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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먹는 심리학 : 인간관계 편 ㅣ 써먹는 심리학 1
포포 프로덕션.하라다 레이지 지음, 최종호 옮김, 박기환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B형남자라는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미신(?)이 우리 사회에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B형만큼은 서러움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미팅 장소에서 본인은 AB형이라 이야기를 하면,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마치 내 성격을 다 알았다는 듯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더 나아가 혈액형은 재미로 보는 차원을 넘어 궁합, 사주팔자에까지 적용하는 것도 유행이라고 한다. 이처럼 근거도 없는 미신이 우리 사회에 퍼진 것은, 다른 사람의 심리를 알아 불확실한 면을 제거하고 그것을 인간관계에 써 먹고 싶은 욕망 때문이리라. 조금 지식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마저 이런 경향은 피할 수 없다. 심리학 서적을 읽어보면 나아질까 싶어 뒤적여보지만, 별무신통이다. 심리학개론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생리해부학적인 관점에서의 심리와 정신병증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실망한다. 그런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 어디서 들은 ‘~카더라 통신’에 매달리게 된다. 한때 ‘나는 미륵이니라, 나는 관심법을 배웠느니라’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우리는 모두 남의 심리를 알고 인간관계에 적용되기를 바란다.
[써 먹는 심리학-인간관계]편은 그런 욕망을 채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역시 일본인이다. 다만 색체심리학에 관련한 여러 가지 서적을 출판할 만큼의 실력은 되는 사람인가 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옷의 색깔이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 등이 꽤 높은 비중으로 나온다. 이것은 넥타이와 신사복으로 인상을 바꾸는 실용적인 면까지 제시해준다(22~25쪽). 좋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 어떻게 하면 남이 나를 좋아할까, 상대방의 거짓말을 아는 방법, 왜 회의 시간에는 발언을 서로 꺼릴까, 대인 갈등의 종류, 별난 사람 대처법 등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구성을 설명하면 ‘왜 회의참석자는 발언을 꺼릴까‘ 표제 후에 ’링게르만 효과-사회적 태만‘ 심리학적인 해답을 제시해준다. 그 후 설명을 해주고 6컷 만화가 이어진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내용이 만화로 인해 부드럽고 재미있다. 등장인물은 예민한 성격의 아이코알라, 아부 잘하는 아부도마뱀, 부끄럼 많은 부끄럼쥐, 그리고 자기중심적인 철판캥거루가 주인공이다. 각각의 개성을 잘 드러내며, 1장 만남, 2~3장 관계를 발전 개선, 4장 상대의 마음을 알고, 나의 마음을 전하는 심리학까지다.
이 책은 심리학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좀 더 잘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솔직히 조금은 부족한 책이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생각해 대인관계에서 불안감을 제거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 내용의 근거 또한 잘 제시되어 있다. 단, 심리학을 무슨 독심술로 착각하고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심리학은 통계학이라는 그 정도 선에서 한계를 긋고 읽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이 책의 부제는 나만 알고 싶은 55가지 절대 심리학 지식‘이다. 결국 남의 심리를 안다는 것이 권력이라는 것을 이 책은 알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