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로 배우는 다문화 이야기 【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

 

가문비어린이 출판사의 즐거운 동화여행 시리즈 중, 교과 연계 추천도서인 동화로 배우는 다문화 이야기

동화로 배우는 다문화 이야기 【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

 

안 그래도, 우리 교회에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다문화 센터가 있어서

다문화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한데 아이가 직접 그들과 교류해 본 적은 없어서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마음의 그릇을 키울 수 있게 해 줄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비단 베트남 뿐인가요~

통계에 따르면 농촌에서 결혼한 사람 중 36%가 외국인과 했다니,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그리고 그들이 이룬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출신국은 얼마나 다양하겠어요.

 

어릴 적부터 단일민족, 하나의 혈통 이런 말들에 자부심을 느끼고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미국이나 스웨덴 같은 국가에서는 '민족'이란 말을 아예 사전에서 없앤다는 이야기에

적잖은 도전을 받게됩니다.

 

이 글로벌 시대에 단일민족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으며, 하나의 혈통만을 고집한다는 것이

얼마나 꽉 막힌 생각인가 싶기도 하고요.

 

 


동화의 주인공은 베트남 엄마를 둔 준호입니다.

준호네 누나 표현을 빌자면 준호네 가족은 '연방 공화국'이랍니다.

준호 아빠는 한국인, 준호 엄마는 베트남 사람. 두 분 모두 재혼을 해서 새 가정을 꾸리셨는데

재혼 전에 엄마는 베트남에서 낳은 딸, 아빠는 한국에서 낳은 딸이 있었어요.

 

준호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와 연아 누나는 한국 사람이고,

엄마와 비 누나는 베트남 사람이고, 준호는 그 중간.

이렇게 세 나라가 한집에 산다고 하여 연아 누나가 연방 공화국이라고 말하는 거죠.

 

그 안에서 베트남에서 온 비 누나도, 서로 다른 혈통의 부모를 둔 준호도 정체성을 찾기 위해 갈등하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고

낯선 땅, 특히 학교라는 공간에서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되는 아이들을 보며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저 자신의 시각을 점검하게 되네요.

 

 


하얀색 아오자이를 입고 학부모회의에 참석한 준호 엄마.

앞쪽엔 한국 엄마, 뒷쪽엔 외국 엄마 마치 편가르기라도 하는 양 자리도 따로 앉아 있는 모습에서

포용해주지 못 하고 배타적이고 속좁게 구는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속상했어요.

 

외국인 부모를 가진 아이들과 자기 아이들을 분리해서 반을 다시 만들어달라는 그들의 요청은

너무나 무례해보였고요.

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세상을 가르쳐주기보다 부모 스스로 아이를 잘못된 틀 안에 가두고

무례한 말을 서슴지 않으니 그런 부모 아래서 아이가 어찌 세상을 품는 넓은 마음으로 자랄 수 있을까요?

 

 


외국인 엄마를 둔 아이들을 무시하고 괴롭히고 못된 말로 상처를 주는 아이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던 준호는 비 누나에게 베트남말로 욕을 써 달라고 부탁합니다.

 

갑 옹 텉 브이 과

안 텉 뜨떼 과, 깜 언 안.

 

누나가 쪽지에 써 준 베트남 말을 들고 동팔이와 상수가 쓴 낙서 옆에다 이렇게 쓰고 온 준호.

튀기라 놀리고, 가난뱅이다, 공부도 못 한다며 낙서로 상처준 애들에게 베트남말로 응수하고 싶었을텐데

저 말의 뜻에는 준호의 마음과 달리 너무도 평화를 원하는 비 누나의 마음이 담겨 있네요.

 

 


마음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고도 수수방관하는 담임 선생님께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데,

다행이도 이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선생님이 계시네요.

이야기 속에서 뿐 아니라 우리 실제 삶 속에서도 이런 선생님들, 이런 어른들이 좀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미제라블의 신부님을 연상시키는 엄선생님의 사랑 덕분에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던 준호 마음 속의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며 누군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엄선생님의 멋진 모습에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죠.

 

 


끝내 자신이 태어난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준호의 누나 비.

비가 쓴 동시를 읽으며 눈물이 나더라고요.

 

내 사랑 베트남

 -  by 응오꾸엔 비

 

우리 민족이 즐기는 명절을 두 가지만 쓰래요

한국에서는 설날, 추석

하지만 내 마음속에 또 있지요

내 고향의 떼뜨와 쭝투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 입었던 옷을 쓰래요

한복, 색동옷

하지만 내 마음속에 또 있지요

엄마가 입혀 주는 고운 아오자이

 

내가 제일 존경하는 인물을 쓰래요

이순신 장군과 광개토 대왕

하지만 내 마음속에 또 있지요

응오꾸엔 대왕과 김상정 할아버지!

 

내가 제일 가고 싶은 곳을 쓰래요

백두산과 금강산

하지만 내 마음속에 또 있지요

호찌민과 하롱베이 외할머니 댁

 


사과데이에 준호가 받은 사과.

준호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향수병에 걸린 비 누나가 결국은 베트남으로 떠나게 되어

왠지 섭섭함과 미안한 마음마저 듭니다.

 

"당신을 만나 기쁩니다." , "당신은 정말 친절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쪽지에 적어 준호에게 건냈던 이 아름다운 소녀를

아픔을 안고 떠나보내게 되어서 말예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좀 더 넓은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고자 한다면

부모된 나부터 열린 마음으로 다문화 가정을 바라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그런 책이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찬이는 베트남 쌀국수가 먼저 생각난 모양이에요.

아오자이와 함께 베트남 모자도 떠올랐다며 검색도 해 봤고요.

 

찬이 머릿속에 다굴, 왕따, 따돌림, 학교폭력 등이 모두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것 같은데

머리로만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을 만났을 때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가문비어린이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았고, 읽은 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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