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 조각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4
박서진 지음, 백대승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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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격적으로 고학년에 진입한 찬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읽으면 참 좋으련만,
추천해주지 않으면 학습만화 내지는 별 영양가 없어 보이는 만화만 끼고 있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좋은책신사고 카페에서 고학년문고 서평단 모집 소식을 접하고 냉큼 신청을 했더니
딱 찬이 연령 때 읽으면 좋을 책을
두 권씩이나 보내주신 거 있죠.

최근 학교 안팎에서의 왕따 문제가
그 도를 넘어섰고,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의 수위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지라,
시기적으로 왕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 책을 만나 찬이도
책 속으로 쏙 빠져들었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윤이서와 한주노.
성별은 다르지만 둘 다 왕따 당하는 아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6학년이 되어 한 반에서 만나게 된 두 아이는
금세 친해지게 되고,
그 덕분에 점점 밝아지는 주노 앞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이서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주노의 별명은 그림자.
그림자같은 존재는 누구도 원치 않겠지만,
의외의 사고로 아빠를 잃게 된 주노는
본인 스스로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함으로
점점 더 그림자 같은 존재로 숨어버린 듯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마음에 상처를 안은 주노를
괴롭히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살펴보는 선생님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네요.

친구에게 상습적으로 맞고 지내는데도
음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누구도 알지 못 하고,
주노 스스로 이런 폭력을 묵인하는 탓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 하며 지내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혹시 내 아이들도 말은 못 한 채
이런 일을 당하는 건 아닌지 싶기도 했고요.
아니, 반대로 누군가를 별 생각없이 저렇게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묻고 싶어졌어요.

처음 두 아이를 연결시켜 준 건 자전거.
물론 그 자전거를 타다 이서가 뺑소니 자동차에 교통사고를 당하게도 되지만요.

오랫동안 닫혀있던 마음의 빗장을 열고
새 친구와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두 아이를 보며
엄마 미소 짓게 되더라고요.
힘들 때, 우리 아이들 곁에도 이런 친구가 있기를
또 힘든 누군가에게 준이랑 찬이도 먼저 손 내미는 존재이기를 바라게도 되었구요.

이 그림 보면서 둘이서 꽃길만 걷게 될 거란 생각, 저만 드는 건 아니겠지요?

이서 덕분에 학교 생활이 달라지고
외모에서도 자신감 있고 밝은 모습을 회복해 가는 주노를 보며 너무 좋았는데,
이서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자 맘이 너무 착잡해지더라고요.

책을 읽는 고학년 어린이들도 그 순간 얼마나 참담한 심정이 될까요?

게다가 이서가 경미한 부상이 아니라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지 못 하는 혼수상태로 시간이 자꾸 가는데,
그 틈에 주노를 괴롭히던 친구들이
다시 못되게 굴기 시작하거든요.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느꼈던 주노가 눈을 돌리자,
도움을 청할 만한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고
여직 자기를 몰래 숨어서 괴롭혀왔던 친구들이
주노를 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장면들을
친구들의 도움으로 영상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

사실, 얼마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청소년 폭력 문제들도 영상으로 인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거잖아요.
그렇게 보여지고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은 또 얼마나 많을지...ㅠㅠ

그렇게 주노의 학교 생활을 힘들게 하던 아이들에 대한 진면모가 동영상을 통해 밝혀졌는데도,
가해 학생들의 부모가 학교에서 학부 총회장과 부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때도 선생님 말씀이니 그저 고분고분 "네~"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주는 작가님께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왕에 용기낸 것, 가해 학생들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필요하다면 그 행위에 적절한 처벌도 있어야한다고 주노를 비롯 친구들의 입을 통해서도 교장 선생님께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밝히게 했거든요.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은
정말 그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지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목표를 두겠지만,
학교측에서도 피해 학생 입장에 서서 마음에 난 상처가 잘 회복되어 건강한 학교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시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어른들이 눈에 보이는 지위나 경제력 때문에
합당하지 못 한 선택을 하고,
아이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따로따로인 이중성을 보일 때
왕따 문제나 학교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이 의지할 곳은 더 없어질테니까요.


퍼즐 조각을 맞추기 시작할 땐
그 모양이 그 모양 같아서
맞추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한 조각씩 맞추다 보면
모습이 갖춰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삶에 적응해 가는 것도
퍼즐이랑 비슷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왕따 문제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깊이 와 닿네요.
책을 읽으면서 지금도 혹시 이런 문제로 가슴앓이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지금 용기를 내 보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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