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니에요. 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서 일하는 사람을 구경만 하는 것은 더 힘들어서 그래요. 더구나 노인이 일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말이에요. "

할머니는 비웃었다.

"개자식들! 내가 불쌍하게 보인다 이말이구나?"

"아니에요, 할머니, 우리는 다만 우리 자신이 부끄러울뿐이에요." P.12


"너희들은 정말 친절하구나."

우리는 말했다.

"우리는 친절하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다만 아저씨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들이니까 갖다주는 거죠.

그뿐이에요."

그는 다시 말했다.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난 너희들을 잊지 못할 거야."

그의 눈에 눌물이 고였다.

우리가 말했다.

"아저씨도 아다시피, 우는 건 소용없는 짓이에요. 우리는 절대로 울지 않아요. 우리는 아직 아저씨처럼 어른이 아니라두요."

P.30


"자, 이 돈도 가져가거라, 나는 너희들 돈까지 받고 싶진않다. 좋은 양말이나 사도록 해라. 너희들이 그렇게 필요하다니 이 장화들은 그냥 주마."

우리가 말했다.

"우리는 선물 받는 걸 싫어해요."

"그건 또 왜?"

"우리는 고맙다는 말을 하기 싫어하거든요." P.74


우리는 방으로 들어가서, 장교에게 말했다.

"정말 죽고 싶으시면 저희가 죽여드릴께요. 권총 이리 주세요."

친구가 말했다. 

"더러운 꼬마자식들!"

장교가 웃으며 말했다.

"고맙다, 너희들은 참 친절도 하구나, 장난으로 그런 것뿐이다. 가서 자거라." P.114


우리가 물었다.

"정말 죽고 싶으세요?"

내가 그밖에 뭘 바라겠어? 날 도와주고 싶거들랑, 이 집에 불이나 질러줘.

이런 꼴로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는 않으니까."

우리는 말했다.

"하지만 고통스러울 거에요"

"그런 걱정까지 안 해줘도 돼. 너희들은 불이나 질러. 너희들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니까."

"그럴게요. 아주머니, 저희는 할 수 있어요. 저희를 믿으세요."

우리는 그녀의 목을 면도칼로 그었다. 그리고 나서 군인차로 기름을 뽑으러 갔다.

두 시체와 오막살이의 담장에도 기름을 부었다. 거기에 불을 그어대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P.188



아마도 제2차 세계대전이 배경인듯하지만 명확한 날짜나 국가명이 전혀 기술되어 있지않다. 심지어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이름조차 없다.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듯이.

이 두 아이들의 캐릭터는 도대체 뭘까? 그리고 왜 쌍둥이로 설정을 했을까?

둘 은 감정이 없다.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친절히 베풀지만 그것이 과연 선행이 맞는지는 나로써는 알수가 없다. 선의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돕거나 실제로 죽인다. 문제는 그런 행동들 이후에 이들에 대한 어떠한 심리적인 묘사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쌍둥이들이 사람을 죽이거나 죽도록 돕는 일에 일말의 감정이 실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죽여달라고 부탁했으니 친절하게 죽여준다.


우리가 '잘했음'이나 '잘 못했음'을 결정하는 데에는 아주 간단한 기준이 있다. 그 작문이 진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것들, 우리가 본 것들, 우리가 들은 것들, 우리가 한 일들만을 적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할머니는 마녀를 닮았다'라고 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들이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라고 써야 한다. '이 소도시는 아름답다'라는 표현도 금지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 소도시는 우리에게는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추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P.33


하아....애들아. '우리 생각에 할머니는 마녀를 닮았다' , '이 소도시는 우리가 보기에 아름답다.' 이렇게 쓰면 그만이잖니!

그것들이 너희가 느.끼.는.진.실. 이야.

살아가는 일은 '그대로의 것들, 우리가 본것들, 우리가 들은 것들, 우리가 한 일'들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아.

형용사와 부사가 필요하다구.


상-중-하 중에 이제 상권만 읽어서 일까,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차있고, 위장은 메스꺼움으로 가득차있었다.


소 녀는 몸을 뒤집었다. 무릎을 세우고 엎드려서 엉덩이를 개에게 내밀었다. 개는 앞발 두 개로 소녀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뒷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개는 소녀의 양 다리 사이로 점점 더 비집고 들어갔고 완전히 밀착되어버렸다. 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앞뒤로 몸뚱아리를 흔들었다. 토끼주둥이는 비명을 질러대더니. 잠시 후 배를 깔고 엎드려 버렸다.P.42


그녀가 잠시 궁리하다가 말했다.

"신부님한테 가서 달라고 해봐. 내가 나의 거기를  보여주면 신부님은 가끔씩 내게 돈을 주었어."

"신부님이 너한테 그런 걸 요구했단 말이야?"

"그래 .그리구 가끔씩은 거기에 손가락을 집어넣기도 했어. 그러고 나서 내게 돈을 주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어.

그러니까 신부님에게 가서 토끼주둥이와 엄마한테 돈이 필요하다고 말해봐."P79


그 녀는 우리의 몸뚱이를 끌어안고 어루만져주었다. 그녀는 우리의 목, 팔 아래, 볼기짝 사이를 혀로 핥았다. 그녀는 의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안더니 우리의 성기를 빨아댔다. 그것은 그녀의 입 안에서 점점 더 커지고 단단해졌다. P.94


우리는 다시 잠들었다. 한참 뒤 아침 무렵에 우리는 일어나려고 했지만 장교가 붙잡았다.

"움직이지 마. 더 자."

"저희는 오줌이 마려워요. 밖에 나가야겠어요."

"나가지 마. 여기서 싸!"

우리가 물었다.

"어디서요?"

그가 말했다.

"내 위에서, 그래, 겁낼 거 없어. 싸. 내 얼굴 위에." P.110


청명한 가을날 아침에 읽기에 이 구절들은 내겐 너무 쓰고 쎘다.

도대체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소녀와 개, 소녀와 성직자, 소년과 처녀, 소년과 장교. 등등의 성적 장면들을 이리도 적나라하게 묘사한건지. 다시 쓰면서 또 소주 생각이 났다.

나는 성인들간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는 꽤나 관대한 편이다. 물론 그것은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 진다는 전제하에서만 이다.

그러나! 아이들! 아이들은 아니다. 이러저리요모죠모 뭘 어떻게 생각해봐도 소아성애자를 나는 받아 들이기 힘들다. 아이들에겐 아직 성적자기 결정권이 없는 상태가 아닌가?


아무리 전쟁중이라지만 아이다운 구석, 심지어 사람답지 않은 두 아이들의 행동에 다음 권은 읽고 싶지 않다와

도대체 이 아이들이 어떻게 되는지, 왜 이런 아이들을 그려냈는지가 궁금해서 읽고 싶다의 중간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아빠는 팔 아래 판자 두 개를 끼고 앞으로 나아가서 판자 하나를 바리케이드에 기대놓고 기어올라간다.

우리는 큰 나무 뒤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손으로 귀를 막고 입을 벌린다.

폭발음이 들인다.

우리는 미리 준비했던 다른 판자 두개와 보석이 든 마대를 들고 철조망까지 달린다.

아빠는 두번째 철조망 직전에 쓰러져 있다.

그렇다. 국경을 넘어가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누군가를 앞서 가게 하는 것이다.

마대를 쥐고, 앞서간 발자국을 따라간 다음, 아빠의 축 늘어진 몸뚱이를 밟고, 우리 가운데 하나만 국경을 넘어갔다. 남은 하나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P.219

자기들 탈출하려고 아빠를 먼저 보냈다. 으허허...

단순히 전쟁이 인간을 어떠한 극단 또는 극악에 이르게 만드는지를 이야기 하고 싶은걸까?

그리고 왜 또 한놈은 남고 한놈만 가냐구?

젠장! 짜증나는데 궁금해!!!!!!!!!!

하아....아무래도 꾹 참고 다음권도 읽게 될듯 싶다.









도서관에서 대출받았는데 마지막 표지장에 <테스>,<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 검색된 종이가 끼여있다.

어떤 사람일까 이런 책들을 찾아 읽는 그 사람은.


이럴줄 알았음 상중하 한꺼번에 대출받을껄....<찢겨진 산하> 얼른얼른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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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9-05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정말 세죠? 저도 상만 읽고 중이랑 하는 아직이에요. 한번에 읽기엔 좀 심호흡이 필요했어요. 근데 심호흡하다가 다음 권 읽는 걸 잊어버렸네요. 벌써 몇년이 지난 건지...;;;;
제가 다락방님께 선물하고 반응이 좋았던 몇 안 되는 책이 요거였어요. 상편만 읽고서 상편만 선물했는데, 나중에 다시 읽고 싶어져서 상을 다시 샀어요. ㅎㅎㅎ

아무개 2013-09-06 07:58   좋아요 0 | URL
우왓! 다락방님께 선물한 사람이 마노아님 이였어요? 정말?
정말 정말 의외인걸요!

한줄 한줄 한장 한장 이렇게 읽기 불편한 책은 아마도 제 기억에 처음인듯 해요.
니체나 이런 것처럼 어려워서 읽기 불편하게 아니라
마음이 너무 불편해요...

우야둥 이렇게 또 주말이 왔어요 오호홋
마노아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