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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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없는세계

책을 덮고 한참을 울었다.
한참을 울고도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살아도 살아도 모르겠는데, 아이까지 키우려니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사춘기인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표정을 더욱 유심히 살피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서 지금이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 떨어져 지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일상생활은 길어졌고, 나 또한 워킹맘이기에 매일 아이의 얼굴을 잠깐이라도 유심히 보며 이 아이가 지금 잘 지내고 있는건지, 행복한지, 평온한지를 짐작해보는 것이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매일 사랑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또 새로운 사랑이 샘솟는다는 사실을.
그저 사랑을 듬뿍 주고 싶었다.
그저 아이를 믿어 주고 싶다.
그저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백온유 작가님의 책 속의 이 아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은 부모의 진짜 사랑. 그거 하나였는데.
그거 하나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안다. 그래서 매번 나에게도 묻곤 한다.
사랑해서 그런건지 내가 편하자고 그러는건지를.
그러다보면 내 감정이 명확히 보이기에.

가출청소년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 책을 읽으며 입에서 쓴 맛이 났다.
최저시급도 보장되지 않는 월급, 소매치기, 조건만남 등 최악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것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사는게 낫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과연 한 가정의 부모만의 탓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야하는지 우리 사회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청소년 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 사회를 이끌어가는 세대인 성인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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