을 배우는 시간을 외면해버리고 싶은 맘이 듵기도 했지만 이젠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널리 읽혀지길 바랍니다.
옌렌커라는 작가는 ‘침묵과 한숨‘을 통해 알게 되었고, 어찌어찌하여 이 작가의 책은 거의 다 구입만 해서 책장에 고이 쌓아둔 상태였어요. 그 중 ‘그해 여름 끝‘이 옌렌커 작품 중 첫번째로 읽은 책이구요, ‘침묵과 한숨‘은 첫번째로 구입한 책이에요.이 책은 중국에서 한동안 금서로 지정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만한 영향력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공산국가 특유의 폐쇄성 때문인지 아니면 군대에 대한 소재를 선전선동이 아닌 다른 측면-불가역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 내면의 변화, 우정, 사랑 등-을 다루어서 유난스레 통제를 한 모양입니다. 옌렌커는 책 서두에서 ˝내 모든 문학의 변고와 운명은 전부 「그해 여름 끝」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계속 그때의 일들을 얘기하고 써내고 싶은 것이다. 「그해 여름 끝」은 나로 하여금 너무 많은 것을 잃게 했고, 너무 많은 것을 얻게 했고, 내 문학 인생의 한 차례 ‘성년식‘이었다 ˝ 라고 하면서 많은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술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연히 맞닦뜨린 비극적 상황에서 군대 동기간의 우정과 신뢰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잘 그려냈어요. 그리고, 이 책 뒤편에는 단편 두 개가 실려 있는데 그리 감동적이진 않아요.책장에 쌓여 있는 그의 벽돌책들도 찬찬히 읽어가려 합니다.
은퇴했지만, 여전히 굴삭기 기사의 일을 하는 허남훈씨, 녹녹치 많은 힘든 일 속에서도 그는 클래식음악을 즐기고 스페인어와 플라멩코를 배우는데.....은퇴 후 심심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 젊은 시절 버킷리스트를 적어놓은 ‘청년일지‘를 펼치게 되고 한가지씩 이뤄가며 줄을 긋습니다. 마지막에는 행복한 8번째 리스트가 추가되는군요.오랫만에,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난 후 편안한 맘과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네요.가독성, 내용 모두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