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모비 딕처럼 많이 들어보아서 읽지도 않고 읽은 듯한 착각을 하는 책이 종종 있다.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744쪽이라는 분량과 함께 심오한 철학을 담은 내용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최근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 우영우에 언급되었고, 스타벅스의 유래가 되었고, 버락 오마바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효시이자 시대를 앞서나간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즘 시대에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현대 지성의 모비 딕은 흑백의 판화 삽화가 있어서 이야기의 상황을 좀더 실감나게 느끼게 한다.

이슈메일은 고래 잡이를 하는 포경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에이해브 선장은 항해에서 흰 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는다. 고래에게 복수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음 항해에 나서고 드디어 흰 고래를 발견하여 공격하지만 배는 소용돌이에 휩쓸려 침몰하고 이슈메일만 살아 남는다. 옮긴이의 해제에 따르면흰 고래 모비 딕은 종교적으로 보면 고래의 모습으로 나타난 하나님이고, 신화적으로 보면 흰 고래는 사람을 죽이는 악, 에이해브는 괴물에 맞서는 영웅이라고 한다. 심리적으로 보면 개인의 트라우마, 사회적으로 보면 잘못된 사회제도의 상징이다.

허먼 멜빌은 고래로 인해 난파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모비 딕을 썼지만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외면 받았다고 한다. 가난으로 힘들게 살다가 자식들에게도 무책임한 아버지로 여겨졌던 멜빌의 삶에 대해 읽고 나니 <모비 딕>을 통해 그가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 한 번더 생각하게 된다. 이런 대작은 여러 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우주가 산업이 되는 뉴 스페이스 시대 가이드
켈리 제라디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윰터 / 2022년 8월

 

"우주가 산업이 되는 뉴 스페이스 시대 가이드"

얼마전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발사되는 장면을 보면서 환호했던 기억이 있다. 지구에서의 삶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나라마다 우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평범한 우리도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우주산업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책은 보통의 여성이 우주비행사가 되기 까지의 과정을 기록해 놓은 책이다. 저자인 켈리 제라디는 영화를 전공한 컴퓨터 게임 개발자가 되었다. 우주산업이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게 되면서 그녀에게도 우주비행사의 길이 열렸다. 지금은 시민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국제우주과학연구소의 연구원이다. 우주복을 입은 인간 시험체로 참여하여 우주 시대를 살고 있는 자신의 삶을 최대한 이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우주시대에 과학자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같은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한다. 우주선 발사에 필요한 로켓은 비행 후 폐기하는 일회용이다. 그래서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2천만 달러라는 자금이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들도 우주여행을 즐기려면 비용을 낮춰야 한다.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도움말을 읽어보면 저자가 우주 분야의 인사이더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 자세히 나온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미국이 아닌 한국에 사는 내가 우주비행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가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을만큼 우주산업이 발전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우주 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지구에서의 삶은 유효기간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주 정착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가까운 미래든 먼 미래든 언젠가 우리의 지구가 생명체를 지탱하는 것을 멈추거나, 인간이 이 행성을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 것을 우리는 압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니 마음이 참 무거워지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주 산업의 발전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대장장이 왕 1

대장장이 왕 1 - 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ㅣ 대장장이 왕 1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태초에 신이 있었다. 신은 대장장이 왕에게 창조의 능력과 함께 단 하나의 금기를 내린다.

인간만은 창조하지 말 것!"

<대장장이 왕> 1권이 출간되었으니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의 내용이 무척 기대된다. 청소년 문학으로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읽을 수 있을만큼 엄청난 세계관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만큼 좋아한 시리즈라서 허교범 작가를 기억한다. 스무고개 탐정이 작가님의 첫 장편이라고 하니 엄청난 상상력을 가진 천재 작가가 아닐까? 1권은 대작의 시작으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까만 바탕에 '최초의 대장장이 왕 이후로 300년이 지났다...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는 심오한 문장 몇 개를 만나고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읽어보면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와 상황이 꽤 재미있다. 

제국의 서쪽 끝에 있는 작은 나라 이름은 스타인이다. 레푸스 스타인은 스타인 왕의 유일한 자식으로 오줌 세 방울 왕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대장장이 왕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황제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 바로 대장장이 왕이다. 그는 대장장이 신의 선택을 받은 자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대장장이 왕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대장장이 왕이 공석이 되고, 황제는 평화조약을 만들기 위해 대장장이 왕의 사제들을 만난다. 

오세란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오랜 집중을 필요로 하는 작품보다 한정된 시간 내에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독자를 위해 대부분의 청소년 문학이 단편집이나 앤솔로지로 출간된다고 한다. 대장장이 왕은 긴 호흡으로 다음 편이 출간되기를 기다리며 읽어야 하는 시리즈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초몰입 공부법

초몰입 공부법 - 결과로 승부하는 확실한 공부 전략을 세우다
민상윤 지음 / 라온북 / 2022년 9월

너무 다양한 입시 전형이 있어서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어렵다. 그래서 유용한 공부전략을 알고, 적용해보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공부법에 대한 책을 가끔 찾아서 읽어보게 된다. 물론 읽고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몰입 공부법의 저자 민상윤님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독학 삼수를 통해 입학했다. 그리고 재수학원에서 수험생들을 가르치며 학습법에 대한 상담을 하였고, '미라오마의 수능 블로그'를 운영하며 수험생 칼럼을 작성하였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많은 수험생들의 공부법에 관한 고민을 한 경험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하니 전문 입시 케어 컨설턴트의 조언을 책 한 권을 만나볼 수 있다. 

남들이 좋은 공부법이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 잘 맞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성공한 공부법을 참고하며 그들의 의지와 실천력을 보고 자신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 '공부법' 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1장은 공부를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공부하는 시간이 아니라, '몰입하는 시간'이다. 무조건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수험생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들은 공부량보다 효율성과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2장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를 다룬다. 나의 부족함을 찾고,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해온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충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 경험을 통해 공부법을 찾는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았을 것이다. 3장은 성공 계획표를 만드는 원칙, 생활 패턴 만드는 방법, 주의력 관리법을 말한다. 4장은 공부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이고, 5장은 다시 한 번 몰입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한다. 스스로를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은 긍정적인 선순환을 가져오고, 내적 자신감을 갖게 만든다고 한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조절하고, 계획한대로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성공적인 학습으로 연결된다는 말이다. 

아이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은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마음가짐을 다지고, 몰입하여 공부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사계절 홈스토랑

사계절 홈스토랑 - 보통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계절의 요리
이혜영(루루흐) 지음 / 책밥 / 2022년 9월

"보통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계절의 요리"

보고만 있어도 상큼한 계절의 기운이 담겨 있는 요리가 가득한 요리책이다. 제철 음식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는 저자는 제철 식재료로 조금은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 식탁에 올리는데 그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나는 식재료를 사용하여 만들 수 있는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제철 재료라서 구하기 쉬운 식재료인데 새로운 조리법을 통해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음식으로 탄생한다.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라 아이가 책을 먼저 넘겨보더니 이것 저것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다.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지만 생으로 먹거나 나물 정도 외에는 괜찮은 레시피를 찾지 못했는데 다양한 샐러드, 구이, 무침 요리가 있다. 초록, 주황 알록달록한 색깔을 보면 하나씩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각 계절 제철 재료의 종류와 함께 에피타이저, 메인 메뉴, 사이드 메뉴, 음료와 디저트 이렇게 4가지로 구분하여 요리를 정리해 놓았다.

블루베리 클라푸티는 여름철 레시피로 소개한다. '클라푸티'는 프랑스의 디저트로 타르트와 케이크의 식감을 갖고 있다. 블루베리, 달걀, 설탕, 바닐라 익스트랙, 생크림, 우유, 밀가루 약간만 있으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재료를 사용하면 된다. 만드는 법을 사진으로 정리해 놓아서 보면서 만들 수 있다. 책에 나온 레시피를 이용한 음식을 세트 메뉴로 구성해 놓은 부분은 상차림을 할 때 유용하다.

제목처럼 이 건강하면서 아름다운 음식들은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조금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책을 주방에 두는 것만으로도 왠지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