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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머 커뮤니티 - AI 시대, 고객을 넘어 팬덤을 만드는 10가지 성공법칙
닉 메타.로빈 판 리샤우트 지음, 정서은.박예진 옮김 / 예미 / 2025년 9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커뮤니티(community)’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집단, 공동체, 친목 단체 등 여러 의미가 나온다. 이번에 읽은 커스터머 커뮤니티라는 책을 통해 나는 그것을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기업과 고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구조로 이해하게 되었다. 책의 첫 장은 “왜 지금 커뮤니티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기존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기업 성장을 이끌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나는 과거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 대목에서 크게 공감했다. 신규 고객을 개발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직접 겪었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원, 운까지 필요한지 잘 알기에,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커뮤니티 전략이 오늘날 더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장에서 다루는 ‘성공적인 커뮤니티 구축’은 기억에 남았다. 처음 읽을 때는 전문성이 강해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두 번쯤 다시 읽으니 내 경험과 연결해 볼 수 있었다. 회사 생활을 15년 이상 하다 보면 때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또 앞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고객이 모이고 머무르고 확산되는 구조를 설명하는 부분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고 싶은 욕심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운영하는 작은 블로그를 떠올려 봐도 수많은 방문객 중 꾸준히 반응하는 소수의 아이디가 있는데, 책에서 말하는 ‘열성 팬’의 존재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었다.
책을 읽으며 지인의 사례가 떠오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고급 차(茶叶)를 판매하는 친구가 있는데, 어느 날 고급 자동차 매장과 협업해 소규모 티 이벤트를 열었다고 한다. 차(車)와 차(茶)라는 전혀 다른 영역을 연결한 발상은 의외였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가격에 덜 민감한 고객을 공략하는 방식은 탁월했다. 이는 책에서 강조하는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고객을 모으고, 경험을 공유하게 하며,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게 하는 작은 시도가 커뮤니티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날 기업 환경은 AI 도입과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큰 변화를 동시에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기존 고객을 분석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확장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중요하다. 또 3장에서 설명하는 ‘반대에 대한 대처법’은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면 늘 저항이 따르는데, 이를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커스터머 커뮤니티는 단순한 마케팅 책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직장인에게 실질적인 영감과 실행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이었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여러 번 곱씹을수록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15년 넘는 회사 생활 속에서 때로는 지치고 답답했던 나에게 이 책은 ‘아직 새로운 길이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