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레스토랑
조영글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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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레스토랑 #창비 #조영글 #서평 #서평단 #그림책 #사계절 #음식 #지구 #맛 #지구인 #생태

밖에서 음식을 사 먹으려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몇몇 사장님께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었다.

"음식이 입에 맞았나요? 맛이 괜찮았나요?"

그럴 때마다 나는 "아, 네. 맛있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게 전부인 나의 표현력을 원망했었다. 안에서 하고 싶은 말을 너무 많은데 결국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건 늘 저 말이 다였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이런 일화가 생각났던 이유는 이 그림책이 여지껏 읽었던 그림책 중(라고 하지만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나에게 부족한 이 표현력이 손에 꼽을 정도로 섬세하고 훌륭한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글, 그림 모두 조영글 작가님께서 집필하셨다. 지구 레스토랑 외의 작품으로는 <김철수빵>, <안녕, 나의 스웨터>, <진짜 진짜 거짓말 아니야!> 등이 있다. 조영글 작가님 작품은 이번 <지구 레스토랑>이 처음인데, <지구 레스토랑> 을 읽고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이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다.

<지구 레스토랑>에서 작가님 특유의 파스텔톤과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작품의 전반적인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 간단한 내용은 지구를 잃고 우주를 떠돌던 지구인들이 아스라이 행성에서 지구의 맛을 재현한 지구 레스토랑을 열어 지구별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내용이다.

지구 레스토랑의 음식은 봄비 주스, 화산 스테이크, 단풍 숲 파이 등 다양한 음식을 가지고 있다. 책에서는 음식에 대한 설명과 음식을 맛보는 아스라이 행성의 외계인들을 반응과 표현이 담겨 있다. 여기서 놀랐던 건 음식을 묘사하는 작가님의 표현력이었다. 예를 들자면, '단풍 숲 파이'를 책에서는 '단풍나무 숲을 가을빛에 구워 화려하고 깊은 색을 낸 단풍 숲 파이' 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씹을 때마다 바삭바삭 부서지는 낙엽 소리가 먹는 재미를 더합니다.' 라며 음식의 맛과 포인트도 설명한다.

나는 책을 넘길 때마다 작가님의 이러한 상세한 묘사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게 주어진 건 시각으로만 느낄 수 있는 글과 그림 밖에 없지만 이 글과 그림만으로도 마치 내가 외계인이 되어 책 속의 음식을 먹는 것 같았고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 2D 영화를 보는데 4D 영화만큼의 생동감을 느꼈달까. 이 그림책을 통해 아름다운 지구의 사계절 맛을 많은 이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 아름다운 지구의 사계절이 보존되고 우리와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물론 나도 포함해서) 노력하고 행동하면 좋겠다. 이토록 찬란하고 빛나는 소중한 사계절이 우리 옆에서 사라지고 책에만 그려지게 된다면 너무 슬프고 비극적인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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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희 청소기
김보라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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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희청소기 #창비 #김보라 #서평 #서평단 #그림책 #청소기 #발명 #여름 #여름방학

'오늘은 맘껏 자는 날!'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하며 휴대폰이나 달력에 날짜를 정해둔 경험이 사람이라면 대부분 있었을 것이다. 나도 예전에 초등학생일 때 여름방학 중에 하루 정해놓고 실컷 늦게까지 잠을 잔 적이 있었다. 너무 많이 자면 안 좋다고는 하지만 뭐 어떤가. 하루쯤은 나를 움켜잡고 있는 모든 것에서 해방되어 실컷 잠을 원없이 자며 자유를 누비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이 책은 김보라 작가님께서 글, 그림을 모두 쓰고 그리셨다. 작가님 책은 이 책이 처음인데 검색해보니 이 책만 나오는 것 봐서는 작가님의 첫 신간인 것 같다. (다시 보니 작가님 소개란에 첫 그림책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그림책은 구성과 그림에서 읽을 포인트가 많았다. 그림책 중간중간에 4컷 만화의 구성처럼 된 부분이 보이는데 주인공인 용희의 행동 흐름이 잘 나타난다. 그리고 용희가 자신이 만든 청소기로 주변의 소리를 빨아들일 때, 청소기 안에 나타나는 소리 글자들이 매우 역동적이고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또한 그림책에서 나타나는 여름에 입는 사람들의 옷, 여름에 하는 인물들의 행동, 여름에 우는 매미 등의 여름 풍경을 하나씩 살펴보고 느껴보는 재미도 있다.

책의 내용은 여름방학을 맞이한 주인공 용희가 여름방학 첫 날에 실컷 자려고 누웠는데 주위의 소리 때문에 자지를 못해 소리를 빨아들이는 '조용희 청소기'를 발명하여 주위의 소리를 빨아들이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인 아이의 이름이 '조용희' 라는 것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문제점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리를 뚝딱뚝딱 만드는 용희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후에 주변의 소리란 소리를 다 빨아들인 용희가 새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도 이 책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포인트가 정말 많지만 이 책은 그 소소한 포인트들을 찾으며 그만큼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이야기를 나눌 부분도 많고 말이다. 아이들과 여름에 꼭 같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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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감성놀이 - 감정을 조절하고 마음을 나누는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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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서평 #교육과실천 #그림책감성놀이 #그림책사랑교사모임 #그사모 #책 #그림책 #감성 #놀이 #수업 #감정

'감정 표현', '마음 표현'

서로 간의 소통이 부족하고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가는 요즘 사회에서 개인에게 많이 강조되고 있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 마음 표현들은 짧은 시간에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바로 자유롭게 표현력이 늘어 타인에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만 어른이 되어서 감정 표현을 유창하게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이러한 표현을 많이 경험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감정, 마음 표현을 수업에 어떻게 녹여낼 지 고민하시는 교사분들께 굉장히 유용한 책이다. <그림책 생각놀이>, <초등 그림책 수업>, <그림책 학급운영> 등 그림책 수업과 관련하여 다양한 책을 집필한 그림책사랑교사모임에서 이 책을 만들었다. 그림책 수업과 관련하여 전문이신 선생님들께서 모여 쓰셨기에 이 책 또한 다른 책들처럼 수업 내용이 자세하고 참고할 만한 내용이 굉장히 많다.

책의 구성은 크게 마음 돌보기/마음 나누기/ 마음 세우기로 그림책들을 분류하여 나누어져 있다. <마음 돌보기> 챕터에서는 기쁨, 외로움 등의 나의 감정과 그림책을 엮어 구성했으며 <마음 나누기>는 소통, 공감, 다름 등의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요소와 그림책을 엮었다. <마음 세우기>에서는 단점, 자아, 긍정 등 자아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요소와 그림책을 결합하여 구성하였다.

'요소(감성)-놀이-그림책' 으로 묶여진 각 주제를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먼저 그림책과 내용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감성도 같이 제시한다. 다음으로 놀이 방법을 준비물과 함께 순서대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수업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줄글과 사진, 예시 대사로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의점과 관련 심화 활동까지 제시해주기까지 한다. 이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돌발, 예외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도 고려를 해주고 수업에 활용할 수 있게 보여주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감성 수업' 에서는 그림책 만한 활용성 높은 준비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재밌는 수업을 하며 '감성' 이라는 보물도 같이 즐겁게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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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걱정은 하지 마 햇살그림책 (봄볕) 56
이영림 지음 / 봄볕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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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서평 #다봄 #내걱정은하지마 #이영림#봄볕 #책 #그림책 #가족 #자립심 #자신감 #따뜻함 #위로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어릴 적 어눌한 발음으로 당차게 이런 말을 한 적 있었다. 이 말을 듣고 어이없어하시면서도 나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다 알아서 했냐고? 당연히 아니다.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결과물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 그 자체였었다. 내 결과물을 보신 엄마는 그저 웃으시면서 "으이그, 그럼 그렇지." 라고 말씀하시며 처참한 결과물을 수리(?)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을까 라고 후회하며 이불을 절로 차게 되지만, 어릴 적에는 정말 뭐든 혼자서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립심이 넘쳤던 때인지라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네 걱정은 하지 마' 그림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이 계속 생각났었다. 그림책을 쓰신 이영림 작가님도 아픈 날에 보호자를 자청한 당찬 아이의 위로와 따뜻함에 큰 힘을 얻었던 기억을 바탕으로 그림책을 쓰셨다고 한다. <아드님, 진지 드세요>, <불가사리를 기억해> 등의 그림책에서 그림을 그리셨고 이번 작품에서는 글과 그림 모두 작가님께서 쓰신 것이라 한다. 크레파스(색연필이라 해야하나…미술에 무지한 지라 말을 못하겠다) 질감이 진한 선과 함께 인물, 사물의 강조하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이 작품의 분위기를 잘 잡아주는 것 같다. 마지막에 노을을 엄마와 아이가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특히 그 분위기가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어릴 적의 추억을 회상하게 해 준 고마운 그림책이었다. 아이의 작은 손길과 따뜻한 한마디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음, 글을 쓰고 나니 결심했다. 엄마랑 내가 어릴 때의 이야기를 다시 해봐야겠다. 엄마가 어릴 적의 나의 손길(?)을 받으신 적이 있으셨는지 매우 궁금하기 때문에. 알아보러 가야지. 이 그림책을 읽고 다른 분들도 아이나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꼭 가져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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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가족이 함께 읽는 댄 야카리노 그림책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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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서평 #다봄 #책이사라진세계에서 #댄야카리노#김경연 #책 #디스토피아 #속도감 #디지털 #문명 #공동체 #자율성

여러분에게 '책이 사라진 세계' 라고 하면, 유토피아인가요, 디스토피아인가요?

이 책을 제공해주신 다봄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과 함께 있던 쪽지의 내용 중 하나이다. 저 질문 하나가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중학교 이후의 국어 공부와 문해력을 위해 책을 강제로 읽게 하셨었다. 책이 집에 많이 있던 것도 아닌지라 어머니께서 선택하셨던 방법은 바로 책 대여 서비스였다. 브랜드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2주에 한 번(이것도 정확하진 않다.) 5권은 책이 집 앞 문 고리에 걸려져 있었다. 책과 가까이 하는 것을 넘어 책을 나에게 들이미셨던 수준이었지만 다행히 그 강제적(?)인 방법은 나와 잘 맞았다. 보내주신 책들이 하나같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 서비스를 하면서 책을 많이 읽었고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그때 책 대여 서비스가 나와 맞지 않았더라면 평생 책을 기피하고 책의 ㅊ 자도 쳐다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된다면 책이 사라진 세계는 나에게 유토피아였을 거라고 확신한다. 다행히 지금의 나에게 책이 사라진 세계는 디스토피아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책이 사라진 세계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각자 다른 답이 나온다.

이 책을 지은 작가는 '댄 야카리노' 라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사실 작가님 책을 접한 건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가 처음이다. 궁금해서 검색해 봤더니 <나는 이야기입니다>, <폭풍이 지나가고>, <금요일엔 언제나> 라는 작품이 검색결과로 나왔다. <금요일엔 언제나> 작품은 2009년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나도 표지와 이름은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라 그런지 작가님 특유의 그림체가 작품마다 돋보인다.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건 없지만 느낌만 이야기하면) 선이 굵고 파란색을 자주 사용하며 파랑-빨강, 파랑-노랑 등 배색을 많이 활용하여 특정 인물, 사물을 부각하는데 특화된 그림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그림체가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작품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인다. 주인공인 빅스, 빅스와 사람들의 모든 것을 도와주고 감시하는 눈, 영리한 빅스 친구 쥐의 행동들이 그림체 덕분에 독자의 눈에 부각되어 작품의 몰입도를 훨씬 높여준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보통의 그림책들보단 분량이 좀 많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 장부터 그런 분량 생각은 안중에도 없게 만든다. 그만큼 속도감이 빠르고 사람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살던 빅스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스스로 혼자하는 것을 좋아하고 눈들이 다 도와주는 것을 싫어한다. 눈들을 피해 도망가던 빅스는 쥐를 만나게 되고 낯선 곳으로 떨어지는데 그 곳은 책이 가득한 세상이었다. 친구인 쥐와 책을 읽으며 여러 분야의 교양, 지식을 알게 되고 밥 먹기, 양치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율성과 해방감, '나'로서의 자아를 찾은 빅스는 책을 가지고 가족들이 있는 '책이 사라진 세계'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그림책을 읽으며 꼭 확인하길 바란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가 디지털 세계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속에서 '책' 이란 존재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진 것도 사실이다. 책은 존재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다. 어찌보면 책이 사라진 세계나 다름이 없다고도 생각한다. 그럴수록 우리는 디지털 사회에서 책의 역할에 대해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가치가 흐려지고 있는 현재의 디지털 사회에서 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펼쳐 읽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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