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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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전세계적인 질병팬데믹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초기의 상황에 비해 2년 반 이상의 시간을 경험하면서 위기감이나 불안함은 많이 약해졌고 몇몇 사회부분에선 이전과 같은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페퍼민트'에서는 전염병의 수퍼전파자가 된 가족, 가깝게 지냈기에 감염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감염의 시대에서 6년의 시간이 지난 후 이젠 고3이 된 두 소녀의 이야기는 가해자와 피해자처럼 얽히기도 하고 어떤 시점에선 공통의 피해자로 때론 가해자의 자리에 서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문제 해결 방식에 포함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한 묶음으로 처리된 방식에서 이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며 관계의 치유를 만들어가는 걸음은 때로는 다정한 과거의 친밀함으로 때로는 거친 현재의 삶처러 투박함으로 상처주는 것으로 상처를 회복해 보려는 안타까움으로 채워집니다. 그 속에 담고 있는 마음의 감정은 포름알데히르 병 속에 담겨 있는 생물체의 희끄름함처럼 남겨집니다.

전염병으로 식물인간으로 살아가는 엄마를 돌보는 시안은 수퍼전파자의 딸로 어려움을 겪었던 어릴 적 친구 해원을 만남으로 같은 고3이면서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 분노처럼 주위의 일상이 일어섭니다. 해원을 향한 시안의 감정과 시안을 향한 해원의 감정이 이야기 속에서 주고 받으며 진행됩니다. 무엇이 이 둘의 관계를 묶고 풀어낼지 흥미진진하게 읽었으며 고3의 시절이 어떠한 지를 알기에 더 많이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 소녀의 어쩌면 상반된 입장과 삶의 모습이 전염병 시대를 통과하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은 모습과 닮아 있으며 또한 화해와 이해, 치유의 과정 속에서 경험하는 갈등을 우리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늘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부정했던 것들이 계속 바라봄으로 익숙해지고 이해하게 되어 함께 밝음의 자리로 옮겨 앉게 되길 바라며 우리도 그 밝음의 자리를 찾아야겠습니다.


페퍼민트를 읽은 학생에게 무엇을 물을 것인가?

1. 감염병의 시대에 우리는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

2. 시안과 해원이 함께 올라갔던 두 옥상(102쪽, 152쪽)의 차이점이나 공통점은 무엇인가?

3.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나요?

4. 시안이 해원에게 부탁한 것은 무엇인가요? 나는 어떻게 답하거나 행동을 할 것 같나요?

5. 소설의 끝부분에서 시안은 해원과 이별을 이야기합니다. 시안은 왜 그렇게 했을까요?

(창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나눕니다)



어디선가 엄마가 나타나 쓸린 상처를 확인하더니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네. 약 바르면 금방 낫겠네. 나는 울지 않는다. - P7

엄마는 늘 나를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 주었다. 나는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다. 보답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그렇게 나를 세뇌한다. - P28

동시에 진동이 잦아들고 따뜻한 햇볕이 내 몸을 감싸 안았다. 그래픽이지만 그래도 햇볕 아래 서니 땀에 젖은 축축한 영혼이 마르는 느낌이었다. 내 안에 있는 그늘이 소독되는 기분. 그러나 모두 ‘느낌‘일 뿐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 P102

죽음은 매번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왔다가 사라졌다. 항상 근처에 어른거리는 듯해도 누군가에게는 행복만큼이나 신기루에 가까웠다. - P259

나는 두려웠다. 같이 있다 보면 좋은 날들도 많겠지만 나쁜 날들도 있을 것이다. 불행해지면 원망할 사람을 찾게 될 것이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영혼을 해칠 것이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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