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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 ㅣ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평점 :
#독서 #십계 #유키하루오 #김은모 #블로홀식스 #블루홀6 #추리소설 #탐정소설
2024년 72번째 책
주인공 ‘나(여)’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재수생이다.
주인공을 묘사하는 내용을 보면 열심히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엄마 피셜), 애니메이션 음악을 듣고, 유일한 친구와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굉장히 오타쿠스럽고 음침하다.
설마 이 나라는 인물이 범인이고 서술트릭으로 독자를 기만하는 것일까 집중하며 읽어 나갔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큰아버지 슈조가 생전에 소유했던 섬에 가게 된다. 큰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몇 주 뒤 큰아버지와 알고 지내던 업자에게 연락이 온다. 섬을 리조트로 개조하자는 것이다. 섬은 반경 1km 정도 되는 작은 무인도다.
그곳에 도착한 사람은 총 9명. <니초관광>의 사와무라, 아야카(여, 인턴) <건설회사 구사카사무소>의 구사카, 노무라(여) <부동산 하제쿠라>의 후지와라, 오사나이 그리고 큰아빠 친구인 야노구치이다.
각 캐릭터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부족하고 가끔 서사가 부여되는 캐릭터가 있는데 서사가 부여되어 있거나 그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범인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방주>도 그렇지만 이 작가의 서술 방식은 오히려 독자가 캐릭터를 의심하게 만드는 속임수이지 절대 정직하게 힌트를 주지 않는다. (다만 범인 캐릭터에 대해서는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읽으면 의외로 많은 힌트를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섬에 있는 동안 범인이 누구인지 찾지말아야 하며 지시를 어기면 섬에 장치된 어떤 장치가 작동하면서 모두가 사망하게 된다.
소설 속에서 언급하는 1984 디스토피아의 독재자처럼 범인은 사람들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범인에게 정서적 학대 당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있음에도 외부에 연락하지 않고 순수하게 범인의 지시 사항을 따르게 된다. 범인의 지시를 위반하는 순간 죽을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생각해 보면 어이없는 행동들을 계속하게 된다.
분신사바 같은 방식으로 범인과 소통한다. 즉 이 소설에 나오는 9명의 인원 중에 반드시 범인은 있으며 외부인이 섬에 있었다던가 중간에 들어왔다든가 하는 트릭은 없다.
그런 약속이 되어 있는 것이다.
신에게 신탁받으려는 종교인들처럼 생존자들은 범인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해 범인이 지시하는 것을 따르고 의심하지 않고 목숨을 위탁한다.
전작이었던 방주와 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읽었는데 의외의 연결성에서 오오오! 소름! 그런 것이었구먼! 하고 놀라게 되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물들의 소속, 이름, 나이, 성별을 기록하고 소설에서 던져주는 단서들 (예로 들면 슬리퍼가 5개 밖에 없어서 누가 신었고 안 신었는지, 스마트폰을 하루에 한 번 사용 가능한데 누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지 등) 을 그 옆에 적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소설을 읽지 않으면 범인을 맞추기는 쉽지 않으며 심지어 전작 방주처럼 분량이 적다 보니 생각하는 틈에 내가 의심하고 있던 인물이 사망하는 무자비한(?) 상황이 전개되어, 이렇게 빨리 읽다가는 추리는커녕 다 죽어버릴까 두려웠다.
그래서 최대한 천천히 읽으면서 가장 범인 같을 것 같은 사람 3명을 추리고 그 근거를 생각한 후 읽어 나갔다. 그런데도 범인을 맞추지 못했다. 그렇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 이유는 여기에 적을 수 없다. 그것을 알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작 <방주>를 읽고 나서 이 소설을 읽기를 바란다. 그래야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