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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말 북녘말 ㅣ 천천히 읽는 책 6
김완서 지음 / 현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통일을 위해 어린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작가는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남과 북의 차이를 알아 가자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언어 차이를 알아가는 것, 참 중요하지요.
언어 차이를 알면 생각의 차이를 좁힐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요.

얼마
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소개되면서 다시 한 번 통일에 대한 소망을 품게 되었는데요,
어릴 적 부르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란 노래가
지금 아이들에게도 애틋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지 궁금해집니다.
탈북 귀순한 사람들을 통해 북한의 실상이 많이 알려지고,
그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북녘에서 쓰는 말이 우리 남녘말과 다른 점이 참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해야만 간격을 좁힐 수 있듯,
통일을 위해서는 북녘에서 쓰는 언어를 이해해야지만 생각의 간격도 좁혀갈 수 있겠지요.

그래서
작가는 생각 좁혀가는 부분에 촛점을 맞추어 남녘과 북녘에서 쓰는 단어의 차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차례를 보니, 다른 단어들은 모두 낯익은데 유독 '딱친구'란 단어가 낯설군요.
하지만 남녘에서도 "딱 좋아!"라는 표현에서 '딱'이란 글자가 갖고 있는 뜻이 더도 덜도 부족함 없이 그 상태로 족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아
왠지 좋은 친구라는 의미지 않을까, 추측했는데
역시나 '서로 속을 터놓고 지내는 친한 동무'를 일컫는
북녘말이었네요.

작가가
금강산 여행을 갔을 적에 만났던 호텔 접대원 아가씨 김순경.
한국이라면 이름 때문에 놀림도 제법 받았을 특이한 이름이네요.
김순경을 통해 작가가 배운 북녘말 '도덕 없다'는 무슨 뜻일까요?
"싸가지가 없다"라는 남녘말을 설명하다가 버릇없고 예의 없는 것을 일컫는 북녘말이 바로
'도덕 없다' 라는 것을 배운 작가.
이후 작가는 머리숱이 없음을 놀리는 동료에게,
"에이, 도덕 없는 선생 같으니라고." 라고 활용해 보셨다는군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북녘말이 남쪽에서도 퍼지게 되고, 그 뜻을 이해하게 된다면
통일이 된 이후에도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훨씬 원활해지지 않겠어요?

몇
년 전, 신동엽씨가 진행하던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하시나요?
남한 어린이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녹화를 하고 북한 영상을 첨가하여 재미있게 편집했던 방송이라는데,
그런 컨셉으로 작가가 설정해 본 낙지와 오징어의 관계가 참 재미납니다.

오징어와 낙지의 다리 개수, 이건 남쪽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오징어 다리 10개, 낙지 다리 8개라고
답할텐데요,
낙지 다리를 10개라고 한 북녘 어린이의 답도 정답이라는
겁니다.
왜일까요?
낙지를 가리키는 동물이 남과 북이 서로 다르다는 것, 생각도 못
했네요.
오징어에 대한 풀이 역시 남북이 달라요.
작가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 구분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듯 하여 우연히 새터민을 만날 기회가 생겨
그들을 통해 오징어와 낙지의 차이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정리해 놓은 것이 바로 위 표랍니다.

갈수록
재미진 남녘말 북녘말.
'바쁘다'라는 단어에도 남북간 정의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니, 참
신기방기할 뿐이네요.
바쁘다는 단어에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 혹은 '매우
딱하다'의 의미가 담겼다니요.
이제 수능이 며칠 앞으로 다가 온 우리 고3 수험생들 바쁘더라도,
조금만 참으시라요~!!!
며칠 후면 이렇게 홀가분한 기분이 될테니까요.

시작이 반이라고, 이렇게 북녘말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부터
통일에 대한 작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