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8월 3주

매 작품마다 연기 변신을 시도해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배우들이 많다.  

하지만 특정 캐릭터를 주로 맡아 그 분야에서 1인자가 되는 배우들도 많은데  
예를 들어  바보연기, 불륜남, 악역 전문 같은 배역들이 그렇다
.  

주로 주인공보다는 조연들이 맡게 되는데, 때로는 주연보다 더 많은 환호와 갈채를 받게 된다.  
그건 그만큼 뛰어난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몰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캐릭터 전문 연기가 아니라 기술과 결합해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가는 배우가 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앤디 서키스 이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모션그래픽이 포함된 영화에 가장 중요한 인물로 자리 잡은 앤디 서키스는
어떻게 보면 억울한 점도 많을것 같다.  

왜냐하면 분명 영화에는 출연하는데 스크린엔 자신의 얼굴 대신 골룸,킹콩,유인원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진실된 연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영화는 더 빛이났고 캐릭터는 힘을 얻었고 
관객은 앤디 서키스라는 배우를 알게되는 행운을 얻게 됐다. 
 앞으로는 또 어떤 캐릭터로 우리를 설레이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반지의 제왕 -  골룸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을 꼽으라면 난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골룸을 선택할 것이다.  
호빗, 레골라스, 요정, 아라곤, 간달프 등 멋진 캐릭터들 속에서 추악한 모습과 탐욕으로 가득찬 골룸은 단연 충격이었다.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큰 눈과 몇가닥 붙어있지 않은 머리카락, 앙상한 몸과 구부러진 허리는 한때 인간이었다는걸 의심케 할 만큼 무서운 모습이었다. 거기다 반지에 대한 큰 소유욕과 사악함은 위험하고 믿을수 없는 존재로 만들었고 덕분에 반지원정대의 모험은 더 흥미진진해 졌다. 골룸이 없는 반지의 제왕은 상상할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 골룸은 모션 캡쳐 기술을 통해 완성이 됐는데 이 기술은 그 동안 여러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긴 했지만 《반지의 제왕》의 골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실제로 살아있는 인간처럼 풍부한 표정과 근육의 움직임은 실제 배우가 연기했기 때문에 더 실감났는데 앤디 서키스가 바로 그 주인공 이었다.  

처음엔 골룸의 성우 역할로 오디션을 봤던 앤디 서키스는 감독의 제안으로 골룸을 연기하게 됐고 4년간 외로운 싸움을 해야했다. 혼자만 전신타이즈를 입고 골룸을 상상하며 연기를 하는게 보통 힘든일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새로운 영역의 연기를 만들어냈다. 《반지의 제왕》의 후속작《호빗》에서도 골룸으로 출연한다고 하니 우리는 또 한번 그를 만날수 있게 됐다.  

  

 

 

  킹콩 - 킹콩/럼피

 

 

 

어린 시절《킹콩》에 완전히 사로잡힌 피터 잭슨은 자신이 좋아하는 이 작품을 리메이크해 새롭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캐스팅 했는데, 가장 중요한 배역인 고릴라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문제였다.  


CG기술은 더욱 발전했지만 배우들이 연기하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킹콩의 습성과 행동을 잘 이해하는 배우가 필요했다. 그리고 두말 할 필요없이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완벽하게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낙점됐다. 이번에도 앤디 서키스는 킹콩처럼 소리 지르고 행동하며 똑같이 표현했고 덕분에 같이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훨씬 편하게 연기 할수 있었다.  

킹콩 역할을 위해 르완다 까지 가서 고릴라의 습성,행동 양식,17가지에 달하는 발성법까지 공부한 앤디 서키스의 열정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더 발전된 기술이 더해져 진짜 킹콩이 살아있는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됐다. 보너스로 앤디 서키스는 배의 요리사 럼피로 깜짝 출연했는데 1인2역인 셈이다.

피터 잭슨과의 인연은 킹콩으로 이어졌다. 앤디 서키스에게 완전히 매료된 피터 잭슨은 다시 한번 그에게 모셥 캡쳐를 부탁하게 됐고 결과는 또 한번 성공적이었다. 앤디 서키스는 배의 요리사 럼피로 깜짝 출연해 자신의 얼굴을 내보였으니 1인2역인 셈이다.

 

 

 

 

 

  혹성탈출 - 침팬지

 

 

최근 개봉작《혹성탈출》은 우리에게도 낯익은 제목이다.  
무려 43년동안 여러 편의 영화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시리즈는 다시 한번 만들어져 관객들앞에 선보이게 됐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은 이유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특수효과가 한 몫 했는데 인간이 침팬지의 지배를 받는다는 내용은 충격과 함께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뒤엎으며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인간과 가장 닮은 유인원들이 반기를 들어 인간에게 똑같이 복수하는 내용은 언제봐도 섬뜩하다.  

이번 영화도《반지의 제왕》,《킹콩》을 담당한 웨타 디지털이 기술을 맡게 됐는데 피터 잭슨 감독이 운영하는 디지털 그래픽 스튜디오로 《아바타》로 이름을 더 알리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도 앤디 서키스가 유인원인 시저 역할로 다시 한번 모션 캡처 연기의 달인임을 입증했다.  웨타 디지털과 작업한지도 10년이 되어가고 이젠 익숙한 연기 방식이니 그 보다 더 잘 해낼 배우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앤디 서키스는 2012년 런던에 캡처 연기 전문 스튜디오‘ The Imaginarium’ 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모션 캡처를 연구하고 경험하고 개발할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배울 인재들도 양성하고 싶다고 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더 많이 알리고자 하는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모션 캡처의 달인 앤디 서키스의 또 다른 연기 도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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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ydick 2011-09-01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읽고 갑니다. 모션캡쳐 연기 전문 스투디오라... 기대되네요.

상우 2011-11-0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진좀 빌려가도 될까요? 빌려간 사진은 교육과학기술부 대표블로그인 '아이디어 팩토리' 의 글에 쓰여지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