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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고 백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리 차일드(Lee Child)"의 미 육군 헌병 출신의 방랑자
"잭 리처" 시리즈 열여덟 번째 작품 "네버 고 백(Never Go
Back)"입니다. 드디어 이 작품에서 "잭 리처"는
"61시간"에서부터 시작됐던 버지니아를 향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버지니아에
도착한 "잭 리처"는 "수잔 터너" 소령을 만나러 예전 자신이 이끌었던
110특수부대로 갑니다. 하지만 그녀는 부대에 없고, 대신 16년 전 사건으로 인해 "잭 리처"는 그 자리에서
강제로 재입대를 당합니다. 거기다 기억도 못하는 여자가 양육소송을 걸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다시 군인신분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잭 리처"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두 명이 찾아와서 지금 당장 버지니아를 떠나라고
협박합니다.
"수잔
터너"를 만나기 위해 시작한 여정의 목적지인 버지니아에 도착한 "잭 리처"는 예전에 자신이
지휘했고 지금은 "터너"가 지휘하는 110 특수부대로 갑니다. 하지만 그녀 대신
"모건" 중령이 임시 지휘관으로 앉아있고 그는 "잭 리처"에게 16년 전
"잭 리처"가 폭행한 남자가 후유증으로 죽은 사건으로 인해 살인피의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 자리에서
즉시 제대 당시 직급인 소령으로 강제로 복직을 당한 "잭 리처"는 오래전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 만났던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해서 소송을 걸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위수지역을 이탈할 수 없는 "잭 리처"는 근처 모텔을
숙소로 정하고 상황파악을 해보려 하지만 두 건 모두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곧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모텔로 찾아와 당장 버지니아를 떠나라고
협박을 하고, 자신이 도착하기 하루 전날 "수잔 터너"가 뇌물 수수혐의로 영창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던 "잭 리처"는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누명을 쓰고 영창에 갇히게 되면서 군부대를 둘러싼
어떤 음모로 인해 이 모든 상황이 벌어졌음을 직감합니다.
"잭 리처, 오늘 이 시간부로 당신은 공식적으로 군대에 복귀했소."
리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제 자네는 군인이다, 소령."
고생
끝에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잭 리처"는 남자라면 치를 떨 만큼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군대 재입대와
기억도 나는 않는 여자의 양육소송. 단지 전화 통화로 호감을 느낀 여자를 만나러 왔건만. 거기다 만나려고 했던 여자는 영창에 가서 만날 수도
없습니다. 이쯤 되면 그냥 떠나버릴 법도 하건만 근성의 사나이 "잭 리처"는 결국 여자를 만나서 자신의 상상보다
훨씬 더 미인임을 확인하고야 맙니다. 그리고 그 여자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떠나 전혀 상관도 없어 보이는 상황들을 해결해
나갑니다. 평상시의 "잭 리처"였다면 가는 길 마다 피바다로 만들었겠지만 고생 끝에 보람을 느끼듯 만나고 싶었던
여자가 엄청난 미인임을 확인해서 인지 나름 자제를 하며 상황을 해결해 나갑니다. 심지어 이번 작품에선 "잭
리처"의 손에 죽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물론 팔이나 손가락이나 코 등을 부러트리기는 합니다만...
"당신은 원시적인 존재 같아요. 그것도 문명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존재." 리처는 묵묵히 터너의 얘기를 듣고만
있었다. 상처까지는 아니었지만 잠시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적이었다.
2013년에
출간된 "네버 고 백"은 그해 '뉴욕 타임스'에서 뽑은 '올해의 책 Best10'에 꼽히며 대히트를 쳤습니다.
뭐, 언제나 대히트를 하는 시리즈 이지만. 이번에도 작가 "리 차일드"는 자신이 창조하고 오래동안 구축한 슈퍼
캐릭터 "잭 리처"의 매력과 자신의 이야기 솜씨를 충분히 활용합니다. 사실 전화 통화만 했던 여자에게 매력을
느껴서 '사우스다코타'에서 '네브라스카'를 거쳐 '미주리', '캔사스시티', '펜실베이니아', '볼티모어' 통과하는 긴 여정을 한다는 설정
자체는 다른 소설에서는 쓰지도 못할 현실성 없는 설정이 될테지만 거주하는 곳도 내일 당장 해야 할 일도 없는 "잭
리처"가 하면 이제는 이해가 되면서 흥미로운 설정이 되어버립니다. 독자들은 시작부터 당황스러운 사건들의 연속으로 책 속에 빠져
버리고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상황인지 추측하며 헤매다 보면, 어느 순간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을 것 같고 별로 연관성도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기발한 설정과 아이디어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플롯이 스스로 완성되는 걸 목격합니다. 그렇게 또 작가 "리
차일드"의 황당하지만 기발하고 통쾌한 이야기에 납득 당하고 나면 다음 작품은 언제 나오는지 기다리게 됩니다. 엔터테인먼트 적인
면에서 소설을 바라본다면 "잭 리처" 시리즈와 견줄 시리즈들을 찾기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남성들이 겪는 가장 일반적인 경험이다. 하지만 리처로서는 평생 남의 일일 것 같았다. 노벨상을
받는 것,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뛰는 것, 혹은 음정과 박자를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항상
생각 하지만 "잭 리처"란 캐릭터는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부양할 가족도 없고, 매일 나가야하는
직장도 없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떠돌아 다니며 여러명의 새로운 여자들과 만나는 천하무적의 남자...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과 항상
느껴야 하는 책임감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꿈 꿔본 적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거기다 구닥다리라고 생각됐던 서부극과 무협소설의 설정을
적절히 변형시킨 것도 시리즈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잭 리처" 시리즈는 재미 면에선
절대 실망 시키지 않습니다. 최소한 아직까지는. 이 작품 "네버 고 백"은 영화 "잭
리처"의 후속 작품으로 각색될 작품으로 결정 됐습니다. 영화가 소설 제목으로 나올지 "잭 리처
2"로 나올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번엔 더 흥행이 잘되서 "톰 크루즈" 형님이 새로운 프렌차이즈로
키워 줬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다음 출간작은 시리즈 열아홉 번째 작품
"Personal"이랍니다. 이 작품에서 "잭 리처"는 저격범을 찾기 위해 미국을
벗어나서 프랑스, 영국을 누비고 다닌다고 합니다. 아마도 국내엔 내년에나 출간될 듯 하니 이 작품이 올해 마지막 "잭
리처" 시리즈 작품입니다. 그러니 지루한 기다림은 "네버 고 백"을 읽으시면서
달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