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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ㅣ 아르테 미스터리 15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7월
평점 :

마흔이 된 대학 동창들이 함께 하는 여름 휴가라는 설정이 나에게는 참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비슷한 나이의 여자들이라면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 비슷한 심리상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케이트가 겪는 한순간 한순간의 감정이 모두 내 마음처럼 잘 와닿았다. 그래서 600쪽이 넘는 책이지만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케이트와 로언, 제니퍼, 이지는 대학 입학 때 만나 함께 지낸 친구이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그때만 해도 우리 네 사람이 본질적으로 다 같은 존재인 줄 알았따. 시작점이 같고, 같은 대학에 다니고, 미래에 대한 같은 희망과 꿈을 품으며 그저 삶이 우리 앞에 펼쳐지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우리 모두 원하는 바가 같았다."
23쪽
이런 감정때문에 대학생일 때는 서로 모든 것을 나누고, 공유한다. 비슷한 시작점의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20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많이 달라져있다.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다보면 함께 만났을 때 서로 비교가 되기도 하고, 20년 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주 각별한 네 명이었을지라도.

친구들과 오랜만에 프랑스에서 가족들과 함께 일주일간 여름 휴가를 같이 보내기로 한다.
이야기의 화자인 나는 '케이트'이다. 그녀는 남편 숀에게서 최근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외모에 신경을 쓰는 등. 그래서 남편의 휴대폰 잠금해제패턴을 유심히 관찰하였고, 오늘 남편이 휴대폰을 방에 두고 가서 열어 보게 된다.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열어보지 말았어야할까, 그래도 모른체 지내는 것이 나았을까. 사실을 알았으면 남편에게 물어봤어야할까, 케이트처럼 모른척 있어야할까. 케이트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게다가 내 친구 중에 한 명일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하게 된다. 눈앞에는 사랑하는 딸 루시와 아들 대니얼이 행복한 휴가의 첫날을 보내고 있다. 케이트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도 없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갈등하고 있다.
화려한 별장으로 초대한 로언일까, 예전에 숀과 사귀었던 제니퍼일까,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해주지 않은 내 잘못인걸까라고 생각하는 케이트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케이트의 심리 묘사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나라면 어땠을까를 계속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일주일간, 프랑스 별장에서라는 제한적인 상황과 정말 서로를 믿고 의지하던 친구들을 의심하게 된다는 설정이 이야기를 더 긴장감 있게 만들어주었다. 작가의 말에서 다음 작품 소개를 해주는데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