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으로서 몇백 명 사원의 왕이 되어 만족할지도 모른다. 어떤 여자는 배우가 되어 어떤 시대의 여자들에게 꿈을 주고, 남자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어 자신의 왕국을 건설할지도 모른다. 어떤 남자는 연구에몰두하는 학자가 되어 비록 좁더라도 자기 분야에서 중요한 실적을 쌓아 그곳을 자신의 왕국으로 삼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다케가미도 데스크 담당자로서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그의 작은 왕국을 세워가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아내는 그의 시민이다. 동시에 그는 아내의 시민이기도 하다. 물론 서로의 압제를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이민을 갈지도 모를위험에 빠지겠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서로에게 시민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기도 하고 함께 개척하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서로의 시민이 됨으로써 살아갈수 있다. 인간이 나약하다는 것은 바로 그런 뜻이라고 다케가미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때로 대화를 나누거나 전쟁을 벌이거나 의기투합하는 등의절차를 거부하고 억지로 시민을 늘리려는 왕이 나타난다. 그런 왕은 실제로 법에 저촉되는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건 파괴적인 인간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파괴적인 간은 결코 누군가의 시민이 될 수 없다. 다만 왕으로 존재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고독하다. 고독하기에 결코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영원한 시민을 얻고 싶어한다. 그래서 어떤 자는 물리적으로, 또 어떤 자는 정신적으로 타자를 죽인다. 그 물리적인 예의 극단에 위치하는 것이 바로 연속살인범이며, 구리시와 다카이도 그런 고독한 왕이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의 산과 피의강이 남는다.

그녀들을 사로잡아 학대하고 결국에는 죽임으로써 자신들의 절대적인지배력을 발휘하는 것만으로 만족을 느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인간이 일으키는 재난의 뿌리에는 오로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만이있을 뿐이라는 것이 다케가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은 드물다. 구리하시와 다카이의 행위를 추적조사하는 것은 인간의 사악함을 파헤치는 일이기도 하다. 썩은 냄새를풍기는 캄캄한 광맥이 끝없이 뻗어 있는 것이 뚜렷이 보인다. 그러므로그들의 야망이 자기만족에서 사회적인 갈채를 요구하는 단계로 팽창되어갔다고 상상하는 것은 너무도 간단한 일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욕망조차 가장 파괴적인 루트를 따라표현한 그들이었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든 자신의 환상이라는 왕국 속에서는 작은 왕관을 쓰고왕좌에 앉은 왕이다.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 자체는 결코 사악하지도않고 죄도 아니다. 오히려 알력으로 가득한 현실세계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왕에게도 전제군주에 대한 동경은 있다. 그것 또한 누구든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지향이다. 그 또는 그녀는 곧 바깥 세계로 눈길을 돌린다. 영토를 넓히고 자신이 세운 성 안으로 들어오는 시민의수를 늘리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연습‘을 거듭하여 자신의 역량이 확인되면 기꺼이 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 앞길은 천차만별이다. 그들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무엇으로 만족을 얻을지, 어느 정도 규모의 왕국을 만들어낼지, 거기서선정을 펼칠지 독재자가 될지. 결국 그것이 인생이 아닌가 하고 다케가미는 생각했다. 어떤 여자는 순종적이고 상냥한 마음을 가진 아내로서한 남자의 왕비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어떤 남자는 추앙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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