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자야!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0
에드 비어 지음,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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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상 순하고 여린 7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너무나 자주 들리는 반갑지 않은 세상 소식을 듣고 보며 우리 아이가 밖에 나가 치이지는 않을까... 또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평범한 엄마예요.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아들과 많이 닮은 사자 친구를 만났어요.

시를 짓고 우주를 꿈꾸며 '새록새록 생각 언덕'에 올라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사자, 바로 레나드예요. 

"사자는 으르렁!
사나워야 한대요."

오리를 잡아먹고 으르렁! 사나워야만 사자인 걸까요? 

마음을 쿵! 치고 가네요.
어느 순간 우리 아이에게 넌 남자니까 씩씩해야 해!
사내녀석이 허구한 날 눈물이야!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또 저래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의 타고난 성정을 잘라내고 사회적인 틀에 맞춰 키우는 건 아닐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네요.

그래서 엄마, 아빠들도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게 중요한가 봅니다. 
부모가 달라져야 아이들의 삶도 함께 달라질 테니까요.

아, 한가지 정정해야겠어요. 
저는 세상 순하고 여린 7살 남자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구요.

마지막으로 '나도 사자야'에는 정말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가득해요. 
마치 의성어, 의태어 꽃밭에 와있는 기분이예요.

나풀나풀, 깨득깨득, 꽈악꽈악 가르릉, 또렷또렷, 갸웃갸웃, 파릇파릇...

소리내어 읽으면 레나드와 함께 등에 닿는 햇볕을 느끼며 풀밭을 살랑살랑 걷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말로 옮겨주신 서남희님 최고예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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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 사춘기 수업 시리즈
오승현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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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
오승현 지음
생각학교 출판

part1. 들어가는 글

몇 해 전 중1 남자아이들 반을 맡은 적이 있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은 내가 쓰는 기본적인 용어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 또한 아이들이 나를 찾아와 하는 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답답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실제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본적이 있었다.
칠판에 ㅂ ㅅ 초성을 주고 아이들에게 생각나는 단어를 순서대로 적어보라고 했다. 아이들이 적은 단어의 목록은 길어야 10개, 대부분은 5-6개 정도 적었고 놀랍게도 절대다수의 아니 거의 모든 아이들의 첫 단어는 ㅂ ㅕ ㅇ ㅅ ㅣ ㄴ... 이었다. (하긴 매일 쓰는 말이니 제일 먼저 떠오를 수밖에)

고등학교에서 근무했을 때이다. 영어지문을 읽고 해석은 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는 다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어떡하면 아이들의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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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각 장의 처음은 표제어를 만화로 표현하였다. 각 장마다 대표적인 표제어는 대략 5개이고,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일상속에서 많이 접했던 어휘들의 정확한 의미와 함께 어원을 맥락속에서 제시하였다.
필요시 영어, 한자어의 설명을 곁들여 해당 어휘의 이해를 도와준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소챕터의 마지막 부분이었다.
조금 더 많이 살고 사춘기를 먼저 겪은 인생의 선배로서 주는 작가의 작은 조언과 위안.
호르몬이 미쳐 날뛰는 사춘기의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아직 관계가 서툰 이들을 위해 관계를 형성하는 법, 마음(화)을 다스리는 법, 다름을 인정하기 등 사춘기 아이들이 실제로 놓여있는 상황에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나 역시 위로를 받았고 좀더 너그러운 어른이 되고 싶어졌다.

part3. 특히나 좋았던 부분

✔️ 프롤로그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 17쪽 실수는 창피한게 아냐
✔️ 75쪽 선의가 모든 것을 허용해주진 않아
✔️ 228쪽 다른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지평을 넓히는데 있어 도움을 받길 기대합니다.
좋은책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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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 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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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_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사회 계급, 정치 문화, 불평등, 가족과 친밀한 삶 등을 주로 연구해왔던 제니퍼 M. 실바가 이번에는 펜실베니아 무연탄 지역의 한 카운티, 콜브룩(Coal Brook, 취재원의 신원을 보호하고자 이 곳을 익명으로 칭했다.)으로 향했다. 다양한 인종의 100여명의 탄광촌 노동자(남성, 여성, 그들의 자녀들)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 정치적 소외, 그로 인한 정치적 성향(어느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혹은 정치적 무관심), 그리고 그들의 고통의 경험을 따뜻하지만 명료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위주의 제도를 비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불신한다거나, 부모와 자식세대 모두 민주당원이지만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도 하고, 자식을 지키기 위해 엄마가 한 선택이 아들에게는 최악의 결정이 되는 등 모순된 행동과 결과들이 지금 여기 내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층을 대변하는 보수당에게 표를 던지는 아이러니함을 보며 책장을 쉬이 넘길 수도 없었다.


어느 때보다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인종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격차를 줄이고 갈등을 완화하겠다고 선거철마다 (그 계급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정치인들은 목소리를 드높이고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대변하는 그 (노동)계층의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오히려 노동 계급의 단합을 막고자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백인의 분열을 조장하고 라틴계 노동자들 의도적으로 배제시켜오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도된 소외와 차별속에서도 그들은 빚을 내서라도 학위를 따거나 안정된 직장을 위해 노력하며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삶을 꾸려나간다. 저자는 '말 없는 이들에게, 심지어 일부러 스스로 말문을 닫은 사람들에게도 주의 깊게 귀 기울여야 한다는 요청'(47쪽)을 함으로써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이고 진정으로 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기억해야 한다.
그곳엔 마약 중독, 폭력, 범죄, 대책없는 임신과 출산으로 얼룩지고 푸드 스탬프를 기다리는 무기력한 사회의 골칫거리가 아닌 존중받아 마땅한 인간들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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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금봉 지음 / 좋은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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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과모서리를닮은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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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
#서평


제목, 지은이, 표지그림.
이 삼박자가 어울려 엄청난 포스를 뿜어대는 책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다.
늘어진 흰 티를 입은 여자가 세상 편한 자세로 기대어 앉아있다.
광? 모서리? 모서리를 닮은 여자라... 성격이 까칠한가? 또 광은 사람인가?

이것은 모서리를 닮은 여자와 특별한 남자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의 가능성이 있어 과감히 생략)

아, 모서리는 상징과 비유가 아닌 말 그대로 탁자의 모서리이다.

여주(설휘/서리)는 탁자의 모서리를 닮았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탁자 말이다. 로맨스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탁자의 모서리를 닮은 여주가 있었던가?

남주(운)는 흰 얼굴에 큰 키, 태평양도 품을 어깨를 지녔다. 여주와의 첫 만남에서 처음으로 그녀에게 건넨말이

"잘 봐요, 닮았어요."
...
"자 이렇게 밖에서 보면 화가 난 것 같고, 이렇게 안에서 보면 슬퍼 보이죠?" (25쪽)

그래도 서리는 운이 좋단다. 관계의 시작에 앞서 더하고 빼며 계산기부터 두드리는 요즘시대의 사랑과는 운을 향한 서리의 사랑은 무모하리만치 절대적이다. 운을 향한 서리의 사랑은 문득 <창세기/9와 숫자들>의 한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그대는 내 혈관의 피
그대는 내 심장의 숨
그대는 내 대지의 흙
그대는 내 바다의 물
그대는 내 초라한 들판
단 한 송이의 꽃
그대는 내 텅 빈 하늘 위
휘노는 단 한 마리의 신비로운 새...“

창세기/9와 숫자들 중에서

서리와 운 외에도 이 이야기에는 시소, 일복, 이여사 등의 주변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이한 이름만큼 독특하고 사연 많은 캐릭터들이다. 마치 그 시절 우리를 설레게 했던 웹소설 재질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여 사랑 이외에도 직장 내 갈등, 이혼과 재혼 등 우리가 보편적으로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다뤄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함께 울고 분노하게 하며 웃게 만든다.

'처음은 누구나 힘들고 낯선 법이다. 그게 사랑이든 이별이든 죽음이든 생명이든 말이다.' (196쪽)

이들은 함께하면서 삶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낯설고 힘든 일들로 상처 난 마음과 몸을 보듬어간다.

소설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로맨스인 만큼 달달했던 구절 몇 가지 소개하며 감상평을 마친다.
(잘 기억해뒀다 써먹어보시길)

"내일 아침 태양을 보고도 오늘 같은 생각이 또 들면... 내일 또 올 거야. 잘 자, 서리." (62쪽)
"비싼 지우개가 지난 것처럼, 완벽하게 안녕." (126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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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산타 뽑기 2 - 선물 대소동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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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나보나 선물을 더 좋아하는 거 같다니까."(11쪽)

"웬 눈이 하루도 안 빠지고 오는 거야? 이놈의 눈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어요. 하루라도 눈 없는 곳에서 살아보면 좋겠네." (11-12쪽)

최전방에서 꽁꽁 언 손을 녹이며 쌓이고 쌓인 눈을 치우는 군인이 한 말이냐고요? 아닙니다.
바로 <내 멋대로 산타 뽑기2>의 툴툴 산타가 하는 불평이지요.

<내 멋대로 산타 뽑기1>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훔쳐가려는 악동 너구리와 그것을 지키고 되찾으려는 툴툴 산타의 고군분투기인데요. 이 책의 차별적이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위에서도 소개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호호호~ 자애로운 산타할아버지의 전형에서 벗어난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츤데레 산타라는 점, 그리고 산타의 조수로 루돌프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새로운 모습을 지닌 등장인물 및 플롯, 이야기 곳곳에 사랑스러운 그림은 우리 아이의 상상력을 확실하게 자극하네요.

"내년에는 꼭 선물을 차지하고 말겠어..."(85쪽)라는 너구리의 말은 또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돌아오겠다는 <내 멋대로 산타 뽑기3>편의 예고장인가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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