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 -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백지운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미원조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우리는 6.25 혹은 한국전쟁이라 부르던 전쟁이
중국이 미국에 항거하고 조선을 도운전쟁으로 항미원조라 부른다.

RM이 한국전쟁에서 피 흘린 중국인의 희생을 언급하지 않아 중국네티즌들의 거센 반응을 기사로 본 적이 있다. 이 때 BTS가 받은 상이 상감령 전투를 진두진휘했던 미8군 총사령관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을 기념하여 제정된 것으로 '쇼다운 작전'을 계획하고 추진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근 10년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중국을 빼놓고는 얘기하기 힘들다.
그렇게 나라가 부유해지면서 중국인들의 애국심도 함께 높아져만 간다.
이 항미원조도 10년전즈음 모르는 젊은이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는데 이제 애국주의와 함께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을 바로보아야 한다.
그리고 알아야 한다.
내가 보는 시선에서만 편견의 안경을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다방면으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종전이 아닌 휴전으로 살고있다.
한국전쟁이었지만 내전이 아닌 국제전이었다.
그런만큼 다른 나라에서 바라보는 이 전쟁의 시각 또한 잘 알아야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역사로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전 우연히 중국유학생이 대학교에서 한복에 대한 강의를 하는 교수에게 한푸가 원조라고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 교수는 한국사람이 아니었음에도 정확한 지식과 자료를 통해 한복과 한푸의 다른 점, 한복이 한푸에서 유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차분히 설명하였고 중국유학생은 침묵으로 답했다.

역사는 과거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래엔 오늘이 또 다시 역사가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지나간 과거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F 보다 Vol. 1 얼음 SF 보다 1
곽재식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sf보다_얼음

비가 내리고 스산한 바람이 부는 날 이불뒤집어 쓰고 봤다.
봄이지만 전혀 봄 같지 않던 오늘.

마치 세상은 영화 '투모로우'의 마지막 장면 이후부터 시작되는 듯한 착각이 들게 되는 이 책의 이야기들.
나에게 SF와 스릴러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한 이 책은 무서웠고 신선했으며 불안한 감정을 진하게 남겼다.

생사귀가 등장하는 곽재식 작가의 이야기는 드라마 [도깨비]의 저승사자가 떠올라 빙그레 웃음이 났다.
빙그레 웃기엔 어울리지 않는 소재였지만.

사한이 등장한 구병모 작가의 책은 역시 구병모 작가다웠다.
구병모 작가는 내게는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는 작가다. 작가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나는 이 작가의 색깔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 느낌은 분명 책마다 다른 매력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싫지 않은. 정말이지 찾아보게 되는 그런 매력으로.

남유하 작가의 이야기는 여왕의 변신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온 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느낌.
아! 인간이란.. 탄성이 절로 자아났다. 어쩌면 이 소설속의 주인공이 나라면 내가 바로 그 '엄마'의 모습일 것만 같아서.
이 책에서 가장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였다.

박문영 작가의 책은 일본 영화 [기생수]가 떠오르기도 했으나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도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우리는 평소에 아무 관심도 없이 지내다가 월드컵 시즌만 되면 왜 갑자기 온 국민이 애국심에 들끓고 소속감에 충만해지는가?에 대해서.
나조차도 이유도 모른채 4년마다 뜨겁게 달아오른다.

p.118 애정은 불안정해요. 순식간에 광기로 넘어가요. 그러니 스스로 뭘, 왜 좋아하는지, 항상 돌아보고 고민해야 해요.

p.119 그렇게 멈춰 서다 보면 외롭지 않아요? 선이 정확하긴 하고요?

p.119 도움을 받고 피해를 주면서 얽혀 들고, 핑계를 만들고, 합리화 했죠.

이렇게 이어지는 해빈과 재언의 이야기가 깊게 파고든다. 당분간 이 문장을 계속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연여름 작가의 차가운 파수꾼은 나에겐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학적 느낌이 들었다.

p.128 세상은 뜨거워졌지만 사람들은 반대로 차가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간관계는 말로는 단정지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봐도 봐도 늘 다른 답을 내어놓게 되는 우리 삶의 인간관계와 너무도 닮아 있는 이야기였다.

아! 마지막 작품은 천선란 작가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이야기.
천선란 작가의 책은 나를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상상과 환상의 그 어딘가쯤에 떠있는 느낌을 준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게 써내려가는 글에 나는 묘한 흥분과 설렘을 맛보곤 한다.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한 가지 주제로 저마다 다른 색을 내보이는 이 작가들의 책은 올 여름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포부터나일까언제부터나일까

생명과학으로 풀어 보는 나와 우리에 대한 10가지 질문.

나는 누구일까와 우리는 누구일까로 나뉘는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우와~ 와! 정말? 그렇지~ 라고 반응하는 내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난다.
아~ 학교 다닐 때 생명과학이 이렇게 재밌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도 해보고, 중학교 1학년 딸아이에게 카이스트 가라고 꼬셔도 보고.

영화나 TV프로그램, 강의나 책을 통해 들어봤던 비슷한 이야기들도 나와있는데 책으로 읽으면 자칫 지루할법한 이야기들이 너무도 명쾌하고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나의 세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이렇게나 즐거운 일이었다니.
뭔가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끝 이란 느낌보단 이 책을 시작으로 더 넓은 지식의 세계로 확장해 나가기 좋은 시작의 책인 것 같다.
주말에 연계도서를 찾아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우없는세계

책을 덮고 한참을 울었다.
한참을 울고도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살아도 살아도 모르겠는데, 아이까지 키우려니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사춘기인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표정을 더욱 유심히 살피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서 지금이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 떨어져 지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일상생활은 길어졌고, 나 또한 워킹맘이기에 매일 아이의 얼굴을 잠깐이라도 유심히 보며 이 아이가 지금 잘 지내고 있는건지, 행복한지, 평온한지를 짐작해보는 것이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매일 사랑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또 새로운 사랑이 샘솟는다는 사실을.
그저 사랑을 듬뿍 주고 싶었다.
그저 아이를 믿어 주고 싶다.
그저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백온유 작가님의 책 속의 이 아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은 부모의 진짜 사랑. 그거 하나였는데.
그거 하나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안다. 그래서 매번 나에게도 묻곤 한다.
사랑해서 그런건지 내가 편하자고 그러는건지를.
그러다보면 내 감정이 명확히 보이기에.

가출청소년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 책을 읽으며 입에서 쓴 맛이 났다.
최저시급도 보장되지 않는 월급, 소매치기, 조건만남 등 최악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것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사는게 낫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과연 한 가정의 부모만의 탓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야하는지 우리 사회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청소년 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 사회를 이끌어가는 세대인 성인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

책 제목을 보자마자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떠올랐다. 그러나 읽어보니 그보다는 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선생님'이 떠올랐다.
마른 문어 다리, 문어고추볶음 등 문어를 즐겨먹었던 나에게 다큐는 충격적이었고 신기했고 경이로웠다.

이 책에서 문어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장면들이 있는데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문어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서 문어의 감금일지 페이지가 너무 짧은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인간의 지문이 잔뜩 찍혀있는 수족관 안에서 바라보는 불 꺼진 아쿠아리움은 어떤 느낌일까를 상상하다 문득 밤에도 계속 불 켜진채로 번쩍이는 네온사인이 생각났다. 문어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을까? 정신없는 문양으로 가득한 벽면.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혼란스러운 문양은 아닐까 싶은.

문어에 대해 알아갈수록 참 신비롭고 더 궁금증이 인다. 문어는 정말로 사람과 교감이 가능한 존재였구나를 이 책을 통해 다큐에서 느꼈던 진한 감정이 다시 떠올랐다.

전체 페이지 수가 500페이지를 넘는 이 책을 나는 300여 페이지를 읽었다.
흑백 표지에 감질나게 끊어진 이 내용을 이어 읽기위해 책을 주문한다. 컬러감 가득한 새 책이 도착하면 나는 문어의 마지막 이야기들을 어떤 심정으로 마주하게 될 지.
조금은 두렵다.
다큐에서처럼 그렇게 나에게 여운을 길게 남긴 채 죽어버릴까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