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구매한 지는 꽤 된 거 같아요. 요즘도 여전히 저의 독서 취향은 3대 영역에 머물고 있는데 거기서 조금씩이라도 글쓰기나 그와 연관된 책을 읽으려고 해요. 읽기와 더불어 쓰기가 있어야 균형감각이 잡힐 거 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에요.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고, 노르웨이의 숲은 오래 전에 읽었으나 내 나름의 평은 그리 좋지 않았다는 기억이 날 뿐 이 사람이 그렇게 유명하고 대단한 작가인지는 잘 몰랐어요. 이 책은 소설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면서 틈틈히 써온 글을 에세이로 펴 낸 것입니다. 문장이 참 쉽고 생각이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구요, 이전에 읽었던 김영하 작가의 산문(보다, 말하다, 읽다) 문체와 상당히 닮았다는 생각 그리고, 소설을 쓰는 방식이라든가 캐릭터를 만들어 생동감을 실어주는 과정의 설명이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에서 언급한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더군요. 놀랐어요. 김영하 작가의 산문(보다, 말하다. 읽다)의 쉬운 문장과 서술, 계속 이어지는 생각의 흐름이 어쩌면 그렇게도 비슷하게 느껴졌는지...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는 제가 보기에 참 솔직하고 건전한 사고의 소유자로서 느낌이 들더군요. 문장 속에 '-' 또는 괄호를 써가며 대화체로 이야기 하는 방식이 익숙했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에서 마냥 나오는 그것과 똑같아서 그랬나 봅니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의 포스트 잇을 붙여 놓았어요. 글에서 간간히 느껴지는 겸손함이 그를 더욱 크고 돋보이게 하는 느낌입니다. 읽는 내내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