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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곰과 프리다 (양장) - 개정판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40
앤서니 브라운.한나 바르톨린 글.그림, 김중철 옮김 / 현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현북스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중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의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났어요.
그림책에 대한 강의를 두어 차례 들어 봤는데,
그림책은 아이들에게만, 그것도 유아들에게만 보여줘야할 책이
아니라
당당히 문학의 한 장르로 성인 역시 그림책을 즐길 수 있고
그 매니아 층도 꽤 많이 형성되어 있다는 말에 무척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앤서니 브라운,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작가죠.
소개나 설명이 필요없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스타일로 표현해내는 영국의 작가.
한국어로 번역된 그의 책만 하더라도 엄청나게 많아요.
한나 바르톨린은 제겐 좀 낯선 이름이다 했더니,
그가 지은 작품을 보니 아하~무릎을 치게 되네요.
<할머니 집에 갔어요>, <악어는 배가
고파요>,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 등을 만든
덴마크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더라고요.

책 제목처럼 이야기
속에는 꼬마곰과 프리다가 등장해요.
둘 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죠.
무얼 그려야할 지 생각이 많은 꼬마곰을 보니 제 모습을 보는 것도
같고,
우리 찬이의 모습을 보는 것도 같아요.
미술 시간에 어떤 주제가 주어지든 자유롭게 그리든,
저런 표정으로 고민하다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훌쩍 보내
버리고,
짧게 남겨진 시간 속에 그림을 완성하지 못 할까봐 울상을 짓기도
하고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그랬거든요.

이런 꼬마곰에게
프리다는 어떤 모양(shape) 하나를 그려서 꼬마곰에게 주네요.
제게도 저런 구세주같은 친구가 있었어요.
그림을 참 잘 그리고, 뭘 해야 할 지 모를 미술 시간에 그 친구는
언제나
머릿속에 이미 그림이 들어있기라도 한 듯 쓱싹쓱싹 그려내곤
했죠.
그런데, 꼬마곰은 저와는 좀 다른 것도 같아요.
저런 모양 하나를 툭 던졌을 때, 저라면 저걸 가지고 또 고민에
빠져들 것 같거든요.

하지만, 고마곰은 그냥 모양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남자아이로
탄생을 시켰으니까요.
우리 교회에도 딱 이런 친구 하나가 있어요.
엄마 예배 드리는 동안에 작은 종이 조각만 있어도 그걸 이젤 삼아
작품을 만들어내는 미래의 화가로,
그 아이가 언젠가 들쭉날쭉한 어떤 모양 하나를 가지고, 생각지도 못
할 멋진 그림을 완성해 낸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책을 읽으며 그 친구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이런 식으로 프리다와
꼬마곰은 모양 하나를 가지고 그림을 완성해보는 놀이를 즐겨요.
같은 모양을 가지고 수십 가지, 수백 가지의 그림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죠.
그러면서 상상력은 무궁무진하게 커질 거고요.
(다만, 그 상상력이 제게는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때로는 호주머니 속
나뭇가지도 모양놀이의(shape game) 모티브가 되기도 하네요.
벌레같기도 한 저 나뭇가지가 멋진 나비로 변신을 하다니...
완전 신기하죠?

책 말미에서 프리다와 꼬마곰은
"이제 네가 이 놀이를 할 차례야" 라며 책을 읽은 사람에게 놀이를
권해요.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듯도 하고, 뭐 그렇게 구체적으로 혹은 대단한
그림 솜씨를 필요로 하는 것 같진 않은데
오늘은 저도 아이들이랑 도전 한 번 해 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