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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열한 번째 작품
"1030(Bad Luck and Trouble)"입니다. 그동안 헌병출신 방랑자 "잭
리처"의 단독 활약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작품 "1030"에서는 "잭
리처"의 예전 동료들과의 팀 플레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잭 리처"와 특수부대
동료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지구방위군 같은 포스를 내뿜습니다.
LA근처의
사막 위를 나는 헬리콥터 벨 222가 상공 900미터에서 정지 비행 모드로 바꿉니다. 정지된 벨 222의 옆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지상으로
떨어집니다. 17일 뒤, 포틀랜드에 있던 "잭 리처"는 돈이 필요해서 ATM기를 찾아서 계좌를 확인합니다. 계좌
속 잔액을 확인한 "잭 리처"는 두 가지 이유로 놀랍니다. 첫째, 떠도는 생활을 하는 동안 처음으로 잔액이 자신이
기억하던 금액과 일치 하지 않아서. 둘째, 금액이 정확하게 1030달러가 더 많아서. 1030. 일반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이지만
"잭 리처"에는 달랐습니다. 동료들의 지원을 다급히 요청하는 헌병대의 무전 암호가 1030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특별할 게 없는 숫자다.
1030.
은행 측의 실수.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리처는 일단 기계에서 50달러를 인출한 다음 주머니에서 동전을 찾아 손에 쥐었다. 이제 공중전화를 찾아야
했다.
미국
전역을 떠도는 "잭 리처"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전화도 없고 집도 없고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에게 누군가 ATM기계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암호 1030을 보냅니다. 그 암호를 보낸 사람은 "잭
리처"의 옛 헌병대 소속 특수부대의 멤버인 "프랜시스 니글리"입니다. 그녀를 만나러 LA에 도착한
"잭 리처"는 그녀에게서 또 다른 특수부대 멤버 중 한명인 "캘빈 프란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900미터 이상의 상공에서 추락을 해서 죽은 동료의 소식에 "잭 리처"와
"니글리"는 예전 동료들을 다시 모으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몇 년전 교통사고로 죽은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과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그 둘은 나머지 멤버들과 계속 연락을 시도하면서 "프란츠"의 주변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곧 연락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데이비드 오도넬"과 "칼라 딕슨", 두 명의
멤버가 합류를 하면서 그 외 다른 세 명의 멤버들이 실종된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죽거나 실종된 전 대원의 복수를 위해
"잭 리처"는 혼자가 아닌 예전 동료들과 함께 조사를 시작하면서 엄청난 음모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넨 잘 해내고 있어, 데이비드. 이건 진담이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나야. 자네와 프랜시스, 그리고 칼라를 보면서 난 내가
루저라는 느낌이 들어."
"정말요?"
"내 꼴을 봐."
"대장한텐 없지만 우리한테 있는 건 여행 가방뿐인데?"
"하지만 자네들한테 없지만 나한테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죽은
동료들의 복수를 위해 뭉친 예전 팀원들과 다시 리더가 된 "잭 리처"는 그들의 슬로건이었던
'특수부대원들에게 덤비지 마라.'를 행동으로 옮기려고 합니다. 오래전 2년 동안 서로를 가족처럼 생각하며 일반
범죄와는 차원이 다른 군 범죄자들을 수사한 이 헌병대 특수부대원들은 멤버 전원이 특출난 군인들 이었습니다. 그런 부대원들의 죽음은 믿기지 않는
일이며, 그들을 죽인 자들이 길거리 범죄자 수준이 아닌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들은 흩어진 단서들을 모으고 잘못된 추리와
판단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살인자들의 정체에 다가갑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들과 메모, 이니셜이 같은 이름 명단 등 여러 단서를
가지고 추리하고 사건을 재조합하는 사이사이 인상적인 액션들이 이어지고 마지막에 잠입과 섬멸, 그리고 복수로 구성되는 클라이막스는 이번 작품
최고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특히나
이번 "1030"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잭 리처"가 오랜 동료들과 재회를 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떠돌이 생활에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제대를 한 동료들은 군에서 배운 특기를 살려 흥신소나 보안업체
등에서 일하며 사회에 적응을 했습니다. 몇몇은 "잭 리처"가 가진 돈으론 꿈도 꿀 수 없는 옷을 입거나 비싼 음식들을 먹고, 몇몇은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키우며 사회에 맞추어 적응을 해나아 가고 있습니다. 그런 동료들과 재회에서 느낀 "잭 리처"는 자신의
생활 방식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리더의 자리도 거부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리더 자리를 맡은 후에도 한동안은 불안해 하고 자신의 판단착오에
자괴감도 느낌니다. 하지만 "잭 리처"가 누굽니까? 결국 우리가 "잭 리처"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돌아오고 적들에게 과감히 선언했던 그대로의 복수를 완수 합니다.
"유언장을 작성해 뒀나요?"
"뭐하게?" 리처가 말했다. "저자들이 내 칫솔을 부숴 버렸으니 난 이제 가진 게 하나도
없어."
"기분이 어때요?"
"엿 같지. 난 그 칫솔이 참 좋았거든. 아주 오랫동안 함께해서 정이 들었어."
"아니, 칫솔
얘기가 아니라 지금 기분을 묻는 거예요."
이
시리즈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각 작품들 마다 액션과 미스터리의 비중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 작품
"1030"은 의외로 미스터리 부분의 비중이 훨씬 많습니다. 오랜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여러 단서들로 추리를
해가는 부분은 꽤 훌륭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짧은 액션 부분, 특히나 클라이막스 부분은 더 끝내줍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적들을
제거하는 장면들에서는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다음에
나올 "잭 리처" 시리즈는 영화 "잭 리처"의 후속으로도 제작이 결정된 시리즈
열여덟 번째 작품 "Never Go Back"이 될듯합니다. 얼마 전 영국에서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2012~13년 동안 영국의 도서관들에서 가장 대출이 많이 된 책 1, 2위가 "잭 리처" 시리즈인
"어페어"와 "원티드 맨"이었습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도 상당합니다.
"스티븐 킹" 형님도 이 시리즈들의 광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별로 인기가 없네요. 물론 우리나라에서 책
시장이 넓지도 않고 거기다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으니 조금은 이해가 가지만, "잭 리처" 시리즈가 꾸준히
나와주길 원하는 입장에선 국내에서도 인기가 좀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