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2 오늘의 일본문학 4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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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로 뒤늦게 알게된 오쿠다히데오.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
한참 전에 국내 영화 개봉작인 ‘남쪽으로 튀어‘를 아이들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었는데 그 영화의 원작을 읽어보니 영화에서 본 몇 가지 안남은 감상보다 훨씬 풍성한 이미지와 유머 그리고 사회정치적인 풍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일본판이라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합니다.
오쿠다히데오는 단순하고 유머러스한 글 속에서 진중하고 현실적 정치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는데 너무나도 쉽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가서 이에 매료가 되어가는 나를 볼 수 있어요. 내공과 철학이 무겁게 자리잡은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와 엄마는 인간으로서 잘못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 어머니가 배에서 부두로 내려와누나 앞에 앉아 말했다.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다, 속이지 않는다. 질투하지 않는다, 위세부리지 않는다, 악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지키며 살아왔어. 단 한 가지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세상과 맞지 않았던 것뿐이잖니?"
"그게 가장 큰 문제 아냐?"
"아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주 작고 작아. 이 사회는 새로운역사도 만들지 않고 사람을 구원해주지도 않아. 정의도 아니고 기준도 아니야. 사회란 건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해줄 뿐이야."
- P287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 P288

사회주의와 반미, 반체제의 기치를 내걸고 드라마틱한 활동을펼쳤던 운동권 선배들의 시대는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치열하고도 순정한 열정이 넘쳤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모두 어디서 무엇을하고 있는가. 그들의 이상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 오쿠다 히데오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근본적인 의문이다. 우리의 정치사상적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질문일 것이다.
- P314

요즘은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잊혀져 버렸지요. 하지만 내가 막 사회에 나왔을 무렵만 해도 한 세대 위의 사람들은 모두 학생운동의 냄새를 짙게 풍겼어요. 당시는 그들을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보니 ‘그건 오류였다‘
라는 점이 잔뜩 나오더군요. 만일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그대로 순수하게 살아갔다면 우에하라 이치로 같은 인물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5년 6월 야후 저팬, 문예인터뷰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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