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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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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돌아갈 시골이 없다. 내가 자라면서 본 것은 온통 도시의 풍경이다. 회색빛 아스팔트, 색색으로 눈이 부시게 빛나는 네온사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곧게 뻗어있는 높다란 건물들. 상투적이지만 모두가 다 아는 그런 별 볼 것 없는 풍경. 어린시절부터 내눈에 박혀온 내가 태어난, 내가 자란 그 곳의 풍경은 그렇게 정이 없고, 현재와 별로 다를 것도 없었다.  

 누군가는 사람이란 자고로 흙을 밟고 살아야 한다고 말을 했다. 흙. 그냥 존재로서의 흙이 아니었다. 내가 나서 자란 도시를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정의한다면, 단연코 도시와 반대되는 시골은 흙이었다. 그것도 기름진 흙, 모든 것을 품어줄 수 있어 그 안에서는 무엇이든 단연코 영양결핍되는 일이 없이 쑥쑥 자랄 수 있는 그런 흙.  시골을 정의하는 흙은 살풍경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서울내기들에겐 무한 포용의 신기루다. 

 조중의 작가가 쓴 [사는 게 참 행복하다]는 거창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가 시골로 돌아가 필부필부 를 이웃으로 삼고,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을 엮어낸 책이다. 자기가 잠시 휴식을 청할 때 의지하는 의자에 살곰 왔다가는 도둑고양이, 그저 욕심이 많은 노인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가 죽은 뒤 황폐해져 가는 배나무 밭을 보면서 느끼는 뒤늦은 깨달음, 어느 날 도로에서 마주친 참혹한 로드킬의 흔적이 뒤산에서 어슬렁거리며 내려왔다 사람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서 사라지던 고라니의 그것은 아니길 바라던 간절한 바람.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무한히 편안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위잉~ 하고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아랫집 할머니네 보일러 소리를 들으면서 고단한 시골살림을 걱정하는 작가의 마음이 왠지 이해가 된다.  

  행복. 그것은 참으로 거창한 것은 아니라는 그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행복이란 진정 우리 주변에 항상 있는 것이며, 어쩔 때는 굉장히 아무렇지도 않은 하찮은 일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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