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인간의 행동 특성 중에 또 하나는 모든 일을 귀찮아하는 것이다. 흥미 있는 것 외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을 최대한 피한다. 이것은 약간 시간이나 에너지가 허비되더라도 사람과의 교류나 경험을 늘이는 '투자'를 하고, 그것을 통해 정보와 지원같은 '이익'을 얻는 '확대재생산형 경제학'이 아니라, '투자'를 피하고 '이익'도 얻지 못하지만 동시에 위험보담도 없는 '회피형 경제학'이라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현상 유지가 제일 안전'하다는 위험부담 회피 사상이 깔려 있다. 또한 회피형 인간의 무기력한 성향도 귀찮은 일을 피하는 행동을 가속화한다.
무기력이란 바꿔 말하면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헛되이 에너지를 사용하면 부족한 에너지가 더욱 줄어들고 만다. 현재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회피형 인간은 에너지가 부족하므로 현재 상황에 문제가 약간 있더라도, 또는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을 견디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에너지는 물리적인 에너지와 달리, 사용하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적당히 사용함으로써 다시 생겨나는 것이다. 회피형 인간의 경우 외부 자극이 부족해서 에너지 고갈을 초래한 측면도 있다. 마음의 에어지란 외부 자극과 내부의 심리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피형 인간에게 마음의 에너지가 부족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안전 기지를 갖지 못한 채, 안심하고 세상을 탐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더욱 탐색 행동을 피하며 외부 자극을 줄이기만 하면 과거의 잘못을 답습할 뿐 마음의 에너지를 늘이는 일로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위험부담을 피하고 현재 상황을 유지만 하면 마음의 에너지는 점점 더 약해지고 만다.p146-7
회피하고 있는 상황은 성 안에 갇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주위에 높은 벽을 쌓고,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곳에서 나올 수가 없게 되어버린다. 상처받은 마음이 만들어낸 공포 때문에 그 벽이 뛰어넘기 힘든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효과적인 방법은 가장 두려운 상황을 용기 내어 머릿속에 그려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처했을때 얼마나 힘든 기분이 되는지, 얼마나 슬픈 기분이 되는지를 상상하고, 그것을 음미해본다. (…)실제로 이런 연습을 하면 처음에는 괴로움과 슬픔에 압도당할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너무 슬프고 괴로워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계속 상상하다 보면 '그리 무섭지 않을지도 모른다'.'너무 무서울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p184-5
부록인 애착 성향 진단 테스트에서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심각한 '불안형 애착'과'회피형 애착' 성향을 달성(?)했다.
이런 심리학비스무리한 책들이 더이상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것을 알면서도 찾아 읽는 이유가 내 나름대로의 안전기지를 책에서 찾다보니 반복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됬으니 그나마 큰 도움이 된 셈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도 알고 답도 아는데 뭘 어떻게 할수가 없을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는 누구한테 물어봐야하는걸까?
왜겠어.... 더이상 상처받기 싫은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