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41일 연속 단주상태이다. 트레이드밀에서 30분 정도씩 달리기 시작한건 8월 중순부터 였는데 딱히 큰 재미를 느껴서 했던 것은 아니고 살이 너무 많이 쪄서 다이어트때문에 거의 매일 달리기는 했다. 문제는 술도 매일 마셨다는 것. 당연히 몸무게는 전혀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계속 늘어서 인생 최대 몸무게까지 도달해 버렸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마운자로 주사를 한 달 동안 맞았더니, 정말 입맛도 없고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아서 뭐든 먹고 싶지가 않았다. 심지어 '술'마저도 마시고 싶은 생각 들지 않을 정도로 주사제의 효과는 강력했다. 정신과 의사도 충분히 그런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잘한  선택이라고 했다. 엄격한 단백질 위주의 식단과 매일 공복 달리기를 한 덕에 체중은 한 달 반 만에 8kg이 빠졌다. 물론 술을 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사실 내년 대구 마라톤 대회에 10km 참가 신청을 어렵게 성공한 상태이다. 트레이드밀에서만 뛰어서는 안될 것 같아서 야외러닝을 시작 한지는 이제 4주차이다. 생각지도 못했다. 둘 사이에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 줄은...야외에서 뛰는 것이 거의 5배 이상은 더 힘들었다. 하지만, 10배 이상 더 즐거우니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40~60분 사이로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슬로우 조깅을 한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6~7분 페이스가 느린 조깅이라고 해서 그렇게 달렸는데, 달릴 때도 힘들고 하루 종일 너무나 피곤해서 정말 죽을 것 같이 힘이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페이스를 점점 더 느리게 했더니 달릴 때 기분 좋고 하루가 상쾌해지는 나만의 슬로우 조깅 페이스를 찾았다.




다른 젊은 작가 들이 쓴 책 보다 이 책이(50이후 시작하는 러닝의 모든 것) 내게는 정신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얼마전 풋살을 하다가 엄청 심하게 엉덩방아를 찢은 후에 정형외과를 가서 검사를 했는데, 허리는 통증이 없는게 이상할 정도로 디스크가 붙어 있고, 뼈 나이는 내 실제 나이보다 5살이나 많았으며, 비타민 D의 수치는 정상의 절반의 절반도 안되는 상태였다. 내 몸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늙고 병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몸 상태로 매일 술을 마시며, 젊은 사람들처럼 달렸으니 죽을 만큼 피곤 할 수 밖에...



 야외 러닝한지 딱 4주차인 오늘, 그동안은 5~6키로씩 밖에 달리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10km를 달렸다. 페이스가 거의 남들 걷는 속도이긴 하지만, 나는 이 속도로 달릴 때 행복하다. 매일 집 주변 도로만 달리다가 오늘은 신천강변로까지 달려가서 강변로의 초겨울 경치를 즐기고 산책 나온 멍뭉이들과 인사하고 수많은 젊은 러너들이 나를 앞서가게 하며 나만의 '펀런'을 했다. 


 매일 아침 눈뜰때마다 아...어제는 왜 또 쳐 마셨나, 오늘은 정말 마시지 말아야지 라는 다짐으로 시작했지만, 퇴근 할 때면 어김없이 배민으로 안주를 고르고 술을 마셨던 날들이 고작 41일 전인데 한참 전의 일 처럼 느껴진다. 요새는 오늘은 얼마나 달릴까, 어디로 달려 볼까 하는 생각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내일 뛰려면 일찍 자야지 하고 정말 일찍, 9시 이전에 잔다. 아직 달리기 중독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중독은 중독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말 조금은 이해가 간다. 


 대회에 10km 기준시간이 1시간 30분이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기준 내에는 들어 올 수 있겠지. 욕심 내지 말고, 조바심 내지 말고 하루하루 달릴 수 있는 시간, 조건, 날씨 그 모든 것에 감사하며 천천히 내 속도로 가야지. 느려도 내가 즐거우니까 그거면 된거다. 노화를 받아 들이지 못해서 한동안 마음이 좀 힘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을 달리기로 배우고 있다. 달리기를 유행시켜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목표를 정하지 않아도 그저 순수하게 달린다는 행위만으로 금세 기분이 상쾌해지고 충만해진다는 사실은 조금이라도 달려본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23


 그런데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의 분비 활동이 촉진되어 해마의 부피가 해마다 2%씩 커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러닝으로 해마의 크기를 키우면 건망증도 막고 감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죠. 또 러닝으로 화나거나 불쾌한 일을 잊을 수 있다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달릴 때 적당한 고통을 느끼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힘들거나 괴롭다고 여겼던 일을 잊게 되는 것이죠. 저도 달리다 보면 업무 고민이나 과제가 그다지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51


 지나치게 많이 달리면 신체적인 부상을 입을 뿐만 아니라 다른 탈도 생깁니다. 지금보다 약간 높게 목표를 잡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이를 먹었는데도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 하면 '실패경험'을 거듭해 자신감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의욕이 꺾여버리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적절한 거리를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낮출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월간 200km는 위험 지대, 80~100km를 지향하자. 112


 해결방안은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라는 기준으로 목표를 잡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선에 50% 정도를 더한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5km는 매일 달릴 수 있어.10km는 분발하면 할 수 있을 듯한데, 매일 한다면 괜찮을까?'하고 헷갈릴 때는 7km에서 8km를 목표로 삼아보세요, 일주일간 계속해서 해냈다면 그 목표는 애초에 50%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럴 때는 목표를 올립니다. 실제로 해보니 일주일에 절반도 채 다릴지 못한 경우도 50%가 아니었다는 듯이니 목표표를 낮추어야 합니다. 

1이나 100이 아니라 이와 같은 반복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도 현실적입니다. '목표를 정했으니 하고 말 테야' 라며 강산 의지를 불태우는 것도 훌륭하지만 50대에서 시니어로 향하는 나이가 될수록 목표는 몸에 귀를 기울이며 세워야 합니다. 고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의 '50'를 찾기 위해 일주일 단위로 목표를 유연하게 세우면 어떨까요? 132


 얼마큼의 거리와 속도가 마땅하냐고 자주 질문 받곤 하는데, 어디서 부터가 L이고 어느 정도의 속도가 S이며 얼마만큼 오래 달려야 D인지 명확하게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천천히 길게 달리는 것이 거리로 이어지므로 부담이 되지 않는 속도와 소요 시간으로 무리 없는 거리를 기분 좋게 달리면 됩니다. 134


 80세나 90세에 10km를 달린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심지어 어쩌다 있는 일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그것이 가능하다면 값진 일입니다. 10km를 달리면 고칼로리 음식도 소비할 수 있고 여행을 가서도 내 발로 가뿐히 걸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생의 즐거움이 이어지는 겁니다.  10km를 유지해도 나이를 감안하면 성장.160



근육량이 느는 속도는 그리 급격히 떨어지지 않지만, 주관적인 피로도뿐 아니라 피 검사로 근육이 얼마나 상했는지 확인하는 크레아틴포스포키나아제를 보더라도 50대의 피로 해소 정도는 40대와 확연히 달라집니다. 또 몸을 움직이면 혈중 철분을 많이 쓰기 때문에 빈혈 정도도 높아집니다. 더 나아가 60대가 되면 피로 해소 속도가 더 느려지는 데다 몸이 잘 변하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어 ‘체지방률을 줄이고 싶다‘는 숙제와 씨름하며 열심히 달려도 수치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죠. 바꾸어 말하면 신진대사가 퇴행되기 때문인데 60대는 50대보다 몸이 변화하는 속도가 도드라지게 느려지는 겁니다. - P30


‘무리하지 않기‘라는 전제가 깔린 나이라는 것도 잘 알고요, 다만 괜한 심술인지 힘을 빼도 된다는 말을 듣는 것도 달갑지 않더군요. 마치 ‘너는 끝난 사람‘이라고 하는 거 같아서요. 80대 라면 몰라도 60대에 그러면 좀....

- P38

"뇌가 지쳤다" 라고 표현하는 운동선수도 있는데, 뇌의 피로가 고스란히 몸의 피로로 이어지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피로를 발생기키지않으려면 생활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일이 아주 중요한 겁니다. 일반인분들도 마찬가지라서 생활 속 요소를 되도록 제시간에 행하고 걸리는 시간도 일정하게 하는 일이 뇌 건강에 중요합니다. - P47

심리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말하면 러닝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1‘이나 ‘0‘이라는 선택지뿐 아니라 ‘0.5‘,‘0.3‘이라는 선택지도 마련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 말자‘를 선택하는 것이 ‘0‘이지만 그러면 ‘달리지 못했어‘라는 실패 경험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그러나 이럴 때도 1시간 이내로 돌아올 수 있는 코스 등 여러모로 준비되어 있다면 ‘0.5‘라는 대안을 고를 수 있습니다. - P118

수수께끼 같은 소리지만, 오래 달리려면 ‘달리지 않기‘도 포인트가 됩니다. 휴식의 필요성 외에 그 까닭이 또 하나 있습니다. 한 종목을 지속하는 것은 정신적인 안정이나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뜻 깊은 일이기는 합니다. 다만 전신의 건강 유지를 생각할 때, 특정한 운동만 계속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걷기나 러닝은 친근한 유산소 운동의 대명사지만, 전신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흔히 ‘크로스 트레이닝‘을 장려하곤 합니다. - P1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