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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에 반하여
수전 손택 지음, 홍한별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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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의 글은 후대 독자들이 실감할 만한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는 당대의 고급 취향 예술을 전제로 글을 썼고, 지금 그 목록을 따라가려면 인생의 몇 년쯤은 바쳐야 할 것이다. 요즘 누가 유럽 아방가르드 영화를 본단 말인가. 그녀가 언급한 영화나 도서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배경지식이 필요한데, 지금의 독자들에게는 사실상 전문가 영역이다. 결국 후대 독자들은 그 작품들을 보지도 않았고, 보기도 어렵고, 심지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손택이 사랑했던 작품들은 시대 밖으로 밀려났고, 우리가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그녀가 비판한 바로 그 ‘해석’을 다시 꺼내 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여울이 말하는 것처럼 ‘순간의 아름다움’을 이 책에서 곧바로 느끼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택의 주장은 단순하며 동시에 흥미롭다. 내가 애플TV의 <세브란스: 단절>을 보며 느꼈던 순간의 슬픔과 냉소, 혹은 특정 음악의 코드진행에서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경험들을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것. 손택은 그런 감각의 경험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게 만든다.

글을 쓸 때는 내가 쓴 것을 믿었으나, 나중에는 그 가운데 일부를 믿지 않게 되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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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에 반하여
수전 손택 지음, 홍한별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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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은 감각의 경험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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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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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성과는 거리가 먼 어색한 번역투, 핍진성의 부재. 작가의 내력과 영 어울리지 않는 게으른 단어 선택, 아쉬운 교정 교열. 문학계에 작가의 묻지 마 스펙 장사는 여전히 성황인 모양이다. ’머리‘는 시작부터 마무리가 읽힌다. 작가의 역량 부족인 듯하다. ‘흉터’가 나의 마음을 아주 조금 움직인 정도였다.

문학이랍시고 ‘문학적’인 것을 단정적 여성 서사, 정치적 올바름과 바꿔치기하는 장사치들이 있다. 이런 흐름이 문학계를 주름잡다 보니 요즘은 한국 소설을 읽을 때마다 불안과 안타까운 감정이 앞선다. 정보라는 그런 면에선 좀 나은 편이다. 누구 편을 들거나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현실을 우화로 바꿔놓고 그대로 밀고 나간다.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기에 읽는 도중에 의중을 쉽게 읽힌다는 단점은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행위 설정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없애기 위해 머리를 베란다 놓다니. 누가 보기 싫은 걸 베란다에 놓는단 말인가. ‘흉터‘에서 주인공 남자가 언어의 습득 없이, 누군가의 대화를 엿듣고 상황을 파악하는 부분에선 이게 뭔가 싶었다. 이렇게 핍진성을 날려먹고 마술적 리얼리즘을 표방하려 했나.

그러나 엉뚱하게 날려먹은 핍진성만 아니라면 ‘흉터’는다크 한 성장기로서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될 뻔했다. 슈퍼맨의 다크버전을 보는 듯한데, 슈퍼맨 같은 영웅 서사를 비튼 건 아니고 매우 일반적인 사람의 삶을 비극적으로 묘사했다.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아무튼 ’흉터‘는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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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정치 사이의 법률 거짓말이 어떻게 법이 될까요?
예자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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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충 쓸거면 책 쓰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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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들 -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루시 쿡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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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순수한 증거주의와 객관성으로 과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 헛소리다. 과학도 전복된다. 누가 과학의 주체가 되느냐에 따라 객관성의 용법이 바뀐다. 과학은 관점주의다. 어쨌든 이 책은 생물학계에 어떠한 선언을 하고 있는 듯 하다. It‘s our 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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