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토커 - 달짝지근함과는 거리가 먼 영화 같은 인생이여
최광희 지음 / 마카롱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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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처럼 멀티플렉스가 창궐하기 전, 대부분의 개봉관은 표를 사고 입장하면 1층에서 바로 상영관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상영관 주변 로비를 어슬렁거리며 영화 시작 시각을 기다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극장 문을 나서며 바라보는 하늘의 느낌, 그 사이 달라진 공기의 냄새 같은 것이 영화만큼이나 소중한 또 다른 문화적 행위의 일환으로 느껴졌다.  

-이제 영화는 여운과 추억, 삶에 대한 성찰을 선사하는 문화적 매개체가 아닌, 오로지 효용 가치로만 평가받는 상품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 작년엔 인사동 낙원상가에 있는 헐리우드 극장에도 몇 번 가봤고 , 내가 좋아하는 극장은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다. 편리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멀티플렉스를 찾겠지만

정말 이 부분을 읽다보니 영화란 딱 그 2시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선 접속을 피카디리 극장에서 보고 바로 옆 커피숍 2층에서 광장을 내려다보는 묘미를 예찬했는데 정말 지금은 영화가 쇼핑몰 상품 중 일부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씁쓸해진다.

러시아는 화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극장이 꼭 1층에 위치해있다는데, 우리는 꼭대기층까지 쇼핑몰 안을 휘감고 돌아야만 영화를 보고 , 돌아올 수 있게 됐다. 

그 무뎌진 감각 속에서 우린 영화의 어떤 면을 보고 또 마음 속에 담고오는 걸까. 그 여운이 식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누가 천박한 것인가? -네티즌들은 영화와 관련해서는 기사와 홍보를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종류의 영화 관련 기사를 홍보 마케팅과 동일시한다는 말이다. -인터넷 언론은 무작정 보도자료를 베껴 쓰는 것으로 생존을 도모해왔다. 그것을 보아온 관객은 기사를 '적정한 거리 두기' 를 전제로 한 공정성과 객관성의 산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 책에선 예시로 영화 <박쥐> 의 송강호 성기노출을 다뤘다.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평을 보고 싶은 대중들은 늘 자극적인 기사들만 볼 수밖에 없었다.

여배우가 어느 수위까지 벗었느니, 그걸 놓고 파격적 자극적 충격.. 뭐 갖가지 요란한 수식어를 붙여서...

나는 이런 식으로 영화 홍보를 하는 게 영 꼴뵈기 싫어서 잘 보지도 않고, 자꾸 이런 기사가 나오면 아예 영화가 노출 얘기 말곤 별 볼일이 없나 싶어 관심을 끄곤 했다. 

그 중 하나가 <은교> 였다. 김고은이 얼마나 벗었는지에 대한 얘기만이 쏟아져나와 내심 불쾌했지만, 사실 영화와 크게 상관없는 얘기였던 것 같다. 

 

일 때문에 영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기자들이 배우나 감독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여러 차례 본 일이 있다. 처음엔 사회자가 준비한 질문을 듣고, 나중에 기자 질문 시간이 있는데 별로 질문 없이 흐지부지 끝날 때도  있고, 기껏 하는 질문들의 수준도 그리 높지는 않았다. 뻔한 질문과 뻔한 답들...

오히려 손수 찾아보는 일부 네티즌들의 소감이 더 참고가 되는 판이니.. 기자분들, 너무 자극적으로 제목 뽑아서 조회수 올리려는 생각보다는 정말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을 위한 기사를 써주셨으면 한다

 

 

# 이 시대의 대중 관객들은 너무나 쉽게, 그리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또는 영화가 낯설다는 이유로 그 고유의 가치와 상관없이 영화를 쓰레기 취급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이미 본 관객들의 별점이 어느 정도나 영향을 주는가? 난 사람들이 난해하다며 점수를 짜게 준 영화를 재밌게 본 경험이 몇 번 있어서 크게 휘둘리는 편은 아니지만 확실히 별점이라는 건 영화에 대한 '첫인상' 같다. 별점이 낮으면 일단 재미없는 영화인가 싶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위험한건지, 또는 무식하게 단순한건지 새삼 느끼게 됐다.

이명세의 <M> 을 예로 드셨는데 나도 그 영화가 너무 난해해서 보다 그만 뒀는데 - 이명세 감독이 추구하고 시도했던 것들을 '재미없다, 어렵다, 난해하다' 라는 이유로 얼마나 깔아뭉개버렸는지..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고 나의 단순한 생각에 깊이 반성하게 됐다.

 

물론 우리가 돈 주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즐거움을 받아가는게 당연하지만 작품마다의 고유한 스타일과 예술적 시도, 생각들이 내 기호에 맞지 않다고 해서 나쁜 영화! 라고 평하는 게 얼마나 예의없는 짓인지... 앞으로 영화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조금은 더 겸손해질 수 있을 것 같다..

 

#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은 다양성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한국영화를 사랑해달라고 읍소하는 영화인들은 미국에서 온 저 영화와 일본에서 온 이 영화, 태국에서 온 그 영화도 한꺼번에 사랑해달라고 말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좋은 영화를 사랑해달라고 말해야 한다. 한국 영화가 침체에 빠진 것만큼이나 좋은 영화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해야 한다. 개선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투쟁해야 한다.

 

->고개를 백만번 끄덕이며 읽은 대목이다. 조금만 박스오피스 순위에 한국영화가 없으면 침체기라고 호들갑을 떨다가 또 흥행하면 부흥기니 부활의 신호탄이니 난리법석...

한국영화가 사랑받는 건 좋은데- 모든 한국영화가 다 사랑받고 주목받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다른나라 작품이 한국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없다.

정말 우리나라는 영화의 다양성이라는 걸 느끼기가 힘든 것 같다. 서울 사는 나도 이럴진데 지방은 어떨것이며 ... 변변하게 개봉도 못해보고 다운로드를 통해서나 볼 수 있는 영화들도 너무 많다.

조금만 게으름 피우면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좋은 영화들 ... 안타깝다고 느낀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런 점은 잘 개선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cgv 를 점령하고 있는 도둑들, 광해, .. 뭐 이런 영화들이 오랫동안 걸려 있는 걸 나도 꽤 씁쓸하게 쳐다봤었다. 물론 이 칼럼을 통해서 개선되진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영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마 <피에타> 도 외국에서 수상하지 않았다면 조용히 묻혔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어 이 참에 보자! 하고 <좋지 아니한家> 를 봤는데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가 흥행성이 뒤처진다는 이유로 많이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웠다.

 

 

잡지 읽듯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시간이 조금 걸렸던 건 중간중간 내가 못 본 영화들을 다시 챙겨보면서 봤기 때문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가 느껴졌고 그래서 그가 언급한 영화들은 왠지 꼭 봐야 할 것 만 같았다. 혹은 봐놓고서도 알쏭달쏭했던 영화에 대해 가이드도 되어주는 것 같았다. 

때론 가볍게- 또 때론 묵직하게... 영화 전반에 대한 시각이 처음 기대만큼이나 조금 넓고 여유로워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이 책을 읽으니 조만간 날씨 좋은 날 극장에 찾아가 영화를 보고, 그 여운을 간직한 채 집에 와서 느낌을 정리하고 2시간이 아닌 꽤 오랜 시간 영화가 내게 미친 영향 아래에 있어보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든다.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진지한 태도 하나하나가 모인다면 우린 좀 더 손쉽게 좋은 영화를 많이 접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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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하프 위크 - 개정판 에디션 D(desire) 3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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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가혹한 믿음을 선택할 수 있는가?

-그가 나를 사랑하는 한 나는 구원된다.

 

무슨 사이비 종교에 빠진 여자의 말 같지만

9주 반 동안 한 남자를 만났던 여자가 한 말이야.

뉴욕에 사는 똑똑하고 젊은 여자가 어느 새 자기 할 일을 모르고 갈팡질팡 하게 될 때...

그는 차갑고 차분한 목소리로 할 일을 말해줘.

 

꼭 거미줄에 묶인 벌레같이 여자는 한 번 빠져버리자 어쩔줄을 모르는데

남자는 너무 아무렇지 않고, 당당하고, 더 끌어당기지.

여자는 남자가 시키는 걸 하지 않을 수 있고, 아니다 싶으면 영원히 떠날 수 있었는데

짐가방을 싸고, 택시를 부르는 남자의 다리를 붙잡고 울었어.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고 말이야.

 

원래 나쁜 걸 빨리 배우듯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행동들도 그랬던 것 같아.

이 남자와 함께 있을 땐 평소의 내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 엄청난 자극은 쉽고 빠르고 깊이 중독 되고 어느 새 원래의 나는 없어지고 있어.

날 이렇게 만든 그에게 점점 집착하고 있지만  바보같은 짓이지...

내가 떠나도 그는 다른 여자를 쉽게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들일거야.

그리고

나는 이미 침대에서 남자에게 받을 수 있는 자극의 한계를 맛봤기 때문에...

"남은 문제는 내 감각의 온도 조절기가 망가졌다는 점이었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내 몸이 다시 미지근한 정도를 넘어서게 될지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솔직히 감정이입을 하기가 겁날 정도로 이 남자는 여자를 변태적으로 다뤄. 하지만 이 남자는 이미 익숙한 듯 여자 마음을 아주 맘대로 갖고 놀지... 그래서 빠져들면 답이 없어. 

늦은 밤 무심히 말한 블루베리를 사오거나 , 아팠을 때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남자의 모습은 그래서 무서울 정도였어... 이건 진심이 아니라 길들이는 것의 하나였잖아...  

 

누구나, 어떤 특별한 자극이나 (특히 性적인) 또 다른 내가 나타나길 갈망하고 있는 걸까?

나의 몸과 마음을 흔드는 대상이 언제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일 거라고... 속단할 수 있을까?

사람의 몸을 길들이다보면, 결국 정신까지 마비시킬 수 있는것일까?

 

느닷없이 이 남자가 나타나고, 하루 이틀... 사랑을 나누다가

불현듯 미친놈이라고 욕 한 바가지 퍼부어주고 귀싸대기 날릴 여자가 몇 명이나 될지 궁금해졌지.  

혹은 이렇게 가학적인 게 아니라도... 남자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해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여자들을 볼 때가 있어... 그 경우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빠진 사람이 손해야... 그걸 깨닫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물론이고.

 

 

그와의 만남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불량식품" 이라고 말하겠어.

맛있지만 몸에 나쁜...

피해야 하지만 피하기 쉽지 않은 것...

자극과 이성 사이에서 인간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갈등하고 속고 속이며 살아가겠지.

 

다들 어떤 불량식품을 곁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너무 자극적이고 일탈된 것은 몸에 안 좋아...

정신줄 놓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나는 피하려고 노력할 것 같아.

그리고 노력에 따라서 피할 수도 있다고 믿고 싶고.

 

그 강렬하고 짜릿하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쾌락의 끝은... 이 책을 본 것으로 대신해도 충분해...

굳이 나도 빠져보고 싶진 않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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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군인 - 가장 슬픈 이야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5
포드 매덕스 포드 지음, 손영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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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작품인데 여러 추천서, 필독서 리스트에 많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자신의 얘기를 편하게 들어달라고 말한다. 

자기는 이렇게 슬픈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 소설은 기승전결이 명확한 형식이 아니라

정말 누군가가 해주는 얘기처럼 두서없이 진행된다. 

말을 하다가 잘 설명을 한 건지 되짚어보고, 더 보태기도 하고, 빠진 게 생각나면 다시 돌아가서 말하기도 하고... 그러듯이. 

 

그래서 처음에는 책 읽는 속도가 영 더뎠는데 어느 순간 이 책에 푹 빠져들게 됐다. 

 

 

# [ 사람들은 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까?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모두 있는데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라 뭔가 다른 걸 갖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여러분은 그 이유를 이해할지 몰라도 나는 전혀 모르겠다]

 

각자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것을 누리면서 사는 세상이 과연 있을까, 하고 묻는다. 

책 후반부 쯤 나오는데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원하는 것을 못 갖고 어긋한 상태에서 하는 말이다. 

미치도록 원했던 무언가가, 놀리듯이 쏙 빠져나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 있고- 혹은 저 멀리 날아가 있고.... 

자신의 손엔 뭔가 엉뚱한 게 쥐어져있다. 

인생은 대체 왜 이런것일까... 

특히 사랑이란 더 그런 것이다...

 

신분, 성격, 종교, 외모, 나이... 이런 게 적당히 잘 어울리는 남녀가 적당한 타이밍에 만난다는 게 쉬운일일까? 그런 남 녀가 서로 영원히 사랑한다는 게 쉬운 일일까?.... 

 

# [사랑이 이루어지면 남자는 적어도 어느 기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는 연인에게서 용기와 힘을 얻고, 고독에서 해방되며,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얻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치 태양이 해시계를 지나가듯이 이런 것들은 서서히 사라진다. 슬프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책 속의 페이지가 신선함을 잃고, 아름다운 모퉁이가 너무 많이 돌아서 그 매력을 잃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정말 슬픈 내용이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드디어 어떤 여자가, 아니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지. 어떤 남자든 살다보면 그의 상상력에 봉인을 찍는 여자가 나타나 최후의 봉인을 찍는 순간이 온다. 그 사람은 더는 여행을 떠나거나 배낭을 메지 않을 테고, 그런 장소나 생활에서 영원히 은퇴할 것이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을 때

살다보니 처음의 뜨거웠던 감정이 식는다는 것

그리고 남자, 혹은 여자가 다시 다른 사랑을 찾아 눈을 돌린다는 것...

 

# [그녀는 인생이라는 것이 아내를 배신하고 싶어하는 남편들과, 결국 남편을 되찾고 싶어 하는 아내들의 끝없는 양성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결혼에 대해 그렇게 서글프고 소박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남자는 때때로 탈선하고 무리한 짓을 저지르며, 외박하고 발정기를 겪는 일종의 짐승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쉽사리 끝내지 못하고 괜찮은 척... 그 끝이 어딘가 한 번 보자는 식으로 주인공 부부는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이어나간다. 

벌써 끝났지만... 

남 앞에 그런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도 없고 

여자는 남자가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 믿는다. 

남자도, 여자도... 서로 너무 다르면서 소통은 단절되어 있고 각자의 고집은 너무나 세다. 

 

사랑이 변할 때... 우리는 종교나 신분, 남의 이목등을 앞세워 그 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애를 써야 하는걸까?

누군가 나가떨어지기 전에... 파멸하기 전에

퇴색되고 빛바랜 사랑은 빠르게 정리하고 서로 원하는 사랑을 찾아 하루빨리 떠나야하는걸까? 

 

글쎄, 지금도 영국 기득권층의 이런 문명을 빙자한 오만함? 고집?... 같은 것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걸 갖고 싶은 플로렌스 같은 사람과, 그걸 천박하게 여기는 구교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고 셔틀콕처럼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이...  

 

1904년부터 9년동안

특유의 영국 구교-신교 부부의 모습과 그걸 바라본 미국인 남자의

가장 슬픈 이야기...

시대와 배경이 주는 독특함과 인간의 사랑을 깊이있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왜 우리는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하는건지.

인간탓인지, 운명탓인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각 캐릭터들마다 충분한 개연성을 주어서 누구도 욕할 수 없고 탓할 수 없다... 그저 타고나길 저마다 다르게 타고났기 때문에-

전개가 좀 복잡하긴 하지만 굉장히 짜임새 있어서 읽다보면 그 매력이 충분하다!!

묘사도 아름다웠고...

 

추천할 만한 좋은 고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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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 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찌질하지만 효과적인 솔루션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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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연예부 기자.  
거친 언론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 그녀의 노력에 우선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는 사실 조직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내 마음대로 일하고 놀고...
윗사람한테 압박을 받기는 커녕 나 하고싶은 대로 하느라 내가 많이 괴롭힌 것 같다...
어쨌든 못 마시는 술 억지로 마실 일도 없었고, 퇴근할 때 눈치 본 일도 없었다.
나는 안정된 생활보다는 베짱이 인생을 택했던 것이다.
사람은 다 각자고, 절대가치가 있는 게 아니니까...
각자의 장단점은 각자 판단하기로 하고...  
 
아무튼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수많은 직장인들이  대단해보였고
그들의 세계를 조금은 엿보고 이해한 기분이 든다.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은 풀린 듯 하다^^
 
이 책은 20대 후반,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알차게 들어있다.
여러 상황들이 정말 현실적이고 깨알같아서!!
어떨 땐 개콘 보다 더 큰웃음 나온 적도 있고
은근히 이 분이 독설을 하시더라...ㅋㅋ 내 게으름에 많이 뜨끔했다.
그리고 나름 실용서 같았다.
이제 사회초년생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누구보다 글쓴이가 뼈저리게...ㅋ 경험한 것들을 솔직하게 충고해준다.
 
여자들끼리의 뒷담화, 연하와의 연애, 성희롱, 한국을 뜨고 싶은 마음, 돈 많은 남자 만나서 시집이나 갈까, 독립, 반려동물 키우기, 점점 각박해지는 인간관계, 친구고민 등...
 
여러 사연들은 많이 와닿았고 공감도 갔고 재밌었다.
 
독립하고나서 사표를 쓰고 싶을 때마다 월세 때문에 참았고
그 참고 참은 시간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주었다고 했을 때...
꽤나 편하고 , 그래서 나태한 내 자신이 어찌나 부끄러워지는지...
 
하지만 뭔가 위로가 필요하다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다.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바로 책상 없어지는 살벌한 세상...
자아찾기고 뭐고
라인 잘 타고, 틈틈이 자기계발도 하고-
아무쪼록 내가 임신을 해도 잘릴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축하를 받을 수 있도록!!
글쓴이는 더욱 채찍질을 한다.
그게 현실이라면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사표를 던질까 말까 게속 고민하는 여자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자신만의 답을 조금은 쉽게 찾지 않을까 싶다.
자극도 되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와 공감도^^;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글쓴이의 노력은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의 길을 열심히 가야지.
모두들 파이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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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바이블 - 대한민국 대표 연애 컨설턴트 송창민이 제안하는 완벽 연애를 위한 A TO Z
송창민 지음 / 해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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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는 애인이 없습니다~

무적의 솔로부대죠!! 그냥 웃고 넘어가긴 했지만 아마 계급이 꽤 높을 것 같다는...

 

나이가 들자 왜 혼자인데도 외롭지 않은지... 커플들을 봐도 별로 부럽지가 않은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제일 큰 것 같은데 

이 책의 저자도 연애에 있어서 '자아계발' 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더라구요. 

내가 날 초라하게 느끼고 자신감이 없다면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제가 그 상태인 것 같습니다... 

현재 제 상태에 대해 체크하면서 반성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훗날 애인이 생긴다면 이렇게 해줘야겠다 상상도 하게 되더군요!  

 

싱글에게 들려주는 연애전략부터, 관계를 오래 유지시키는 방법까지

저자는 꽤 성실하게 연애에 대해 많은 걸 알려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구체적인 예시까지 들어가면서요...

사랑하면 원래 유치해지는 거라지만 사실 조금 손발이 오그라들때도 있었어요...ㅋㅋ 

아무튼 전체적으로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땐 서로에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는 영화관은 피하라

-카페에 앉을 땐 창가를 피해라...(역시 창밖으로 시선이 분산되니까)

-커피에 어울리는 코코아가루나 시나몬가루를 챙겨줘라.

-데이트에 이상적인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은 할리스커피더라~

 

등등...

 

뭐 편지쓰는 형식부터 헌팅할 때 유의해야 할 점까지!!

또 상황에 따라 되새겨봐야 할 질문- 은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 동안 연애에 대한 이론은 저도 저 나름대로 많이 알고 있었던 모양인지...

무릎을 탁! 칠 만큼 새로운 정보? 나 그런 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다이어트나 연애나 몰라서 못하는 거 아니듯이요...

 

 

그래도 남녀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책의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있다면 괜한 오해를 사는 일이나 , 서로가 싫어할 말이나 행동을 많이 자제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

책을 다 읽곤 이 책을 언젠가 생기게 될 애인에게 선물해주려고 마음 먹었습니다.ㅋ

이 책에 담긴 내용들 곳곳에 코멘트를 달아서

나는 이런 걸 좋아한다, 대부분 여자들이 이런 걸 좋아한다고 하지만 나는 아니다.

당신도 이런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다... 

등등

둘만의 연애사전이 될 것 같더라구요^^; 

 

연애세포가 다 죽은 줄 알았는데... 정말 빠른 시일내에 누군가에게 이걸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어요... 이 마음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지만.ㅋ 

저자는 이 각박한 세상에 사랑마저 미루는 세태를 안타까워했는데요... 

훗날 사랑과 전쟁을 찍을지언정...ㅋ 

누군가와 두근거리는 연애... 서로 상처주지 않고 점점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연애를 해보고 싶었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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