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 춘추전국, 인간의 도리와 세상의 의리를 찾아서 아우름 15
공원국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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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즘 시국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청소년 책이지만 중국역사와 고사가 많이 실려 있어서 어른이 읽기에도 적절한 것 같다.




책 표지에 춘추전국시대의 주요 이동 수단인 말과 마차의 바퀴가 있다.



적토마가 연상되는 부분이다.



끊임없이 서로 전쟁하고 영역을 넓히려고 했던 박진감이 느껴진다.







우선 목차부터 보면...


1. 도리를 찾아서


1)관포지교


2)진문공의 19년 방랑 생활


3)제환공과 시효숙의 비슷한 시작 다른 결말


4)옳은 길을 찾아 어버이를 높인 사섭과 위과


5)정나라 자산에게 배우는 위기 앞에 바로 서는 법


6)초선, 매희, 달기, 포사, 서시의 죄명


7)비무극이 뿌린 악의 씨앗


8)법가 상앙의 개혁


9)범저에게 복수 당한 위제


10)사람을 사고 목숨을 판 여불위


11)중국 최초의 평민 출신 황제 유방


 


2. 의리를 찾아서


1)의 탈을 뒤집어 쓴


2)초나라 장왕과 진나라 목공의 술자리


3)필의 싸움이 보여주는 이기심과 어리석음


4)정나라 자산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


5)와신상담 그 숨은 이야기


6)악습을 끊은 위나라 명관 서문표


7)장자가 말하는 정치인의 의무


8)자객 예양과 섭정의 죽음


9)초나라 시인 굴원이 묻다


10)감무에게 빛을 준 소대와 맹상군을 구한 풍훤


11)수십만 포로가 희생된 장평대학살


12)진시황을 찌르려다 실패한 형가


이렇게 되어 있다.







고사성어 책에서 볼 수 있거나 중국역사책에서 볼 수 있는 구성인데



그래도 가장 큰 특징으로 보자면 '도리'와 '의리'로 나누어 묶고 있다는 점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구성했다고나 할까?




여는 글에서 저자는 이와 같이 말하고 있다.




-p.11

 

인의를 말하자면 안락한 집과 넓은 길이다. 안락한 집과 넓은 길을 버릴 필요가 있겠는가?”


힘들이지 않고 히말라야를 넘는 검은 독수리를 보십시오.

 

그 눈과 날개가 바로 도와 의입니다.


바람은 언제나 불 테니, 날개 있는 짐승은 산마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도와 의를 알고 실행하면서 산다면,


떠한 역경과 모함이 오더라도 묵묵히, 거침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고사성어와 문장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청소년들의 역사와 한자 학습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p.16~17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이 질문들을 버릴 수 없다.

 

이는 인류와 함께 영원히 지속된 소위 불후()의 화두이며,


그 시절은 이 화두를 비추는 불후의 거울이다.

 

춘추전국시대라는 오래된 거울로 나를 비추듯이 스스로가 남을 비추는 거울임을 자각한다면


우리 모두가 불후의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고전을 읽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점점 나이들어가면서 읽는 맛도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지게 하는 것이 바로 고전인 듯하다!




-p.64


역사서에 나오는 극악한 자들은 특징이 있다. 먼저 남을 악행에 끌어들이고,


악을 무마하기 위해 더욱 악한 짓을 한다.

 

자신의 악한 마음으로 남을 판단하므로 철저하게 상대를 해코지한다.

 

<국어>선을 따르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고

 

악을 따르는 것은 무너지는 듯 한 순간이다(從善如登, 從惡如崩)”라는 격언이 나온다.

 

선은 본질적으로 끝없이 더딘 과정이지만 악은 속성상 잠깐으로도 더 큰 악을 불러들인다.

 

악인 하나면 나라도 무너뜨리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p.88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혹독한 사람이 남의 위에 오르면


흔히 압제자가 되고 남의 아래에 있으면 광폭한 사람이 된다.

 

반면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한 사람이 되기는 극히 어렵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자신과 남에게 똑같이 엄격한 사람들을 역할 모델로 삼는다.

 

그러나 진정한 위인은 자신의 결점을 알기에 남에게 관대한 사람,


바로 보통사람들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리저리 치여 날개를 펴지 못하는 청춘들이 넘치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 중에 몇 명의 유방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p.95


더 큰 힘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대사다. 남보다 큰 힘은 남용하지 않고


오직 공적으로 바르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그 힘을 사적으로 쓰기로 마음 먹으면


힘은 통제를 벗어나 사람을 해친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자반과 같은 권력자가 많다.

 

남용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사적인 개인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위의 두 글은 현재 한국의 모습을 말한 것 같다.

 

직자로서 자신의 엄중함을 잃은 채 사적으로 바르지 않게 사용하면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배신감을 주었다..


 

과연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란 어떤 것인지 화두를 던져주었고,

 

그 동안 정치에 관심 없던 이에게도 무관심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번 사태는 비단 지도층 몇 명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래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 것 같다.


 


-p.109


자산이 보기에 언로(言路)는 나라의 혈관이었다.

 

혈관이 막히면 결국에는 터진다.

 

오늘날에도 권력을 얻은 이는 눈에 보이는 이익을 위해서든,


더 오랜 집권을 위해서든 인민의 입을 막고자 한다.

 

말을 막지 않고 스스로 반성하며 그것을 정치의 기반으로 삼는 지도자가 되기란 참으로 어렵다.



 


-p.137~138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시 삼백 수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생각에 거짓이 없다(詩三百, 思無邪).”


시란 내밀한 감정을 키우는 수단이다.


자는 제자들에게 또 이렇게 당부했다.

 

시를 읽어라. 하다 못해 벌레나 풀 이름이라도 익힐 수 있지 않느냐?”

 

시를 통해 잡다한 지식이라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리라.

 

벌레나 풀 이름을 익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할 수는 없다.


 


위대한 정치가를 꿈꾼 이들이 위대한 시인이던 시절이 있었다.

 

러므로 공자에게는 말을 바로 세우는 것(正名)’이 정치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거짓 없는 생각은 시의 본질이며, 이 거짓 없는 생각에서 나온 말은 바르다.

 

정치()가 바른 것이 되자면 말()이 바로 서야 하고, 말은 시로 인해 바로 선다.


시인 하면 가난뱅이가 떠오르고, 정치인 하면 거짓말쟁이가 연상된다.

 

 시인과 정치가가 이토록 멀어진 시대는 또 없을 것이다.






중국역사와 고전을 읽다 보면 참으로 잔인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많이 나온다.

 

그렇다 그 사람들이 모두 도나 의를 목숨 걸고 지키는 사람들인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이 여기고 참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런 감정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동서고금을 다 보더라도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중국 고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지만


청소년들이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 것 같고,


한자가 어려운 청소년들은 더욱 기피할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우려가 생긴다.


 




글을 읽다 보면 유일하게 두 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자산'이라는 인물이다.


이 인물은 도와 의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고, 







지도자의 도리는 무엇이고, 의리는 무엇일까?

 

 요즘 한국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주제가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자산에게서 배우면 되지 않을까?








다음 세대가 묻다.

 

흘러간 역사나 옛사람의 말이 오늘날 쓸모가 있을까요?”




공원국이 답하다.

 

정신의 근육도 매일 단련해야 필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역사와 고전은 단련의 장소를 제공하지요.

 

 옛 거울에 나를 비춰보고, 옳은 길을 가는 힘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읽은 아우름 시리즈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있다!



짧고 술술 읽혀서 좋기도 하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상당히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부모와 함께 읽으면 서로 공감하면서 토론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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