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아바타 햇살어린이 30
김보름 지음, 조에스더 그림 / 현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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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북스 햇살어린이 30 <생각 아바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것 같아요.

아니, 어쩜 아이들 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성인들도 해당되는 문제겠지요.

 

책 표지에 적힌 글귀를 읽어주면서 준이에게 이 책을 권했더니,

한 시간 여 만에 완독을 하네요.

(혹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너무 쉽게 되어 평소보다 책 읽는 속도가 당겨졌나 했는데,

제가 읽어보니 실제로 책장이 참 휘릭~휘리릭~ 잘 넘어가더라고요. )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생각을 해 준다...?

 굉장히 매력적인 제안 같지만, 그 결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내게 치명적일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쉽게 유혹에 빠지지 않을거예요.

물론 주인공 승우는 그런 결과까지 생각해 볼 수 없는, 생각하는 일 자체가 너무 귀찮았던 아이였기 때문에

아바타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게 된 거였지요.

 

 


 세상에서 생각하는 일이 제일 싫은 승우는

 하필 깐깐하기로 소문난 담임선생님을 만나 생각 숙제 앞에서 한없이 작아집니다.

 

일 주일에 두세 번씩, 정해진 주제에 대해 생각을 발표하기로 하지만,

승우에겐 이 생각을 정리해 노트에 써 가는 숙제가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

 4학년 3반의 '생각 먹통'이 되어 버렸죠.

 

 


 집으로 돌아가 밀린 생각 숙제를 하기보다

 여느 때와 같이 컴퓨터 게임을 선택한 승우에게 누군가 채팅을 걸어 옵니다.

그렇게 승우와 생각 아바타의 만남이 시작되었어요.

 

생각 아바타 아르콘을 만난 승우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이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만, 과연 계속 그렇게 좋을 수 있을까요?

 

 

 


 몇 초만에 자신을 대신해 생각 숙제를 해 주던 생각 아바타가

어느 날 가상세계를 빠져나와 승우의 눈 앞에 나타나더니, 생각 대결을 제안하고

대결에 진 승우는 아바타 대신 가상 세계에 갇혀 버리네요.

 

어차피 아바타와 첫 만남부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승우가 가상세계에 갇혀버리고 아바타가 승우의 자리를 빼앗아 버리는 설정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되던 일이예요.

 

성인이 된 저 역시 생각할 일이 너무 많거나, 뭔가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 내 대신 생각해 주길, 결정을 내려 주길 바랄 때가 있어요.

책 속에 등장하는 승우와, 역시 아바타에게 모든 생각을 대신하게 했던 유슬이 뿐 아니라,

정말 모범생으로 비춰졌던 공부 잘 하는 재범이까지도

스스로 생각하는 게 싫어서 생각 아바타의 도움을 받았다는 설정은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 생각하기 싫어하는 게 보이니까요.

어느 강의에서 들은 건데, 사춘기 때 생각하는 뇌 부위가 덜 자란다고 하더라고요.

 

 


 생각하는 게 귀찮을 때마다 생각 숙제 뿐 아니라, 심지어 생일에 무슨 선물을 받으면 좋을까 라는 질문까지

생각 아바타에게 물었던 승우가,

아르콘을 대신해 가상세계에서 생각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쯤되면 승우 역시 가상세계를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예상되지 않나요?

 

 


  에너지레벨이 만렙되는 순간 더 이상 아바타로 존재할 필요없이

모니터 밖으로 탈출이 가능해지겠다...이런 추측 저만 한 거 아니죠?

 

 

 가상세계 탈출에 성공한 승우와 재범이의 대화내용을 보며

이 두 아이들의 결단에 무한 응원을 보내고 싶어집니다.

 

사실, 요즘 들어 부쩍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 준이가

오늘은 온라인게임이 하고 싶어 pc 방에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집에서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웹툰을 보고 그러는 게 거슬렸는데

그것도 부족해 온라인게임을 하겠다니 엄마의 폭풍 잔소리 안 할 수가 없었지요.

 

그랬더니, 스마트폰 처음 사용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초기화를 시켜버리는 거 있죠.

휴대폰으로 게임하는 동안 전두엽 부분이 전혀 활성화되지 않는 걸 어느 강의에서 본 적이 있어서

이야기 속 아이들처럼 생각할래야 생각이 안 되는 그런 상황으로 치닫게 될까봐

무척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

오늘 준이의 이런 각오와 결단에 쌍수 들고 환영하고 싶네요.

 

치기어린 반항이 아니라,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 전화기 용도로 사용하고

말그대로 스마트하게 필요한 기능을 취해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고요.

 

 

주인공 승우가 4학년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사실 저학년 아이들이 읽어도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1,2학년만 되어도 인터넷 검색이 무척 자연스럽게 되는 요즘 아이들이니까요.

글밥도 많지 않은 편이라 찬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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