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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 유랑단
박혜영 지음 / 아무책방 / 2024년 12월
평점 :
댄스 동아리 내용의 청소년 소설인줄 알았는데 청소년들의 삶이 깊숙히 녹아있는 소설이었다.
전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인도에서 한국으로 이민을 왔지만 그들의 문화인 부르카를 입고 생활해야 하는 아이, 다문화 가정 출신으로 할머니와 둘이 살며 생계를 책임 아닌 책임지고 있는 아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위태로운 아이의 이야기 속에 우정이란 무엇인가, 불법 성 착취, 데이트 폭력 등 사회 문제들이 각각의 인물에게 드리워져있다.
꿈을 위해, 돈이 필요해서, 친구가 필요해서 등 저마다의 이유를 지닌 아이들이 하는 밴드 동호회는 그 아이들의 삶만큼이나 순탄하지 않다.
순탄하지 않기에 그 결과 또한 마냥 해피엔딩으로 내달리지는 않는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한대로만 나아가지 않음을, 노력 없이 쉽게 얻는 건 없음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좋았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덜 노력해도, 자연스럽게 얻어지고 좋아지는 건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이 작은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힘들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힘들지만 해 보는 것, 살아가는 것을 택한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
공연을 할 때 현실의 관객과 상상의 관객이 교차로 이야기 되는 장면에서는 숨죽이게 되었다.
부르카 유랑단을 응원한다.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청소년들을 응원한다.
오늘도 자라느라 고생하는 딸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아이와 어떤 대화를 하게 될 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