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사슬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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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리 차일드"의 떠돌이 영웅 "잭 리처"시리즈의 열다섯번째 작품이자 얼마 전에 나왔던 "61시간" 바로 다음 작품인 "악의 사슬(Worth Dying For)"입니다.

네브라스카의 아주 외진 마을에 우연히 도착한 "잭 리처"는 넓은 평야에 홀로 외로이 서있는 모텔에 들어갑니다. 방을 잡고 바에 들른 "잭 리처"는 옆자리에 의사로 추정되는 술취한 남자가 자신을 찾는 환자를 두려워하며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봅니다. 술 취한 의사를 설득해 환자에게 동행한 "잭 리처"는 폭력에 심하게 상한 얼굴의 여인을 마주하게 됩니다. 남편에게 맞아서 코피가 나는 여인은 그 마을을 지배하는 "던컨"일가의 며느리 "일리노어"였습니다. "잭 리처"는 이 마을을 조용히 지나갈 수가 없다는걸 느낍니다.

사우스다코타에서의 사건 후유증으로 부상을 당한 "잭 리처"는 히치하이킹으로 얻어 탄 차가 내려준 네브라스카에 서있습니다. 버지니아로 향하던 그는 네브라스카에서 하룻밤 묵기로 하고 모텔에 방을 잡습니다. 바에서 만난 술취한 의사는 한 여인이 다급하게 찾는 전화를 모른채 하려하고 "잭 리처"는 그를 끌고 전화를 건 여인에게 찾아갑니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일리노어"라는 여인은 남편한테 맞아서 의사를 찾았고 그런 그녀를 치료해주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그 의사가 그녀의 전화를 거부하려고 한 것임을 안 "잭 리처"는 그녀의 남편 "세스 던컨"을 찾아가서 코를 뭉게버립니다. 그렇게 네브라스카의 작은 마을을 지배하는 "던컨" 일가와의 전쟁이 시작되고 "잭 리처"는 이 마을에서 25년전 사라진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난 이미 부자야"
"그래 보이지않는데?"
"난 내게 필요한 걸 모두 갖고있다. 그게 바로 부자라는 단어의 올바른 뜻이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미국 전역을 떠도는 거구의 남자 "잭 리처"가 도착한 곳은 네브라스카의 아주 작은 어느 마을 입니다. 인구밀도가 너무 낮아서 집들이 몇십키로씩 떨어져있는 당구대 위의 체스판 같은 마을. 주로 농업으로 꾸려가는 마을은 농작물의 모든 운송을 독점한 운송사업을 하는 "던컨"일가가 왕처럼 군림하고 있습니다. "제이콥 던컨"과 그의 두 동생 그리고 아들 "세스 던컨". 마을에선 이들을 거역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고 그 마을의 유일한 의사도 그 중 한명입니다. 우연히 가정폭력으로 뭉게진 여인의 얼굴을 본 "잭 리처"는 그저 모른채하며 하룻밤만 지내고 버지니아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던컨"일가를 건드립니다. 또 다른 비밀스런 사업을 벌리던 "던컨"일가는 자신들의 윗선인 라스베가스의 범죄조직에 "잭 리처"가 방해물임을 알리고 그 조직의 실력자들이 마을로 들어오면서 조용했던 마을에 태풍이 몰아치게 됩니다. 결국 불법적인 돈의 먹이사슬에 얽혀있는 다른 조직들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조직원들을 내려 보내면서 "잭 리처", "던컨"일가와 똘마니들 그리고 먹이사슬의 고리를 줄여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조직원들이 얽히면서 클라이막스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잭 리처"는 살인병기입니다. 자신에게 싸움을 걸면 앞날이 창창한 어설픈 젊은이라도 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나가 떨어지면 여유를 부리며 한마디씩하거나 관용을 베푸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 덤벼든 상대가 전의를 상실하고 두번 다시 그에게 덤빌 생각도 못하게 인대를 끊어놓거나 관절이나 팔목을 부수어버립니다. 그에게 있어서 법이란 자신만의 규칙이 유일합니다. 어설픈 자비따윈 없습니다. 악인들이 더욱 압도적인 상대에게 순시간에 쓰러지는걸 보고 싶어서 작가 "리 차일드"가 창조한 캐릭터 "잭 리처"는 똑똑한 수사관이기 까지 합니다. 모든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다른이들이 무엇을 놓쳤는지 무엇을 놓치지 않았는지 생각하며 본능적이고 능률적으로 행동합니다. 물론 자동차나 휴대폰 그리고 세상에서 유행하는 트렌드엔 상당히 취약한 촌티나는 구식 남자이기도 합니다.

"내일 여기 사람들은 세그룹으로 분류될 겁니다.
죽은자들, 얼굴을 들지 못하는 자들, 그리고 부끄럽지않는 자들.
사장님은 세번째 그룹의 한 사람이 되어야해요..."


이번 작품은 그 동안의 "잭 리처" 시리즈 중 가장 잔인한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무대는 넓은 벌판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폭력의 수위는 좀 높습니다. 액션 묘사에 탁월한 재주가 있는 작가 특유의 반복과 운율은 여전하고 차분한 이야기 진행 중 중요한 순간에 묘사하는 몇초 단위의 상황들은 더욱 긴장감을 높이고 최고급 스릴러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선한 사람들에겐 정중한 태도를 보이고 악인에겐 가차없는 응징을 하는 "잭 리처"의 행동은 더욱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거기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의 범죄조직간의 오해와 그 오해로 인한 그들의 행동으로 발생하는 이야기의 꼬임 또한 상당한 재미를 줍니다.

모든 "잭 리처"시리즈가 상당히 재미있지만 전 이상하게 이 시리즈는 배경이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같은 대도시가 아닌 조그마한 시골 마을일때 더 큰 재미를 느끼는것 같습니다. 조그마한 왕국에 떠돌이가 흘러 들어와서 그 왕국을 지배하는 악한 권력자를 처단하고 왕국에 평화를 주는 것 같은 이야기가 너무 좋습니다. 너무 바빠서 영화 "잭 리처"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개봉시기에 맞추어 소설이 나와 또 다른 만족을 맛봤습니다. 다음으로는 열여섯째 작품 "The Affair"와 가장 최신작 "A Wanted Man"이 올해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The Affair"는 첫번째 작품 "추적자"의 전 이야기 즉 군대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프리퀼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됩니다. 뭐 이 시리즈의 팬이시라면 제 글따위엔 상관없이 바로 구입하셨을거고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분들이나 영화가 별로 였지만 "잭 리처"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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