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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하나의 과학
마이클 패러데이 지음, 이은경 옮김 / 인간희극 / 2019년 10월
평점 :
저는 토론 수업을 시작할 때 종종 초와 성냥을 꺼냅니다.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아이들에게, 초 하나는 생각을 여는 마법의 열쇠가 되곤 합니다.
물론 처음엔 “에이, 촛불?” 하며 실망하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한 번 그려볼래? 촛불이 어떻게 타는지.”
아이들은 유치하다며 웃다가도 이내 색연필을 꺼내어 촛불을 그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이 촛불을 잘못 그립니다.
불을 붙이고 다시 보게 하자 아이들의 눈빛이 바뀝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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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왜 뾰족하게 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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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엔 몇 가지 색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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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색이 가장 뜨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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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 위는 검은데 아래는 왜 흰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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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려면 심지의 위·중간·아래 중 어디를 눌러야 할까?
아이들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말없이 노트에 자기 이론을 적어 내려갑니다.
토론 수업은 뒷전이 될 정도로, 생각에 몰입합니다.
이 촛불 실험을 하던 중, 문득 “촛불로 실험하는 책이 있을까?” 싶어 찾다가
드디어 이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마이클 패러데이의 『촛불 하나의 과학』입니다.
읽자마자 느꼈습니다.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알았을까?’
책 속에서 패러데이는 아이들과 촛불로 실험을 하며
연소, 대류, 산소, 에너지 보존까지 과학의 본질을 차근히 풀어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최근 실험 동영상을 찾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었던 장면은 패러데이도 실험했던(77쪽) 산소와 수소를 1:2로 섞은 혼합기체의 비눗방울을 터뜨리는 실험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다들 패러데이의 팬이 되었죠. 물론 영상 속 실험은 다른 분이 했지만.
만약 지금도 패러데이가 살아 있다면,
그의 실험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고 말할 아이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감동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초 하나로 시작하는 진짜 과학.
이 책은 고등학생, 예비공대생, 과학을 좋아하는 어른 모두에게
최고의 물리 입문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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