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는 이사를 간 동네에서 재준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둘은 집의 방향이 같았고 빠르게 친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재준이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다른 친구들이 재준의 빈소를 방문할 때도 제일 친했던 유미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두 달 뒤, 재준의 엄마에게 연락이왔고 유미는 재준의 일기장을 읽게됐다.
재준의 죽음은 중3 아이들도 죽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재준은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 알고보니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잘 타지도 못하는 오토바이를 빌려탄게 화근이었다. 유미는 일기를 통해 재준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게 되고, 잡히지 않는 죽음의 의미를 더듬어 본다.
얼마 전 인근 고등학교에서 자살 사건이 있었다. 성적이 상위권에 있던 아이가 자살을 하자 주변의 친구들이 잇따라 자살을 하면서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6개월이 지났을 때 수업을 하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거냐고, 잊을 때도 되지 않았냐고. 선생님이 틀렸다. 아이들 각자에게 아픈 역사로 남은 일이다. 고통받는 아이들의 시선에 선생님의 시선을 포개고, 공감하고, 울어줄 수 있었다면 아이들은 조금 더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예고없이 떠나버린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허무함은 살아남은 자가 겪어내야 할 몫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주변인을 떠나보낼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며, 사람은 예고없이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했다.
그런데 책이 좋았냐고 묻는다면 내 기준에는 아니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재준의 죽음과 관련된 단서들이 더 많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고,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도 찾을수 없었다. 등장인물의 대사들을 통해 뭔가가 더 드러났으면 좋겠는데 머릿속을 확 밝혀주는 한 방이 없었다. 청소년 소설은 특히 오글거리는 티키타카가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벗어날때도 된것같다. 제목의 탁월함에 비해 내용이 약한 느낌이다. 죽음을 주제로 한 청소년 소설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이걸 잘 하냐 못 하냐는 오로지 그걸 즐기느냐, 버티느냐의 차이야. 즐기면 얼마든지 오래 가지만 버티면 금방 끝나. 그게 요령이야.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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