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그리고 치유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365개의 명언과 조언들
M. W. 히크먼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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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그리고 치유

 

()’은 기다림 끝에 찾아온다. 누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태어날 아이를 기다린다. ‘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하지만 죽음은 어떠한가? 죽음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불청객이라는 생각이 보다 지배적이다. 죽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지인이나 가족의 죽음을 몇 번쯤은 경험해야 한다. 죽음이 가져다주는 상실감은 매우 크다. 그 상처를 치유하는 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이에겐 평생이 걸리기도 하며 어떤 이에게는 영영 불가능하기도 하다.

 

<상실 그리고 치유>의 저자는 휴가 중에 열여섯 살 어린 딸을 잃었지만 그 슬픔을 극복하고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365가지의 짧은 메모 식으로 되어있다. 매일 한 쪽씩 읽어도 좋고 아무 곳이나 펴서 읽어도 좋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상실을 극복할 수 있는 소중한 지혜들이 담겨있다. 저자 자신의 상실의 고통과 그것의 극복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이 책이 주는 위로는 남다르다. 시 구절이나, 유명한 구절 등을 싣고, 그 아래 저자의 생각을 풀어간 방식도 좋다. 모든 구절을 다 밑줄 그어 반복해서 읽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책에 담긴 모든 내용들이 가리키는 것은 단 하나이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마냥 슬퍼하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책은 어떻게 상실감을 극복하고 치유의 과정을 거쳐 결국 감사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추억마저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슬픔을 멈추고 그 사람과의 추억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감사의 단계에 서 있는 것이다.

 

꼭 지인이나 가족을 잃은 사람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소중한 사람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매일 매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감사히 여길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다. 상실과 치유의 지혜를 배우려 책을 폈다가 삶에 대한 감사까지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책 속 한 구절]

어떤 여성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난 뒤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아버지의 죽음이 아닌 아버지의 삶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 아닌 죽음만을 기억하며 슬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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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3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완결편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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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우 자주 누군가를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는 영업사원이나 마케팅 담당자와 같은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만이 맞닥뜨려야 하는 문제만은 아니다. 가정 내에서도, 연인 간에도, 가족 간에도 우리는 늘 상대를 설득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야할 상황에 놓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설득은 늘 쉽지 않다. 상대가 자신이 설득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부드럽게 따라올 수 있어야 좋은 설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은 어떤가? 우린 늘 설득에 실패하고, 그것 때문에 머리를 싸맨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기는커녕 상대에게 오히려 리드당하고 말며,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주고,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득의 심리학>이 맨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매우 오래전의 일이다. 벌써 그 완결편이 출간됐다니 감회가 새롭다. 이 책을 읽으며 설득의 오묘함에 감탄하고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완결편역시 예외가 아니다. 저자는 스몰빅’, 즉 작은 차이가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아주 작은 차이를 제시한다. 하지만 그 작은 차이 하나가 가져오는 변화는 실로 놀랍다. 걷지 못했던 세금을 걷어 들이고, 불필요한 비용이 절약되고, 많은 참석자를 회의에 참석하게 하는 등 그 예를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부문에서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도 있겠지만, 책에 그 구체적인 실례가 제시돼있으니 의심은 거두어도 좋을 것이다.

 

사회심리학을 보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인간은 예측불가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측한 대로 움직이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설득의 심리학>은 바로 인간의 예측 가능한 면을 최대한 활용하여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가는 비법을 알려준다. 이것은 결코 상대를 속이는 것이 아니며, ‘설득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강조한다. 상대에게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제시하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어떤 순서로 제시하느냐와 같은 부분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은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든 사람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실전에서 응용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제시한 방법 중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저녁메뉴를 정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상대를 설득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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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엮음 / 채륜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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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한국에게 근대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근대에 우리사회가 겪은 변화는 그 이전의 수백 년 동안 겪었던 변화보다도 훨씬 크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근대는 중국이나 일본과 같이 동일한 문화권 내에 속한 국가의 영향이 아닌 다소 멀고 낯설었던 서구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시기이기도 하다. 근대에 겪은 변화의 대부분이 일본을 거쳐 들어온 것이거나 일본의 참견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근대에 우리의 일상의 풍경과 생활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조명한 책으로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처럼 근대에 수십 년 동안의 짧은 시간에 사람들의 생활이 놀랄 만큼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도 없었던 일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라는 책은 단국대의 동양학 연구원들이 공동 저술한 것으로 모두 열편의 글이 실려 있다. 그 소제목만 봐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데, 지금은 우리의 생활 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서 그것의 기원을 의심해보지 못 했던 것들을 다루고 있다. 책은 패션, 화장품, 장난감, 혼례의 변화, 벚꽃놀이, 어린이날, 크리스마스와 같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근대는 패션의 모든 것과 여성들이 바르는 화장품 같은 것들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혼인의 풍속도를 바꿔놓았고,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놀이의 문화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이 모든 변화가 근대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것이다. 책은 흥미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의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글을 함께 실어 고증에도 힘썼고, 글이 단순한 흥밋거리로 흐르지도, 너무 딱딱한 글이 되지 않게 균형을 잘 이루었다. 특히나 새로운 문물을 접한 당시 사람들의 에피소드는 매우 흥미롭게 읽힌다. 처음에는 약간은 따분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보통 근대의 역사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정작 이렇게 생활이나 문화에서 우리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는 이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간 우리가 몰랐던 근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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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필요할 때 -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소설치료사들의 북테라피
엘라 베르투.수잔 엘더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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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필요할 때

 

책을 읽다보면 가끔 놀라운 치유의 경험을 하곤 한다. 그냥 제목이 끌려서 집어 들었던 책에서 현재 나의 고민과 아픔을 적은 글을 발견하기도,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글귀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책이 치유의 힘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우리가 언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알 수 없을 뿐이다. 실연당했을 때, 혹은 좌절했을 때, 직장을 잃었을 때, 우리 삶에서 맞닥뜨려야만 수많은 시련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책을 읽고 치유의 힘을 얻어야 하는 것일까.

 

<소설이 필요할 때>는 바로 그런 치유의 비법이 담긴 책이다. A To Z, 이 책은 마치 사전처럼 구성돼 있는데, 우리에게 닥치는 종종의 상황에 딱 어울리는 적절한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우선은 그 세세한 항목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게다가 거기에 딱 어울리는 수많은 소설책을 소개하며 왜 이 책이 그런 상황에 적절한 치유의 힘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서의 형식을 그대로 따랐는지, 한국어 번역본에서도 여전히 A~Z의 차례로 되어있지만 책 뒷부분을 보면 따로 찾아보기를 통해 정리를 해 놓았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책을 찬찬히 넘겨보면 남의 불행을 기뻐할 때’ ‘후회할 때’ ‘독감에 걸렸을 때와 같은 흥미로운 제목들이 눈에 띈다. 거기에 책 중간 중간에 독서질환이라는 짤막한 글들이 실려 있는데, ‘독서를 마치기 두려울 때’ ‘읽은 책인데도 기억을 못할 때’ ‘책을 빌려주는 바람에 책꽂이가 비어갈 때와 같이 책을 읽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소소한 문제들에 대해 위트 넘치는 처방이 담겨있다. 본인의 상황에 맞는 부분을 골라 읽어도 좋고, 아니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충분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오랜 문학치료의 경력을 갖고 있다니 그 효능을 굳게 믿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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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평화
존 놀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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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아프기만 했던 우리들의 성장사

 

왜 성장은 아픈 것일 수밖에 없을까?

 

요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는다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책이 한때 금서로 지정되고 청소년들에게 읽혀서는 안 되는 책에 손꼽혔다는 것은 아득한 과거의 일이다. 오히려 요즘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고 말하는 편이 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이제 반드시 읽어야 할 그런 책의 목록에 당당히 올라있다. 앞으로는 그 옆에 나란히 분리된 평화가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분리된 평화의 주인공 진 포레스터는 다른 해도 아닌 바로 1942년에 열여섯 살을 보냈다. 전쟁의 숨 막히는 분위기가 일상을 지배했던 그 때, 그들은 그럼에도 잠시 전쟁에서 비껴 나와 분리된 평화를 만끽하고 있었다. 기숙학교의 사소한 규칙들을 어기고,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그들의 반항 방식이었다. 하지만 전쟁보다도 진의 마음을 어둡게 지배하고 있던 것은 그의 친구 피니어스였다. 진은 운동에 뛰어나고, 재치가 넘쳐 어떤 난처한 상황도 매끄럽게 넘어가곤 하는 피니어스에게 질투를 느끼고, 그는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감정으로 친구인 피니어스를 위험으로 밀어 넣고 만다. 사건은 찰나의 순간에 일어났다.

 

하지만 진은 죄책감과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한다. 진의 맘속에서 떠오르는 수없는 갈등 못지않게, 피니어스의 마음속에서도 복잡한 생각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자신을 고의로 위험에 빠뜨렸다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친구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순수한 믿음과 애정에만 기초하고 있지는 않다. 그 사이사이를 지배하는 것은 오히려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우리는 부모나 형제, 심지어 연인에게서도 때때로 알 수 없는 질투를 느낀다. 질투는 인간의 본성 중에서도 가장 고약하면서도 가장 제어하기 힘든 감정일지 모른다. 질투는 상대를 파괴하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기에 가장 두려운 것이기도 하다. 진이 피니어스에게 느꼈던 것은 그런 감정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허망한 것은 그런 질투가 결코 쌍방의 것이 아니라 진만의 일방적인 것이었다는 데 있다.

 

진과 피니어스의 성별을 지워버리고 그들을 여성으로 대체한다 해도, 또는 1942를 지우고 2014를 써넣는다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1942년의 그들과 2014년의 우리 사이에 커다란 거리감은 없다. 우리는 국적, 성별, 시대에 관계없이 모두 성장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만 하는 것이기에.

 

1942년의 전쟁은 차라리 나은지도 모른다. 그것은 적에게 총을 겨누어야 했던 시기니까. 오늘날의 우리는 친구에게 총을 겨누고, 친구와 경쟁해야만 한다. 우리는 오히려 전쟁이 지배했던 그 때보다도 분리된 어떤 평화도 누릴 수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진과 피니어스처럼 분리된 평화를 누리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런 평화를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인생에서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문예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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