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1주

 

 

 

 

 

 

 

집행자- 사형집행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다 

사형제도를 생각할땐 사형을 당하는 당사자만 생각했었지 사형집행관을 생각하진 못했다. 사형을 집행할때 5명의 집행관이 버튼을 동시에 누른다고 한다. 죄책감을 조금은 덜으려는 의도이리라. 그만큼 사형집행은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와 아픔을 동반하는 일이다. 내 손으로 살아있는 인간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재소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알아온 교도관으로서는 차마 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물론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사형수를 용서하기란 힘들다. 아무리 종교의 힘으로 새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피해자의 가족이 용서를 해준다고 해도(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인간으로서 할수없는 짓을 저지른 범죄인은 그만한 댓가를 받아야 한다는게 옳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형제도에 대해선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사형수가 무죄로 밝혀진 경우에는 사형제도에 대한 회의가 생기기도 한다.  

재소자들과 장기도 두며 가깝게 지내는 교도관, '짐승은 강한 놈에게 덤비지 않는다'고 가르치는 교도관, 그리고 신참 교도관이 사형을 집행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오늘 출근하면 3명을 살인해야 한다'고 표현한 영화의 내용이 인상깊다. '3명을 사형집행' 하는게 아니라 '살인'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악인이라도 한 생명이 꺼져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 심장이 딱딱하고 기계가 아닌 이상, 그러니까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면 분명 견디기 힘든 시간일 것이다. 

아무래도 감상적으로 영화를 볼수밖에 없을것 같지만, 다시 한번 사형제도에 대해 이 사회가 이야기 할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데드맨 워킹- 사형제도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길일까? 

사형제도에 관한 영화 하면 이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수잔 서랜든도 멋진 연기를 선보였지만 숀펜의 소름끼치는 연기,눈빛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기전에는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쪽에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은 폭넓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죄를 전혀 뉘우치지 않고 강하고 도전적인 눈빛을 보내던 매튜가 마지막에 사형장으로 끌려갈땐 약하고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때 보인 숀 펜의 연기가 인상깊어서 가슴이 더 아팠다.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고 살고싶어하는 사형수와 그의 마지막을 지켜볼수밖에 없는 수녀. 오랫동안 잊지못할 장면이다.  

그는 무죄가 아니다. 명백히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고 뻔뻔하게도 무죄를 주장하며 사형만은 피하려고 애썼다. 그로인해 고통받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이 상세히 나오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영화는 사형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과연 사형만이 최선의 선택이고, 정의를 쟁취하는 길인가 하는건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사형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행복해질수 있을까? 글쎄..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것 같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사형수와 마음을 나눈, 조금 감상적인 이야기 

책보다 더 감상적인 이야기가 되버린 영화. 개인적으론 책의 날 선 느낌이 더 좋았던것 같다. 강동원,이나영의 꽃미모도 영화를 아름답게만 포장했다. 어린시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사는 여자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사형수가 된 남자가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여자는 창살없는 감옥에서 삶을 포기하고, 남자는 감옥에서 죽음을 피하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 다르지만 많이 닮은 두 사람.  

처음엔 서먹서먹하고 마음을 통 열지 못하는 두 사람이 나중엔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고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남자의 마지막 순간, 천이 남자의 머리를 덮은 순간 내뱉은 한마디는 극적인 순간을 살짝 깨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강동원이기에 용서가 된다고 할까..아무튼 남자가 사형을 받게 된 이유가 조금은 안타깝고(친구의 죄까지 뒤집어 썼으니) 아쉬웠다. 만약 그가 돈이 많아 유명한 변호사를 구했고(데드맨 워킹의 매튜도 비슷한 처지였던걸로 기억한다.) 삶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면 사형은 면했을거라 믿는다.  

비록 약간의 억울한 면은 있지만 그래도 남자는 죄가 있었다. 해서는 안 될 짓을 했고 벌을 받는다. 하지만 사형제도를 다룬 영화가 그렇듯, 사형을 집행하는 과정을 보는건 그리 유쾌하지 않다. 마치 내가 그 사람을 벌주는 것 같은 죄책감과 아픔이 느껴진다. 강제로 생명을 끊는것만큼 충격적인건 없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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