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구름을 목에 두른 늙은 소나무가 산안개 자욱 명상에 잠길 때, 주민등록증도 없는 기러기 가족이 조그만 개울가에서 늦잠을 즐길 때, 개똥지빠귀가 가장 깊은 숲속에 제집을 짓기 위해 계곡물소리를 물어 나를 때, 길 떠나는 다람쥐 부부가 하루분의 김밥을 쌀 때, 내가 사물과 연애 중일 때
그 아침은 눈이 부셔 12345가 보이지 않는다.(75쪽)
내가 사물과 연애 중일 때 그 아침은 눈이 부셔
chapter03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이다.
용기는 죽음을 죽인다. 그때 용기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희망이란 날개 달린 것
희망이란 날개 달린 것.
영혼이 횃대 위를 날아다니지.
말없이 노래 부르며
결코 멈추는 법 없이.
바람 속에서도 달콤하디달콤하게 들려오는 것.
허나 폭풍은 쓰라리게 마련.
작은 새들을 어쩔 줄 모르게 하지.
그렇게도 따뜻한 것들을.
차디찬 땅에서도 난 그 소리를 들었지.
낯선 바다에서도.
하지만, 궁지에 빠져도
희망은 나를 조금도 보채지 않네.
희망은 나를 조금도 보채지 않네
메아리처럼
그대 눈빛 속에는
감꽃 피고 지는 시간의 집이 있지.
멀리멀리 갔다가 허기져 돌아온 메아리처럼
천리를 뒤척이는 언 발의 꿈이 있지.(195쪽)
감꽃 피고 지는 시간의 집
자각의 빛은 참본성의 빛이 경험 안으로 뚫고 들어오는 것이다.
진리를 보게될 때, 경험에 대한 통찰insight이 일어날 때,
그것은 마치 빛이 투과해 들어가는 것과 같다.
통찰한다는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통찰은 깨달음을 가져다 준다.
깨달음enlightenment이란 말 그대로
빛light이 비추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무지를 보고
무지와 어두운 그림자가 깨끗이 씻겨나가고
밝음이 경험 안으로 투과해 들어옴을 본다.
이런 일을 하는 그 빛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 본성의 빛이다.
있는 그 자리의 진리를 봄으로써
우리는 실제로 존재하기를 배우며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를 배운다.
자각, 통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