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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기회로 바꾸는 대화법 - 뱉고 나서 후회한 말 다시 주워 담는 기술
야마모토 에나코 지음, 박현아 옮김 / 영림카디널 / 2025년 9월
평점 :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대화법이 곧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마케팅 부서에서 고객관리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말 한마디의 무게를 절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순간에 건네는 말은 그 자체로 예술이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녹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며, 말의 힘을 다시금 깊이 느낀 적이 있습니다.
세상이 암흑처럼 느껴지던 때, 친구가 “걱정하지 마. 우리가 옆에 있으니 언제나 네 편이야.”라고 해준 말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 한마디가 제게는 살아가는 힘이 되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속에 소중히 남아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경험 때문일까요.
저는 늘 ‘대화법’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기회로 바꾸는 대화법』이라는 책을 접했을 때, 제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음을 느끼며 곧장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오해’는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상대가 어떤 의도로 말을 했는지 100% 알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좋은 의도도 왜곡되어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기술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안내서입니다.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뉩니다.
첫 장은 ‘한 번에 잘 대답하는 방법’을, 두 번째 장은 ‘대화의 핵심 포인트와 실수 수습법’을, 마지막 장은 ‘대화가 어려운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착각’을 다룹니다. 얼핏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상황 같지만, 실제 사례와 함께 정리되어 있어 읽다 보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적절한 표현을 구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특히 제 경험과 맞닿은 부분은 ‘욱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이기려는 대화는 결국 후회로 돌아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의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돌아보면 옳음을 증명하려는 제 고집이 분위기를 깨뜨린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우선 6초만 화를 참아보라”고 조언합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감정이 폭발하기 전 전두엽이 작용하는 시간이 약 3~5초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 있었습니다. ‘대화는 먼저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옳고 그름’으로 재단하지 않고 이해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결국 관계를 지켜주는 열쇠라는 점도 깊이 와닿았습니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알고 있거나 실천해본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대화의 뉘앙스와 태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다시금 점검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대화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회사 책상 위에 이 책을 두고 짬날 때마다 2~3챕터씩 다시 읽곤 합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때로는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되돌아보게 되니 매우 유익합니다.

『오해를 기회로 바꾸는 대화법』은 무겁지 않게 읽히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직장인뿐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서 대화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