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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9 - 악마의 통조림 ㅣ 구스범스 9
R. L. 스타인 지음, 이원경 옮김, 이영림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구스범스 9권 <악마의 통조림>

용기가 up되는 책 구스범스 시리즈.
책 표지엔 용기가 up된다고 써 있긴 한데, 우리 준인 이 책 읽고서 심장이 쫄깃거렸다고 하네요.ㅋㅋ
어릴 적에 준이 엄마는 탐정소설, 추리소설에 심취하여
이 오싹오싹한 기분을 즐기곤 했는데요,
사실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 꽂혀(그건 주로 탐정 쪽이었지만) 범인의 흔적을 더듬어 쫓아가다보면
마치 범인이 지금 내 곁 어딘가에 있는 것만 같아 가슴이 어찌나 콩닥거리던지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몇 군데에 이런 문구를 적어 놨더라고요.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읽지 마시오!
경고 문구를 보니 왠지 엄청 오싹오싹한 이야기가 기다릴 것 같은 지,
우리 준이 긴장 200% 했습니다. ㅋㅋ

구스범스는 R.L.스타인이란 작가가 쓴 책인데요,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어린이에게 오싹함을 선물하는 사람"이라고 했네요.
9살 무렵 타자기를 가지고 놀면서 이야기를 짓기 시작한 R.L. 스타인.
우리 준이는 사실 그보다 더 일찌기 이야기를 짓기 시작했는데,
워낙에 에너지도 많고 좋아하는 게 많은 아이라 글쓰기를 꾸준히 하진 못 하고 있어요.
구스범스 시리즈는 1992년에 출간되었고, 이 책은 스타인을 전 세계 32개국에 널리 알려진 스타 작가로 만들어 줬대요.
30여 년 동안 100권이 넘게 출간되었고, 미국에서 TV 시리즈로 제작돼 3년 동안 방송이 되었다니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 지 느껴집니다.

열 두 살 에반은, 원치않게 고모할머니 댁에 맡겨집니다.
마녀 같은 고모할머니 댁에서 지내던 중 우연히 발견한 악마의 통조림.
바로 이 책의 부제죠.
사람을 삼켜버릴만큼 커지는 악마의 초록색 피, 에반은 과연 이것을 피할 수 있을까요?

일단 책을 펼쳐 든 준이, 표정은 짐짓 여유있는 척 하지만,
엄마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준이 가슴은 두근 반~세근 반이라는 걸...
겉보기와 달리 준이는 겁이 많은 편이거든요.
특히 밤에는 깜깜한 게 싫어서 불을 켜 놓고 잠들기가 일쑤고,
할로윈 때는 분장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괜찮다고 무섭지 않다고 달라는데도
유령의 집에 못 들어가는 거 있죠.


11년 만에 다시 만난, 에반의 기억에서 이미 가물가물해진 고모 할머니는
작고 연약해 보이는 백발의 노파가 아니었어요.
우람하고 억세 보이고 어깨가 넓은데다가 키까지 큰...(아, 준이 엄마 비주얼과 너무 흡사합니다.
)
그런 분이었네요.
앗...그런데 첫 만남에서 저 피가 뚝뚝 흐르는 칼을 들고 나오는 건 뭔가요?
벌써부터 긴장을 시키는건가 했더니, 쇠고기를 자르고 있었다는 할머니의 대사.


여기 있기 싫다고," 날 두고 가지 말라"는 에반을 두고 떠나 버린 엄마.
그나마 투덜이(에반이 키우던 개)를 두고 가신 건 얼마나 다행인지.
스포를 살짝 흘리자면...결국 투덜이 때문에 에반이 목숨을 건지게 되거든요.

초록색 물질 다음으로 보게 된 그림이 바로 이 빨간 머리 새러베스였어요.
삽화 몇 개만 보더라도, 이걸 영상으로 만들면 매 장면 장면이 얼마나 손에 땀을 쥐게 할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책이 주는 재미 또한 무시 못 하죠.
그림이 없는 곳에서도 글을 읽으며 각자가 서로 다른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보고,
머릿속에선 자신만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고 있을테니까요.
준이에게 에반과 같은 경험은 없었지만,
엄마 아빠를 떠나 집 밖에서 며칠씩 지냈던 적은 있었어요.
그 중 담력훈련 코스가 있었던 캠프를 다녀온 후 들려주던 준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 순간은 우리 준이 마음도 에반처럼 긴장되고 떨리고 그랬겠지요.
가뜩이나 긴장하면 손에 정말 땀이 많아지는 아인데...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그냥 설정인 거라고 말 해 줘도 소용없음을 엄마도 압니다.
감정이입이 100% 200% 되었기 때문에
설정이라도, 그게 책에서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더라도
준이는 온 몸으로 받아들였던 거지요.

현재 고릴라박스를 통해 우리 나라에 출판된 구스범스는 총 10권!
TV 드라마도 예고편이 있듯, 구스범스 책에서도 다음 이야기 미리 엿보기가 있네요.
5 페이지 밖에 안 되는 분량이지만, 이만큼 읽고나니
다음 이야기 안 궁금해질 수 있나요~~ 

초등 고학년 아이들 중, 이 책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서우면서도 궁금한...?
준인 무서운 걸 왜 되새기게 하느냐며 정색을 하더라고요.

책 표지에 써 있는 '용기' 라는 게 어느 정도는 UP된건지,
저도 좀 궁금하네요. 하하.

*비룡소 연못지기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