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셋이 만났다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7
윤희순 지음, 조아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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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나 20대 초까지만 해도 시집을 사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더 이상 시집을 찾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아이들도 동화책은 자주 읽지만 동시집은 접할 기회가 참 드물었는데,

가문비 어린이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중 윤희순님의 【드이어 셋이 만났다】를 만나게 되었지요.

 

 

 


 지은이 윤희순/ 그림 조아라

 

겉표지에 다정해 보이는 사진 속 주인공은 이 동시집을 만든 모녀 사이랍니다.

엄마가 동시집을 내고, 엄마의 동시집 발간을 응원하기 위해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딸이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그림을 그려 주었다네요.

 

 

 


 함께 하면 기쁨이 배가 되어 넘치게되는 그 어떤 만남들을 꿈꾸며

작가가 들려주는 계절의 이야기, 사람들 이야기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계절을 이루기 위해 서로 만남을 갖는 자연의 이야기 중간 중간,

외국인 근로자 이야기, 주인 없는 길고양이 이야기, 이름 모를 새까지 다양한 주인공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도 다문화 가정과 관련한 책을 읽어봤는데,

단일민족을 자랑으로 여기던 우리 사회가 이제는 늘어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을 보듬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생긴 것도, 피부색도 각각 다른 외국인들이지만,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그들의 눈물 색은 다 똑같다는 표현이

정말 동시다운 것 같아요.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갖은 자만이 동시를 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지난 주, 【드디어 셋이 만났다】 동시집을 읽고 찬이가 가장 맘에 들었던 시 하나를

따라쓰기 했더라고요.

 

 


원래는 아무런 그림이 없는 시였는데, 찬이 스스로 종이컵을 그려넣었네요.

입구쪽이 구겨진 듯 보이는 저 종이컵을 그리면서 동시 속에 푹 빠졌을 아이를 생각하니

앞으로도 동화책 뿐 아니라 이런 동시집을 많이 읽게 해 줘야겠다 싶었어요.

 

밖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가르치고 또 가르쳤지만,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로 휙~던져버린 기억

우리 찬이에게도 여러 번 있었을텐데 이 시를 읽으며 갈등하다 발견한 쓰레기통을 보며

 손이 가벼웠던 날이 생각났겠지요.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어떤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동시, 「뻣뻣한 이불」.

"취급주의"라는 글씨를 보면서 인간의 존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친구와의 갈등으로 성장통을 앓고 있는 찬이에게 들려주고픈 엄마의 메시지를

이 "취급주의"라 적힌 상자 이불이 말해주고 있네요.

 

내가 소중하고 존귀하듯, 친구 역시 너무도 귀하다는 것.

 

나의 감정과 생각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처럼, 친구의 감정과 생각 역시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

 

나를 아끼는 것만큼 타인을 아끼며 산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따뜻해지겠지요.

 

 

 아침 등교길에 애들 혼내지 않고 기분좋게 집을 나서게 하고 싶은데,

그 작은 바람이 좀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낙심하게 됩니다.

 

아침부터 무거운 아이의 발걸음,

학교에선 준비물을 못 가져 가서, 혹은 숙제를 안 해 가서, 때론 친구와 다퉈서 벌점을 받고 더 무거워질 발걸음이

너무도 선명한 그림이 되어 빈 공간 어딘가를 떠다니네요.

 

그림이 없어도 그림이 보이는 느낌이랄까요.

 

동시집을 읽는 내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메시지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가문비 어린이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았고, 읽은 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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