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후쿠
김숨 지음 / 민음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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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  『간단후쿠 - 김숨』


책을 받았을 때 첫인상은 표지가 너무 화사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읽기 전에도 책 소개를 통해 어떤 내용인지는 대략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예쁜 표지와 달리 내용은 그렇지 않겠구나 하고 짐작하며 책을 펼쳤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힘들었다.

정말 내가 겪은 일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더럽기도 했다.

감히 어떤 말을 얹기도,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것도 

죄스러워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읽어갔다.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마주하는건 너무 괴롭지만,

그럴수록 더욱 알아가고 온전히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 “잘못한 게 있어야 스미마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스미마센 할 수는 없지. 

난 잘못한 거 없어. 내가 군인들한테 오뉴월 개처럼 얻어터지면서도 결단코 하지 않는 말이 

뭔지 알아? 스미마센. 비굴한 계집애들이나 스미마센을 혀에 방울처럼 달고 살지.“


- 나는 간단후쿠를 모르지만 간단후쿠를 입은 것 같다. 

전쟁도 군인도 만주도 모르지만, 스즈랑은 더더욱 모르지만, 뭣도 모른 채 지금껏 살았지만, 

이 글을 읽자마자 나는 감히 그곳 여자애가 되었다. 간단후쿠를 입고 널빤지 방에 

죽은 듯 누운 여자애의 몸이 되었다. 이런 게 시가 아니라면 무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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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싶은 동네 -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
유여원.추혜인 지음 / 반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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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단순히 나이가 드신 어르신분들에 대한 내용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노후를 준비하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늙어가는 세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흔히 말하는 노인 문제가 발생될 때마다 내가 늙어서 살아가는 세상도 이런 모습일지

괜히 막막하고 두려웠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살림' 이라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알게되어

노후 준비에 대한 막막함이 많이 줄어들었다.

뭔가 믿을 구석이 하나 생긴 느낌이랄까?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면서 건강하게 같이 늙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니 신기했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이나 주변인이 늙고 병들어갈 때

어떻게 해야 잘 돌볼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지만 아플 때 치료받을 공간은 넉넉치 않은 이런 현실과,

1인 가구도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 나와 같은 청년들이 특히 더 노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여성들이 어떤 방법으로 살림을 운영하고

어떻게 노후를 대비하고 있는지 그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나는 종종 상비약처럼 이 책을 꺼내 읽으면서 용기를 얻어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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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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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늘 죽음을 무서워했다.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무서워하겠지만 나는 그 공포가 특히 더 컸던 것 같다.

무서운만큼 죽음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었고 그 미지의 세계가 궁금했다.



책을 펼치자마자 죽음의 의미를 담은 여러 단어들이 종이를 꽉 채우고 있어서 놀랐다.

'죽음' 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많은 단어로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한 생명이 죽음에 이르는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죽은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생활까지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죽음은 단어만으로 주는 슬픔이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으나

중간중간 죽음에 대한 유머와 예쁘게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서 나름 재미있게 죽음을 파헤쳤다.



책 자체가 죽음을 조금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풀어냈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린이들이 읽어보면 그래도 죽음을 조금 덜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다.

어른이 된 나에게도 늘 무겁게 자리잡고 있던 죽음을 날려보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운 책이다!

죽음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삶의 의지가 더 강해지는 이유는 뭘까?

앞으로의 내 삶을 더욱 잘 살아내고 좋은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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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상속
허진희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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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줄거리>


책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오영은 연애를 해본 적 없는 모태솔로다.

그런 조카를 사랑하는 로맨스 작가 화랑은,

오영에게 자신의 저택을 물려주는 조건으로 5명의 마음을 모두 훔치라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오영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며 저택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과연 오영은 모두의 마음을 훔치고 저택을 손에 얻을 수 있을까?

동시에 저택 안에서는 미스터리한 일도 일어나며

읽는 내내 전개가 어떻게 될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현실 사랑에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책으로만 사랑을 경험하던 오영이

다섯 명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직접 접감정을 교류하고,

그로 인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 흥미진진하다.

네가 사람 마음을 얻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 걸.

나는 오랫동안 네가 사랑을 경험하길 바랐어.

책 속의 사랑은 그저 안전하기만 하단다.

아무리 치열하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도 그건 네 마음을 절반 이상도 흔들지 못해.

네 심장을 볼품없이 쪼그라지게 하고 갈가리 찢어지게 하고 썩어 문드러지게 하다가도

또 한순간 우주만큼 부풀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네가 직접 경험하는 로맨스,

네가 직접 느끼는 연애 감정뿐이야.

본문 속에서

또한 오영의 사랑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또 다른 사랑도 그려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사랑이 잘못된 방식으로 변질되는 모습을 보며

사랑은 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흔히 사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성애 뿐만 아니라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 배우 한오름이 등장하면서

동성 간의 사랑도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다.

읽는 동안 로맨스적 요소에서 갑자기 미스터리로 확 넘어가는 듯한

갑작스러운 전개에 조금 이해가 안되기도 했지만,

이 책은 책 뒷면에도 나와있듯이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겨야

이 사랑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미스터리한 사건 속에도 결국엔 사랑이 있다.

사랑은 각기 다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온통 사랑으로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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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착각 - 상처받지 않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법
황규진 지음 / 북스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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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이 책에는 평범하지 않은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 얽매여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치유와 성장의 과정이 담겨있다.


왜 그러한 관계가 시작되었는지, 대상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관계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웠던 감정들,

이해가 되지 않았던 상황들 속에서

나르시시스트의 관점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지속적인 가스라이팅과 평가절하, 러브바밍의 반복으로 인해 자아를 잃게 되면서 

순식간에 나르시시스트의 손아귀에 잡혀서 갇힐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행동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해보고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서로의 세상을 이해하며 섞여가는 것은 괜찮지만 결코 한쪽만이 그 세계에 동조하거나

자신의 세상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상대방에 맞출 필요는 없다.

자신의 세계는 자신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상대방이 만드는 무대의

조연이나 소품이 아니라 내 세상의 주인공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건강한 관계는 두 사람이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며 

함께 보조를 맞춰 나가는 마라톤과 같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는 그의 페이스에 맞춰 숨 가쁘게

달려야 하는 단거리 경주와 같다."


이 책에는 나르시시스트가 원하는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반복적인 방법들이 자세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아직 나르시시스트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예방차원에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결국 상처받은 사람들도

이 책을 읽고나면 원래의 나의 삶을 다시 되찾을 용기가 살아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 자신과의 관계를 가장 먼저 생각하며

그 자체로 소중한 나의 존재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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