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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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첫느낌]

표지를 감싼 책띠에서 읽히는 것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1931년 경성,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 모험담!

제목 '1931흡혈마전'에선 흡혈마들의 전쟁을 예상케 하는 강렬함과 타소설이나 영화에서 이미 흔하게 접한 흡혈마의 식상함이 동시에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더 강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책.

[저자에 대하여]

2015년 루시드 드림의 그림, 연출을 담당하며 웹툰 작가로 활동한 작가

[책의 줄거리]

할아버지의 유언과 같은 뜻을 따라 학교를 다니게 된 14세 여자아이 '희덕'과 흡혈마이지만 정체를 숨기고 기숙사 사감으로 부임한 선생 '계월'을 중심으로 희덕의 친구, 흡혈마 계월의 주변인물간의 갈등과 사건들이 1931년 일제강점기 시대의 경성을 무대로 펼쳐진다. 새로온 기숙사 사감선생인 흡혈마임을 알아차린 희덕과 자신의 능력이 먹히지 아는 희덕을 대하는 계월의 관계가 주변의 인물들 속으로 전개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은 유대를 형성하게 된다.

[읽은 후]

소설은 세 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이다. 암울한 현실로 인해 미래를 희망으로 보기엔 어두운 시절이지만 그래도 작은 불빛을 꺼트리지 않고 지켜가고자 힘쓰는 이들의 꿈을 전해 준다. 화란의 꿈, 일균의 꿈이 그렇게 전해진다. 이 꿈은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이 한결같이 가졌을 꿈이다.

두 번째는 조선의 여성이다.

시대적으로 여성이 앞설 수 없는 상황에 이야기 속 주인공은 시대가 만든 여성의 굴레를 벗어난다. 학업을 통해 변화를 이끌고자 하는 희덕이 있고 흡혈마의 능력으로 시대의 인물을 돕는 계월이 그러하고 백송, 화란 이들의 삶은 현실의 굴레를 넘어선다.

세 번째는 흡혈마라는 설정이다. 어떻게 보면 이 나라의 정서와는 맞지 않은 듯 하지만 그 당시 조선을 침략했던 일제가 흡혈마였고 전쟁을 통해 이윤을 추구했던 서양국가들이 그랬다. 그 속에서 흡혈마로 변한 계월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 마음에 품은 존재...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존재로 상반된다.

과거의 시간에 강하게 묶인 우리는 그것때문에  현실에서도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묶인 과거가 현재도 삼키려 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혼자가 힘들 때, 곁을 지키는 동무가 있어 현실문제를 해결하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음을 '희덕'과 '경애', '계월'을 통해 보여준다.

흥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다.

반전의 묘미보다는 상황 전개의 흐름이 나름 긴장하게 하고 사건의 해결과정에서 얻어지는 통쾌함은 재미를 준다.

[기타]

1931년 경성, 살아보지 못한 시대이기에 그 시대의 아픔을 좀 더 드러내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상황에서의 전개가 너무 급하게 매듭지어져 잔뜩 무언가를 기대했다가 갑자기 끝나는 전개는 조금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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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나눕니다.)

 

곱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모습도 아니지.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스스로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는 자세야. 당연해 보이지만 연습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야. - P113

세상이 변해 간다는 증거일지도 몰라. 서로 다른 모습이 어울려 살기보다 배척해야 한다고 먼저 배워 버리는 게.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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