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일 - 재수 x 오은 그림 시집
재수.오은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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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시집

무언가 낯선 것을 만나다.

시집, 그림책 기존에 분류된 항목으로 밀어넣기엔 아쉽다.

왜 기존의 틀에 들어가야 하지.

시인의 시이든, 화가의 그림이든 모두가 새로운 창작물인데...

그래서 만들어진 그림시집.

생소하지만 흥미롭다.

'시를 읽는다'와 '시를 본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다.

그림이 있는 시를 만난 적이 있다. 예전 학창시절, 학교마다 문학제라는 행사가 있었고 어김없이 시화전이 개최되었었다. 시화전에서의 그림은 시를 꾸미는 역할이었고 배경이었다.

이제는 시는 시로, 그림은 그림으로 제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이 그림시집에서.

오은의 시와 재수의 그림이 만났다.

시는 하나인데 읽히기는 두 가지가 읽힌다.

시간은 과거인데 마음은 현재에 있다.

삶의 모든 순간은 한 번 뿐이고 그 한 번의 찬란한 청소년기의 모습이 현재의 삶에 펼쳐진다.

4부로 나누어지고 각 부에 10편씩 총 40편의 시를 만나지만 활자된 시로 40편, 그림으로 40편 총 80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하나이지만 두 가지로 읽히는 시집이다.

긴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잠들기 전 가벼운 읽을거리로 책을 들었다면 밤을 새울 각오를 하기 바란다.

여러 편의 시들이 마음에 들어와 '마음의 일'을 일으켰다. 그 중에 '교실에 내리는 눈'이 주는 꿈의 이야기가 그 시절의 꿈을 들려주어 반갑고 아쉽고 그러한 마음을 일으켰다.

'교실에는 매일 생각이 내리고 생각이 쌓인다.

(중략)

개중 어떤 생각은 자랄 때까지 녹지 않는다.'

( - 교실에 내리는 눈 중에서)

지금 나의 교실에 녹지 않고 남아있는 생각은 무엇일까?

그 마음의 일이 생겼다.

'마음의 일'을 읽으며 정말 마음에 일을 만들었다. 지금 눈 앞에 앉아 배우려는 학생들을 보며 '마음의 일'이 전해주는 그 시절의 찬란함을, 고단함을, 새로움과 낯선 두려움을. 저들도 갖고 있겠지. 그리고 미처 자라지 못해 녹지 않은꿈들도...

이 자리의 크기와 무게를 다시 '마음의 일'로 담는다.

                                             

(창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몽글몽글하게 읽고 느낀 마음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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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색이 나의 색이 되었을 때. 내가 그럴듯해졌을 때. 대답을 마치자 불이 켜졌다.(나의 색) - P73

그리고 딱 한 번뿐이었어도 좋았을 말 미안해(많이 들어도 좋은 말)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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