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가족이 함께 읽는 댄 야카리노 그림책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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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책이 사라진 세계' 라고 하면, 유토피아인가요, 디스토피아인가요?

이 책을 제공해주신 다봄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과 함께 있던 쪽지의 내용 중 하나이다. 저 질문 하나가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중학교 이후의 국어 공부와 문해력을 위해 책을 강제로 읽게 하셨었다. 책이 집에 많이 있던 것도 아닌지라 어머니께서 선택하셨던 방법은 바로 책 대여 서비스였다. 브랜드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2주에 한 번(이것도 정확하진 않다.) 5권은 책이 집 앞 문 고리에 걸려져 있었다. 책과 가까이 하는 것을 넘어 책을 나에게 들이미셨던 수준이었지만 다행히 그 강제적(?)인 방법은 나와 잘 맞았다. 보내주신 책들이 하나같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 서비스를 하면서 책을 많이 읽었고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그때 책 대여 서비스가 나와 맞지 않았더라면 평생 책을 기피하고 책의 ㅊ 자도 쳐다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된다면 책이 사라진 세계는 나에게 유토피아였을 거라고 확신한다. 다행히 지금의 나에게 책이 사라진 세계는 디스토피아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책이 사라진 세계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각자 다른 답이 나온다.

이 책을 지은 작가는 '댄 야카리노' 라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사실 작가님 책을 접한 건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가 처음이다. 궁금해서 검색해 봤더니 <나는 이야기입니다>, <폭풍이 지나가고>, <금요일엔 언제나> 라는 작품이 검색결과로 나왔다. <금요일엔 언제나> 작품은 2009년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나도 표지와 이름은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라 그런지 작가님 특유의 그림체가 작품마다 돋보인다.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건 없지만 느낌만 이야기하면) 선이 굵고 파란색을 자주 사용하며 파랑-빨강, 파랑-노랑 등 배색을 많이 활용하여 특정 인물, 사물을 부각하는데 특화된 그림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그림체가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작품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인다. 주인공인 빅스, 빅스와 사람들의 모든 것을 도와주고 감시하는 눈, 영리한 빅스 친구 쥐의 행동들이 그림체 덕분에 독자의 눈에 부각되어 작품의 몰입도를 훨씬 높여준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보통의 그림책들보단 분량이 좀 많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 장부터 그런 분량 생각은 안중에도 없게 만든다. 그만큼 속도감이 빠르고 사람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살던 빅스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스스로 혼자하는 것을 좋아하고 눈들이 다 도와주는 것을 싫어한다. 눈들을 피해 도망가던 빅스는 쥐를 만나게 되고 낯선 곳으로 떨어지는데 그 곳은 책이 가득한 세상이었다. 친구인 쥐와 책을 읽으며 여러 분야의 교양, 지식을 알게 되고 밥 먹기, 양치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율성과 해방감, '나'로서의 자아를 찾은 빅스는 책을 가지고 가족들이 있는 '책이 사라진 세계'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그림책을 읽으며 꼭 확인하길 바란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가 디지털 세계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속에서 '책' 이란 존재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진 것도 사실이다. 책은 존재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다. 어찌보면 책이 사라진 세계나 다름이 없다고도 생각한다. 그럴수록 우리는 디지털 사회에서 책의 역할에 대해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가치가 흐려지고 있는 현재의 디지털 사회에서 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펼쳐 읽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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