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 추운 겨울날 밤, 우동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눈물과 웃음의 감동 스토리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이가혜 그림 / 청조사 / 2015년 3월
평점 :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몇 년 전, 대학로에서 보고 온 <우동 한 그릇> 공연은 여전히 가슴 따뜻하게 하는 감동 스토리로
맘 속 깊이 남아 있었는데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라도 좋아할 공연이라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을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참 좋았답니다.
http://blog.naver.com/ayoung916/30172865003
제가 보고 온 공연도 구리 료헤이의 원작을 읽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된 연극이었는데요,
우동집 주인 아저씨 역할을 맡으신 굵은 베이스 음의 배우 목소리와
우동집 주인 아줌마 역할의 낭랑하고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여전히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답니다.
정말 맛깔스럽게 책 한 권을 낭독해 준다는 느낌으로 보고 왔던 공연이었죠.
아이를 키우면서 저 역시도 제가 어릴 적 경제 상황과 지금 제 아이의 생활 환경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끼고
그때의 정서에 비해 지금 아이들은 너무나 풍요로운 환경 가운데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통해 가난의 미학을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되지 않나, 하는 기대도 됩니다.
워낙에 <우동 한 그릇> 이야기가 단편에 가깝기 때문에
이 책 한 권에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네요.
모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고,
요즘 강조되고 있는 인성 부분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 대해 배울 수 있기에
세 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훌쩍 자라게 될 듯 해요.
공연장에서 보았던 북해정의 풍경을 지면으로 다시 보니 참 반갑네요.
가난한 세 모자가 섣달 그믐날 북해정이란 우동집을 찾아요.
밤이 늦어 가게를 정리하려고 하는 찰나, 북해정을 찾은 세 모자는
우동 일인분만 주문해도 괜찮겠느냐고 묻죠.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인연, 그냥 공짜로 삼인분 주면 안 되느냐고 묻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주인 아저씨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안 돼. 그렇게 하면 오히려 부담스러워서 다신 우리 집에 오지 못할 거야."
그쵸. 그럴 수 있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상대에겐 상처가 되고 마음이 불편해질 수도 있기에
사려깊은 북해정 주인 부부는 삼인분을 주는 대신 몰래 반 덩어리를 더 얹어 주는 아량을 베풀죠.
티 나지 않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다워,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맘 먹게 되는 구절입니다.
어느 해, 쥰이 학교에서 썼다는 글을 북해정에 와서 읽어 주는데
주인 내외를 걷잡을 수 없이 눈물 흘리게 만들었답니다.
그 중 잊혀지지 않는 구절을 적어 볼게요.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힘들어 보이는 손님에게
'힘내세요! 행복하세요! 라는 말 대신 마음을 진심으로 담아 '고맙습니다!'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일본 최고의 우동 가게 주인이 되겠다고." 』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말은 주인 내외가 우동을 먹고 가게를 나서는 세 모자에게 매 해 건네던 인사였거든요.
어렵고 복잡한 말도 아니고, 그저 누구에게건 건네는 단순하고 평범한 인사였는데
사람의 진심은 통한다고, 쥰과 시도로 형제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돕는다고 발 벗고 나서지만 정작 그 사람을 돕기 보다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나의 만족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랍니다.
<산타클로스>라는 이야기 속 주인공 역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겐보오 라는 어린이인데요,
자신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친구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보여 주지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 하고 사는 아이들이 참 많아 보이는 요즘,
아이들에게 지금 나의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 지 다시 깨닫고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네요.
전체적으로 그림이 이야기 못지않게 따뜻하답니다.
전면에 걸쳐 그려진 이런 그림들이 매 이야기마다 곳곳에 등장하기에,
어린 아이들 앉혀 놓고 읽어주기에도 참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글밥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2~3학년 정도라면 혼자서 읽을 만도 하고요.

산타할아버지가 나에게 늦게 오신 이유는,
내가 다른 어린이들보다 행복하기 때문이라는 겐보오.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얼마든지 불평하고 짜증낼 만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말로
엄마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네요.

정, 배려, 친절...
이런 단어들은 스스로 겪어 보아야지만 어떤 건지 알게 되는 추상적인 단어들이죠.
그런데, 이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이런 단어들에 대해
저마다 어떤 느낌인지,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만들어 주는지
어린 아이들이라도 깨닫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참 따뜻하고 행복했어요.
지금 내 곁에 있는 아이들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하고요.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