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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 1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최고의 인생을 묻다 ㅣ 공병호의 고전강독 1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3월
평점 :
고전(古典) :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네이버 사전)
포탈 사이트에서 검색해본 고전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았다. 사전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전은 기본적으로 ‘오래된’ 책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오래된 책이 오늘에도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대단한 것일수도 있고, 인간사라는 것이 물질적으로나 외향적으로는 엄청나게 바뀌었지만 본질적인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시간의 흐름과 상과없이 근본적으로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게 인간의 삶이기에 고전은 오늘날에도 유의미한 텍스트인 것이다.
위와 같은 해석에서는 절대적이라고 생각된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고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대적으로 재해석 되는 것 같기도 하다. 2000여년 전 예수가 태어나기도 전에 중국의 노자라는 사상가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의 말을 하였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중에 하나가 바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많다.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2000년 전의 인간의 삶은 자연과의 조화속에서 이루어졌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부르짓었던 것을 보면(물론 환경오염과 같은 현상적인 문제가 아니였겠지만) 인간사의 문제중에는 시대적인 상대성에 의해 다루어지는 것도 있는 듯 하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여전히 유의미하다. 그래서 저자도 나이가 들어 미루고 미루던 고전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고전이 주는 교훈이 눈에 들어오기 보다는 그것을 해석하는 저자의 시점이 더 눈에 들어왔다. ‘고전은 최고의 자기계발서 이다’라고 책 속에서 밝히고 있다시피 저자는 순수한 의미로 고전을 읽기보다는 ‘자기계발’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고전을 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분석하기 보다는 다소 교훈적이다.
정직하게 살아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것이 이익이다.
나는 ‘사필귀정’ 즉 선과 덕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고 싶다.
일신의 영달을 위해 잠시 동안 친일하였던 사람들은 자신뿐 아니라 후손들까지도 오랜 기간 동안 불명예를 지고 살고 있다. 그러니 정직하게 살아라.
대략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꺼낸다. 마음씨가 너무 좋은걸까? 인간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저자가 정직하게 살아도 살만한 지위에 이미 올라가 있는 것일까? 정직하게 살기에는 비정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더욱 풍요롭게 사는 사람들은 많다(전두환을 보라), 친일파 후손들이 불명예스럽게 산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걸어가며 사회 각계 계층에서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다.
내가 책의 주요 내용보다 곁가지 이야기들에 너무 집착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힘없는 개인에게만 항상 정직할 것을, 근면할 것 등등의 교훈으로 다독이려는 시각은 불편한 것을 넘어서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하다.
이 책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6권의 저서를 중요한 장면만을 발췌해서 저자가 분석한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6권의 고전을 읽기에는 망설여지지만 아주 조금의 흥미가 있고, 그만큼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 어느정도 읽은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결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나역시 6권 모두 읽지 않았고 읽지도 못할 것 같다;)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