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몇 주 뒤에 결혼하는 한 아가씨가 있다. 그저 미적지근한 사이이기는 하지만 결혼이야기에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건넬 정도의 사이는 된다. 그렇게 몇 주 뒤로 다가온 결혼 이야기를 하는 이 아가씨의 말이 그랬다.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갈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 결혼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결혼하기로 한 결론이 과연 잘한 결정인지까지. 곧 면사포를 쓸 예비 신부의 머릿속은 하루에도 수천 번, 비슷하고 또 같은 주제로 들썩거렸다고 한다. 비단 이 아가씨뿐 아니라 많은 예비신부가 결혼을 결심한 순간부터 비슷한 고민에 빠진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 결혼사진을 찍고, 양가의 어른들께 인사를 다니고, 청첩장을 돌린다. 더는 물러날 수 없는 선이랄까? 이미 소문이 나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결혼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눈을 질끈 감고 결혼을 감행한다.

 

 남과 여는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한다. 그리고 곧 후회한다. 그저 말하는 일반론이 아니다.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많은 사람이 하는 경험과 그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상대가 없으면 곧 죽을 것 같이 사랑했건, 그저 그런 민숭민숭한 사랑을 했건 간에 결혼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남과 여는 이전보다 더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내 옆의 이야기만 보아도 그렇다.

 

  100명의 신부가 있다면 그 100명 전부는 아니더라도 한 95~6명 정도는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결혼은 그만큼이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이다. 바로 전날까지도 밤잠을 뒤척이며, 예식장 입장 직전까지도 고민하게 하는 큰 결정. 비단 여자의 경우만 그런 것은 아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보다는 다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남자 역시 지치기 마련이다.

 

  '결혼? 될 수 있으면, 늦게 하는 게 좋지~' 라고 말하는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가 가벼운 우스갯소리로만 넘길 수 없는 것은, 이러한 답이 비단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오는 것만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결혼 전 있었던 투닥거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작은 다툼이 연이어 일어나는 결혼생활, 매일매일 긁어대는 아내의 바가지. 남자만 그러할까? 여자도 똑같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현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댄다. 끊임없는 악순환 속에서 부부는 지치고 힘들어한다.

 

  법륜 스님이 쓴 『스님의 주례사-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는 그런 결혼생활을 하게 될 예비부부들을 위한 글이다. 실제로 법륜 스님이 결혼식장에서 예비부부들을 대상으로 설파한 좋은 말씀을 모은 책이다. 서로에게 받으려고만 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오는 갈등, 상대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여 마음대로 쥐고 흔들려고 하는 이기심이 불러오는 불행한 모습들. 사랑으로 시작했다고 믿지만, 결국은 사랑이 아닌 이기심으로 변해버린, 사랑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의 아둔함. 스님은 이 모든 것을 경계하고 자신보다는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면, 내가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그 덕분에 행복하다면 받으려 하지 말아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하신다. 설혹 상대방이 외도라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배신행위를 저지르더라도, 헤어지지 않고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자신 스스로부터 참회하여야 한다고 하신다.

 

  스님이시라 그러하신가? 모든 사람에게 부처님 정도의 자비심을 가지라고 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자비를 베풀라는 말씀이 아니다. 본인이 내린 결정이 확고하고 확실하다면, 그 결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말씀이시다. 남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집착은 버리고 상대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길임을 말씀하신다.

 

  얼핏보면 그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말씀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있는 이 스님의 주례사가 그저 그런 따분한 주례사, 고리타분한 어르신의 말씀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스님이 말씀하시는 그 방법이 인생에서도 행복해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상황만, 등장하는 인물의 관계만 조금만 바꾸어도 그 말씀이 내 인생이 행복해지기 위한 수행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하고 참회하는 것, 그 고단하고 따분해 보이는 수행의 길이 결국은 인생도, 결혼도 행복하게 하는 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