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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 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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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_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사회 계급, 정치 문화, 불평등, 가족과 친밀한 삶 등을 주로 연구해왔던 제니퍼 M. 실바가 이번에는 펜실베니아 무연탄 지역의 한 카운티, 콜브룩(Coal Brook, 취재원의 신원을 보호하고자 이 곳을 익명으로 칭했다.)으로 향했다. 다양한 인종의 100여명의 탄광촌 노동자(남성, 여성, 그들의 자녀들)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 정치적 소외, 그로 인한 정치적 성향(어느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혹은 정치적 무관심), 그리고 그들의 고통의 경험을 따뜻하지만 명료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위주의 제도를 비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불신한다거나, 부모와 자식세대 모두 민주당원이지만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도 하고, 자식을 지키기 위해 엄마가 한 선택이 아들에게는 최악의 결정이 되는 등 모순된 행동과 결과들이 지금 여기 내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층을 대변하는 보수당에게 표를 던지는 아이러니함을 보며 책장을 쉬이 넘길 수도 없었다.
어느 때보다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인종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격차를 줄이고 갈등을 완화하겠다고 선거철마다 (그 계급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정치인들은 목소리를 드높이고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대변하는 그 (노동)계층의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오히려 노동 계급의 단합을 막고자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백인의 분열을 조장하고 라틴계 노동자들 의도적으로 배제시켜오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도된 소외와 차별속에서도 그들은 빚을 내서라도 학위를 따거나 안정된 직장을 위해 노력하며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삶을 꾸려나간다. 저자는 '말 없는 이들에게, 심지어 일부러 스스로 말문을 닫은 사람들에게도 주의 깊게 귀 기울여야 한다는 요청'(47쪽)을 함으로써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이고 진정으로 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기억해야 한다.
그곳엔 마약 중독, 폭력, 범죄, 대책없는 임신과 출산으로 얼룩지고 푸드 스탬프를 기다리는 무기력한 사회의 골칫거리가 아닌 존중받아 마땅한 인간들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